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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거기 자리 있어요
공중목욕탕에 갈 때마다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다들 자리를 맡는 것일까? 샤워기가 있는 좌석에는 어김없이 이미 바구니와 수건으로 자리가 맡아져 있다. 유명한 온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찜질방, 동네 낡은 대중탕 모두 마
2019-02-20 04:05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
글을 쓰려고 앉았다. 새해 다짐이 그새 느슨해진 탓도 있겠지만 원래 게으름에 대해서라면 나는 장인에 속한다. 그러나 더는 미룰 수 없는 일이 많았다. 그때, 늘 그 자리에 있던 맞은편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자리
2019-02-18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앞서 걷는 이의 품위
오래전, 한 개그맨이 SNS에 올린 게시물에 긴 댓글 행렬이 이어지는 걸 본 적이 있다. 유명 연예인의 게시물에 수많은 댓글이 붙는 거야 예삿일이지만, 연예인 본인과 아무 상관없는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건 흔치 않은 일이어서 흥미로
2019-02-15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언어는 변화한다
유행어를 쓰지 맙시다가 하나의 표어였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인기 있었던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영구 없다’ 또는 ‘잘돼야 될 텐데’ ‘안녕하시렵니까’ 이런 말이 욕설도 아니고 남을 비하하는 것도 아닌데 따라하는 것을 왜
2019-02-13 04:04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나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
한때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을 이용하겠다고 마음먹은 적 있다. 여러 이유 중에는 좀 거창한 것도 있었는데, 대자본 프랜차이즈가 생선 한 마리, 파 한 단까지 독점한다는 것이 끔찍했다고 할까. 내가 먹고 입고 자고 움직이는 모든 것
2019-02-11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평범한 이들의 존엄한 생애사
병원생활을 할 때, 다양한 사람들의 생애사를 육성으로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작가라고? 그럼 내 얘기를 써봐. 책으로 쓰면 열두 권은 족히 나올 거야.” 내가 소설가라는 걸 알게 된 이들이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살아온 이야기를 쏟
2019-02-08 04:03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소년의 도약
친구가 전지훈련을 다녀온 소년의 복근 사진을 보여주었다. 소년의 몸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야물게 성장해 있었다. 일 년 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소년은 본격적으로 육상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깎아놓은 듯 선명한 복근은 그간 고된
2019-02-01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괜찮은 척
정신건강의학과에 와서 행복한 추억부터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진료실에서 아픈 이야기를 종일 듣자면 뉴스에 나오는 비극은 세상사 중 극히 일부구나 싶다. 많은 이들이 비극을 주변과 공유하지 않는다. 엄청난 일을 겪고도 혼자 간
2019-01-30 04:05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매 순간 해야 할 일
베를린에 잠시 머물 때, 한 강연에서 내가 벤야민을 인용하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청중이 있었다. 내가 공자나 맹자, 아니면 퇴계 이황을 예로 들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나는 내가 배워온 유럽 중심 철학이 문제인지, 나에게
2019-01-28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삶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등급 재심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방문 조사를 위해 미리 시간 약속을 해뒀다. 그러나 조사원들은 약속보다 이른 시간에 찾아왔다. 활동보조인이 도착하기도 전이었다. 나는 척수 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
2019-01-25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개인사의 반복
더 이상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이야기였다. 제자에게 물리적, 성적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코치가 막상 선수 시절엔 누구보다 폭력을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다른 후배가 폭행을 당했을 때 위로해주는 선배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2019-01-23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믿음을 의심하는 믿음
최근 발표된 안희연 시인의 ‘추리극’이란 시가 있다. 마음의 미로를 헤매는 사람의 그 마음을 그린 시.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 전문을 인용할 수 없으니 아쉬운 대로 이렇게 옮겨본다. 내 존재 이유를 알 수는 없지
2019-01-21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우리는 괜찮지 않다
며칠 전 SNS에서 충격적인 포스팅을 봤다. 한 대형마트의 잡화판매대에서 성인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코스튬을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장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작성자의 포스팅 속에는 민망한 코스튬 차림
2019-01-18 04:03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내 고통으로 돕는 자조모임
자조모임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끼리 돕는 집단으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1935년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AA)’이었다. 의료진이나 상담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겠지만, 아무리 내담자를 이해하려 해도 똑같은 고통을 겪어 본
2019-01-16 04:05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시를 위한 변명
시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나 현상을 접할 때마다 나는 공룡이 떠오른다. 생각해보자. 먼 숲이나 바다에 공룡이 살고 있어서 여태 우리에게 위협을 가한다면, 주말마다 공룡의 발자국을 찾아 나서고 그들의 뼈를 일으키기 위해 박물관을
2019-01-14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프레임 바깥의 당신
틈나는 대로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부모님 사진을 중심으로 앨범을 몇 권 만들어 볼 생각에서다. 그러자면 블로그와 카페, 클라우드 등 온라인상에 흩어져 있는 사진을 선별해 한곳에 모으는 일부터 해야 했다.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2019-01-11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백번을 환자 자리에 앉더라도
7년간 같은 병원에 있었고 25편의 논문을 함께 쓴 교수님이 헌신하고 열정을 쏟던 장소에서 황망하게 세상을 뜨신지 이제 열흘이 되었다. 그분이 돌아가신 과정을 들으며, 열 군데 칼을 맞은 스승의 굳어가는 얼굴을 보며 심폐소생술을
2019-01-09 04:04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삶은 그렇게 특별해진다
왜 인간은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입에 넣은 사탕이 다 녹기도 전에 둘로 쪼개져 불안했던 적이 있다. 그날은 누군가와 결별할 것 같았고 위태롭던 사랑이 끝날 것 같았다. 쪼개진 사탕을 억지로 붙여놓으려고 했을 때 느꼈
2019-01-07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당신 없이 맞는 새해
한 해의 마지막 날, 아빠가 안 계시는 아빠 집에 가족들이 모였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우리는 웃고 떠들며 마련해 간 음식과 술을 먹고 마셨다. 아이들을 위해 아이스크림케이크도 준비했다. 아이들이 한 사람씩
2019-01-04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평범한 사람의 지독한 불운
평범한 사람의 지독한 불운에 대해. 여러 번 곱씹어 생각해봐도 인생에 대한 의문이 커질 뿐이다. 어렸을 적 읽던 동화에서는 착하고 열심히 살면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우리가 삶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거짓말이었다. 순한 사슴이 사
2019-01-02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하루가 지나갈 뿐이지만
2018년이 딱 하루 남았다. 오늘과 내일, 하루 동안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나는 이런 쓸모없는 질문에 종종 붙들린다. 가령 2018년 23시 59분 59초와 2019년 00시 00분 사이, 단 1초 사이에 벌어지는 일 같은 데 말이다. 도대체
2018-12-31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가벼운 다짐
지난 일기장을 정리했다. 연말이면 으레 하는 연례행사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 물론 내게도 일기장을 정리하며 지난해를 반성하고 다가올 해를 계획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러지 않는다. 무엇 하러 지키지도 못할
2018-12-2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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