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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폭력의 민낯
선생이 아이의 뺨을 올려붙였다. 날카로운 소리가 조용한 교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선생이 다른 쪽 뺨을 때리자 아이는 뒤로 나자빠졌다. 선생이 아이의 멱살을 잡아채 쓰러진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곤 아이의 뺨과 머리를 닥치는
2018-11-02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힘들지 않을 의무는 없다
감정은 곧바로 나타나겠지만 기분장애는 그렇지 않다. 어제 교통사고가 나서 오늘부터 잠을 못 자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상황은 간단하다. 납득하기 쉽다. 하지만 정서의 세계에선 이렇게 확실한 경우보다 원인과 결과에 시간차가 생기는
2018-10-31 04:05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마음이 있는 곳
생각이 머리의 작용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그러나 ‘마음’으로 오면 조금 애매한 구석이 있다. 마음이 머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슴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말하는 사람
2018-10-29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시선을 돌리면 보이는 것들
돌이켜보면, 정말로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내 욕심에 내가 치일 때였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힘들었던 적도 많지만, 그런 건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복됐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뿐이라는 자기 위
2018-10-26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인공지능이 더 폭력적일까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 의하면 인간의 폭력성과 관련된 소식이 뉴스에 의해서 더 드러나고 끔찍한 사건이 묻히지 않았을 뿐, 예전에 비해 인간의 폭력성이 더 심해진 것은 결코 아니다. 나도 인간이
2018-10-24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마음을 생각하는 마음
나는 경기도 일산 외곽 아파트에 산다. 교통편이나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지대가 높아 앞이 탁 트였다. 좌로는 북한산이 우로는 계양산이 다 보인다. 우리나라 도시 외곽의 운명처럼 공사장 소리가 끊임없지만, 나는 먼 곳까지 보이는
2018-10-22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새로운 출발
여자 친구들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군가는 반드시 말했다. “난 우리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나일 때도 있었고 다른 사람일 때도 있었지만 함께 있던 모두는 똑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결연한
2018-10-19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치매 예방주사
얼마 전 한 어르신이 작년에 다른 병원에서 치매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 비쌌지만 올해도 맞고 싶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치매는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거나, 운이 좋으면 더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약이 있긴 한데, 먹거나 패치를 붙일
2018-10-17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그의 이름을 앞에 놓고
대개 책이 나오면 인사차 주변 사람들에게 돌리곤 한다. 이사를 가면 새 이웃들에게 떡을 돌리는 일과 비슷하다. 그간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고, 소원했던 시간을 대신해 일종의 기별을 전하는 것이기도 하다.
2018-10-15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축제
“거긴 고통 같은 거 없는 세상이라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편히 가요. 가서 엄마, 아버지 만나 그간 못 나눈 얘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해 먹으며 재미나게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잘 지내고 있으면 나도 곧 갈 테니까. 응?” 숨이 잦아
2018-10-12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시험을 위한 적당한 불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시 등 다른 전형이 없던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시험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지 못해 큰일이라고 한다. 큰일이 아니다. 시험 때문에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불안하지 않다면 지
2018-10-10 04:04
[한마당-신종수] 슬기로운 감방생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바라던 대로 동부구치소에 재수감 돼서 화제다. 그는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에서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직후 다급하게 마이크를 잡고 비상시를 대비해 병원과 가까운 동부구치소로 가게 해 달
2018-10-09 04:04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손님으로 머물다 떠나기
우리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세상을 살지 않는다. 다중인격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나를 지칭하는 수많은 대명사를 보면 안다. 누구에겐 ‘아들’이고 누구에겐 ‘삼촌’이다. ‘선생님’이라고 불릴 때는 선생님의 마인드를 가져야 하
2018-10-08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함께 걷기 좋은 길
집에서 아빠가 입원해 있는 호스피스 병원까지 거리는 겨우 3㎞ 남짓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나는 가족 중 누군가가 데리러 와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장애인 콜택
2018-10-05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10월이 기회다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 우리 몸은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즉 기존의 상태를 더 좋아하는 습성이 있기에 외부 자극이 오면 그 상황에 맞게 타협(신항상성, allostasis)은 하되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문제
2018-10-03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보자기에 싸여 있는 것
알고 보면 모든 것들은 ‘보자기’에 싸여 있다. 모과를 보고 알았다. 모과 껍질은 보자기의 주름이 내용물의 결을 따라 볼록볼록 당겨진 것 같고 마침내 꼭지에 이르러 오목한 매듭을 지어 꽉 묶어놓은 것 같다. 이렇게 야물게 싸놓았
2018-10-01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그들은 만나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2t의 송이버섯이 고령의 이산가족 4000여명에게 추석 선물로 전해졌다. 지난 며칠간 북녘에서 온 버섯을 선물 받은 이들에 대한 신문 기사나 뉴스 영상을 여럿 접할 수 있었다. 송이버섯을 어루만지며
2018-09-28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모두를 위한 명절
SNS 타임라인에 가짜 깁스 광고가 올라왔다. 그걸 보니 추석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탐스러운 과일 사진이나 한복을 차려입은 가족의 사진이 아니라 가짜 깁스 광고를 보고서야 추석임을 실감하다니, 어쩌면 삶은 그 자체
2018-09-21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어른의 유행어
요즘 “자기혐오 때문에 왔어요”라며 첫 상담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었다. ‘혐오’라는 단어는 원래 있었지만, 그 표현은 분명 요즘 더 자주 쓰이고 있다. 단순한 미움이나 싫음보다도 더 강해서 “저 자신이 싫어요”보다도 더 세게
2018-09-19 04:05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사랑에는 언젠가 끝나고 말 운명과 그것이 남길 상처에 대한 각성이 미리 도착해 있다. 사랑에 빠진 자는 유리잔 속에 감춰진 금들을 벌써 보고 있어서 달콤한 술에 취해 있는 순간에도 깨진 유리 위를 맨발로 걷는 상상을 쉬이 놓을 수
2018-09-17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그 남자의 사랑법
남자가 태어나기 석 달 전, 아버지가 죽었다. 아버지 없는 인생은 신산하고 외로웠다. 남자는 다섯 살 터울의 형이 먼 친척 집에서 머슴을 살아 보내주는 보리쌀로 죽을 끓여 먹으며 유년 시절을 버텼다. 지친 몸을 뉠 방과 죽을 끓일
2018-09-14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아이 돌보는 것
유치원 건물이 기울고 일부 철거한다는 소식을 보며 밤에 발생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씨랜드, 세월호와 같은 대형 참사를 피한 것만으로도 일단 다행이다. 하지만 갑자기 아이들이 갈 곳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마
2018-09-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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