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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갇힌 존재들
동물원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동물원이 있는 도시에서 학교에 다닐 땐 일주일이 멀다고 동물원에 갔다. 용돈이 부족했으므로 지출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는데, 당시 내게 동물원 입장료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용처였다. 덕분에 한
2018-11-16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중용의 지점
20대 시절 내 연애는 잘 못하면서 남들 연애상담은 많이도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사람들이 상담을 빙자해서 실은 자기 연애사를 자랑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상하고 관심을 가지면서도, 자기 의견이나 자유를 존중해주는 사람을
2018-11-14 04:03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그냥 가면 돼
지난 7∼9일 광주에서는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열렸다. ‘아시아에서 평화를 노래하자’라는 주제로 각국의 작가들이 포럼과 대담, 낭독회 등을 치렀다. 레지던시와 연계된 행사여서 나는 일주일 전부터 몇몇 아시아 작가들과
2018-11-12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무지도 죄가 된다
올해 국가 건강검진 대상자여서 더 늦기 전에 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 지정병원 중 한 곳을 선택했고, 내가 이용하기에 적당한지 둘러보기 위해 엄마가 미리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돌아온 엄마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 “
2018-11-09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개꿈은 축복
간밤에 안녕하셨는지요. 혹시 무슨 꿈을 꾸셨습니까. 꿈을 꾼 것 같기는 한데 막상 이야기하려니 잘 기억나지 않고 연결도 되지 않고 무슨 이런 이상한 꿈을 꿨나 싶습니까. 그렇다면 괜찮은 꿈을 꾸신 것입니다. 마음이 건강한 상태의
2018-11-07 04:05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고통을 향해 외친다는 것
건강검진 받으러 갔다가 병원 현관에서 제 가슴을 쥐어뜯으며 “인생이 이런 거냐”고 외치는 사람을 보았다. 누군가 다가와 그를 달랬다, 그 심정 다 안다고. 그리고 그를 이끌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그저 지나가던 나는 그 사연을
2018-11-05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폭력의 민낯
선생이 아이의 뺨을 올려붙였다. 날카로운 소리가 조용한 교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선생이 다른 쪽 뺨을 때리자 아이는 뒤로 나자빠졌다. 선생이 아이의 멱살을 잡아채 쓰러진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곤 아이의 뺨과 머리를 닥치는
2018-11-02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힘들지 않을 의무는 없다
감정은 곧바로 나타나겠지만 기분장애는 그렇지 않다. 어제 교통사고가 나서 오늘부터 잠을 못 자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상황은 간단하다. 납득하기 쉽다. 하지만 정서의 세계에선 이렇게 확실한 경우보다 원인과 결과에 시간차가 생기는
2018-10-31 04:05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마음이 있는 곳
생각이 머리의 작용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그러나 ‘마음’으로 오면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다. 마음이 머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슴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말하는 사람
2018-10-29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시선을 돌리면 보이는 것들
돌이켜보면, 정말로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내 욕심에 내가 치일 때였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힘들었던 적도 많지만, 그런 건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복됐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뿐이라는 자기 위
2018-10-26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인공지능이 더 폭력적일까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 의하면 인간의 폭력성과 관련된 소식이 뉴스에 의해서 더 드러나고 끔찍한 사건이 묻히지 않았을 뿐, 예전에 비해 인간의 폭력성이 더 심해진 것은 결코 아니다. 나도 인간이
2018-10-24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마음을 생각하는 마음
나는 경기도 일산 외곽 아파트에 산다. 교통편이나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지대가 높아 앞이 탁 트였다. 좌로는 북한산이 우로는 계양산이 다 보인다. 우리나라 도시 외곽의 운명처럼 공사장 소리가 끊임없지만, 나는 먼 곳까지 보이는
2018-10-22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새로운 출발
여자 친구들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군가는 반드시 말했다. “난 우리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나일 때도 있었고 다른 사람일 때도 있었지만 함께 있던 모두는 똑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결연한
2018-10-19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치매 예방주사
얼마 전 한 어르신이 작년에 다른 병원에서 치매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 비쌌지만 올해도 맞고 싶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치매는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거나, 운이 좋으면 더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약이 있긴 한데, 먹거나 패치를 붙일
2018-10-17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그의 이름을 앞에 놓고
대개 책이 나오면 인사차 주변 사람들에게 돌리곤 한다. 이사를 가면 새 이웃들에게 떡을 돌리는 일과 비슷하다. 그간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고, 소원했던 시간을 대신해 일종의 기별을 전하는 것이기도 하다.
2018-10-15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축제
“거긴 고통 같은 거 없는 세상이라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편히 가요. 가서 엄마, 아버지 만나 그간 못 나눈 얘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해 먹으며 재미나게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잘 지내고 있으면 나도 곧 갈 테니까. 응?” 숨이 잦아
2018-10-12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시험을 위한 적당한 불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시 등 다른 전형이 없던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시험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지 못해 큰일이라고 한다. 큰일이 아니다. 시험 때문에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불안하지 않다면 지
2018-10-10 04:04
[한마당-신종수] 슬기로운 감방생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바라던 대로 동부구치소에 재수감 돼서 화제다. 그는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에서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직후 다급하게 마이크를 잡고 비상시를 대비해 병원과 가까운 동부구치소로 가게 해 달
2018-10-09 04:04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손님으로 머물다 떠나기
우리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세상을 살지 않는다. 다중인격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나를 지칭하는 수많은 대명사를 보면 안다. 누구에겐 ‘아들’이고 누구에겐 ‘삼촌’이다. ‘선생님’이라고 불릴 때는 선생님의 마인드를 가져야 하
2018-10-08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함께 걷기 좋은 길
집에서 아빠가 입원해 있는 호스피스 병원까지 거리는 겨우 3㎞ 남짓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나는 가족 중 누군가가 데리러 와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장애인 콜택
2018-10-05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10월이 기회다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 우리 몸은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즉 기존의 상태를 더 좋아하는 습성이 있기에 외부 자극이 오면 그 상황에 맞게 타협(신항상성, allostasis)은 하되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문제
2018-10-03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보자기에 싸여 있는 것
알고 보면 모든 것들은 ‘보자기’에 싸여 있다. 모과를 보고 알았다. 모과 껍질은 보자기의 주름이 내용물의 결을 따라 볼록볼록 당겨진 것 같고 마침내 꼭지에 이르러 오목한 매듭을 지어 꽉 묶어놓은 것 같다. 이렇게 야물게 싸놓았
2018-10-0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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