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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수영장 공포증
초등학교 4학년 여름, 학교에서 단체로 수영장에 간 적이 있다. 한 시간 가까운 거리를 함께 걸어갔었다. 대부분 아이들이 삼각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는 파란색 사각팬티를 챙겨가게 되었다. 애초에 수영복이 아닌
2018-08-06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기울어진 세상
부모님 댁의 에어컨이 고장 났다. 십 년을 썼으니 고장이 날 만도 하지만 내내 멀쩡하다가 하필이면 요즘 같을 때 고장이 날 건 뭐란 말인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에어컨 고장 신고가 폭주하고 있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서비스센터에
2018-08-03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미디어 유발 트라우마
예전에는 직접 보거나 겪은 일이 주로 정신적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었다. 물론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보듯 옛 시대에는 끔찍한 집단살해의 생존자가 되거나 공개적인 처형 등을 목격하는 일이 지금보다 잦았다. 지금 우리는 상
2018-08-01 04:04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최인훈, 지성과 감각의 태풍
소설가 최인훈 선생이 돌아가셨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과도 인연이 있다면 몇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최인훈 소설가와 오규원, 김혜순 시인의 글과 존재에 빠져 서울예대 문창과를 가고 싶었지만 나 같
2018-07-30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사라지는 길
아빠가 길을 잃었다. 잠깐이었지만, 늘 다니던 동네 은행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맸다고 한다. 방향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던 것 같다고, 아빠를 찾으러 다녀온 엄마가 전해주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빠는 엄마에
2018-07-27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새파란 광장
자살한 사람의 80%는 치료와 관계없이 정신건강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자살한 사람의 20%는 정신과서 치료받을 만한 문제가 없는데도 그런 선택을 했다는 의미다. 몇 년 전 통계이므로 심리부검이 점점 활성화되
2018-07-25 04:00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여름의 맛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날씨 이야기를 하고 여름 건강에 대한 안부를 주고받는다. 매년 겪는 여름이지만 이전보다 더 뜨겁고 후텁지근하게 느끼고, 몇 십 년 만에 최고 더위라는 말이 으레 들려온다. 여러
2018-07-23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신의 뜻하신 바
혹시, 이걸 알게 하려고 그랬다는 건가. 샤워 도중 찾아온 통증으로 인해 변기 안전바를 붙잡고 늘어지며 이를 바득바득 갈다 말고 중얼거렸다. 오래전 타인들의 입을 통해서 들을 땐 더할 수 없이 폭력적이었던 말이 내 입에서 흘러나
2018-07-20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날씨와 기분
더위에 지친다. 그런데 문제는 땡볕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다는 점이다. 차라리 태양 아래 열심히 몸을 움직여서 힘든 것이라면 납득이 되는데 에어컨 아래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사소한 것에 대해 더 예민해지고 걱
2018-07-18 04:05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서울국제실험영화제
어느 순간부터 영화제들이 여러 지역에 생기면서 하나의 연례행사 혹은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홍보를 위해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는 영화제도 있어, 영화라는 본질이 실종된 씁쓸한 영화 밖 풍경이 연출되기도
2018-07-16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네 잎 클로버
승강기 문이 열렸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내 무릎 위로 풀잎 두 개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연한 초록빛의 네 잎 클로버였다. 잠시 멍하니 클로버를 바라보다 번쩍 정신이 들었다. 서둘러 시선을 들어 그걸 내 무릎 위에 내려놓고 승강기
2018-07-13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과감한 시도
명절에 여자는 하루 종일 음식만 만들고 막상 제사 때는 절을 하지도 못하는 집안에서 자라났다. 제사 때 여자도 절을 같이 하는 게 옳다며 아버지가 나에게 절을 시켰다가 친척 어른들에게 욕을 먹은 기억이 난다. 내가 공부나 행동을
2018-07-11 04:05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무지개 기억
살다보면 일상의 규칙과 사물의 배치를 달리한 것뿐인데 지구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마음의 상태가 변한 것만 같을 때가 있다. 며칠 전 작업실에 앉아 있을 때 평소와 달리 블라인드를 올려보기로 했다. 블라인드를 올리자 창밖의 흔들
2018-07-09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분노의 방향
외출이 어려운 탓에 대부분 생필품을 인터넷 쇼핑으로 산다. 얼마 전에도 필요한 물건이 몇 가지 있어 인터넷 쇼핑을 했다. 늘 하던 대로 최저가 검색을 하고 배송비를 고려해 가장 싼값에 구매가 가능한 각각의 업체에 물건을 주문했다
2018-07-06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모기와 멧돼지
등산로 바로 옆에 살다 보니 사슴벌레, 무당벌레, 다람쥐, 백로 등을 자주 만난다. 이런 반가운 존재들을 만나는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고 멧돼지를 마주치는 공포스러운 경험도 있었다. 내가 지능이 있어봤자 저놈과 일대일로 붙으면
2018-07-04 04:00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얼굴들, 마을들
도시에서, 시골 마을에서 종종 마주치게 되는 조형물과 외벽 그림들이 있다. 일종의 공공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수억원에 달하는 작품부터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진 작품들, 조악한 낙서 같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2018-07-02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빨간 모자의 아이들
동생의 세 아이 중 늦둥이 막내를 제외한 두 아이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이면 내게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온종일 재잘대며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는 두 아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우울할 새 없이 즐거웠다. 세 아이의 육아에
2018-06-29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정신건강의 비용
다음 달부터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 비용이 줄어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상담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상담료는 시간별로 차이가 생기고,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치료가
2018-06-27 04:05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월드컵과 난민
전 세계가 러시아 월드컵 열기로 뜨겁다. 한국 축구에 대한 아쉬움 속에서도 다른 나라와의 경기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을 잠시 떠올리게 된다. 스웨덴 경기를 볼 때는 인간의 고독과 불안을 통해 영화적 성찰을 하게 만드는 잉그
2018-06-25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아빠와 함께 떠날 여행
SNS 친구들 중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행 중이어서, 나는 거의 매일 그들이 올리는 이국의 풍경과 생소한 음식 사진들을 본다. 이제 더는 해외여행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세상이 된 것 같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면서 동시에 소
2018-06-22 04: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월드컵 소외감
모든 종류의 소외감이 그렇듯 분명 잘 찾아보면 나와 똑같이 느끼는 사람이 어디엔가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내 생각을 드러내놓고 말하기는 참 어려운 것이 소외감의 본질이다. 축제에 찬물 끼얹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나는 월드컵이
2018-06-20 04:02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전 세계 사람들은 한 편의 영화를 동시에 보았다. 국제미디어센터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들과 내레이션에 감각이 집중되었다. 5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압축하고
2018-06-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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