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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휴식 없는 휴게시간
4년 전 부모님 댁에서 독립해 나오면서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휴일을 제외한 날마다 활동 보조인이 우리 집을 방문해 집안일은 물론 샤워와 배변, 상처 소독 같은 일을 도와준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배변조차
2018-09-07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잘 헤어지는 것
직원이 둘인 작은 병원에서 2년간 열심히 일해주신 직원께서 이제 그만둔다고 한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운 뒤에 병원 일을 시작해서, 자격증을 딴 후 이곳이 첫 직장이었다. 내가 ‘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라는 책을 쓰는데 있어서
2018-09-05 04:00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구월의 마음과 달
대지를 잃어버린 인간이 화분을 키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아파트에 살면서 17층 공중까지 화분을 여럿 가져다놓았다. 말하자면 땅을 잃고서 그 땅을 겨우 한 삽씩 떠 모셔온 것인데, 나무와 꽃들이 제 크기를 찾아 자라는 틈엔 돌
2018-09-03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우리에게 허락된 생
튼튼한 두 다리로 어디든 갈 수 있었던 시절, 한 번씩 낯선 곳으로 떠나 혼자서 오래 걸었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시절을 나는 걸으면서 견뎠던 것 같다. 절정의 녹음에 파묻힌 한여름 정선의 2차선 국도를, 사나운 겨울바
2018-08-31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기억의 편향
기억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현재의 감정 상태로 인해서 과거를 다르게 기억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 기분이 우울할 경우 살면서 내가 잘못했거나 남에게 손해를 봤던 기억 등 부정적인 사건을 더 떠올린다. 우울한 사람에게 긍정적
2018-08-29 04:00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안녕, 평양
얼마 전 몇 명의 소설가와 북한을 배경으로 쓴 소설을 엮어 ‘안녕, 평양’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낯설고 금기시된 소재이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불가해한 공간인 동시에 북한의 정보가 한정되어 있고, 많은 부분 왜곡되어 있어 소
2018-08-27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잔혹 동화
앞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뒷집 백구가 새끼를 몇 마리나 낳았는지 훤히 꿰고 살았을 것이다. 제 어미가 청상의 몸으로 기른 붉은 대문 집 남매가 얼마나 번듯하게 자랐는지, 귀하게만 키운 파란 대문 집 사대 독자가 어떤 망나니짓을
2018-08-24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통계는 통계일 뿐
누구나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울증을 예로 들면, 여자가 남자보다 우울증에 더 많이 걸리는 까닭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무엇보다 크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사회
2018-08-22 04:04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사랑하는 손
최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본방 사수하고 있다. 이 드라마 때문에 일주일을 기다린다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올여름의 한 주기가 ‘미스터 션샤인’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 역사상 가장 무력하고 불안하고 여백
2018-08-20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대체 가능한 젊음
최근 한 대형병원에서 입원 병동의 간호사들에게 야간에는 신발 대신 수면양말을 신고 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팀장급 관리자가 직접 수면양말을 나눠주기까지 했다는데, 간호사들의 발소리가 수면을 방해한다는 환자들의
2018-08-17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선택의 기회
광복절이 되면 내가 겪지 못했지만, 지금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일제 시대에 대해 상상하고 고민해보게 된다. 나는 진주 하씨인데 같은 성씨가 전국에 22만명가량인 데다가 나는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하지만 경남 진주 인근
2018-08-15 04:00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비자림로는 느리게 가는 길입니다
얼마 전 제주 비자림로의 도로 확장을 위해 삼나무 900여 그루가 잘려나갔다. 시민들과 환경단체 등의 국민청원과 항의로 공사는 일시 중단되었다.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경제를 위한 정책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제주
2018-08-13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슬픔을 드러내는 방식
몇 가지 검사를 하고 시스토스토미 시술을 받기 위해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내 맞은편 침상엔 2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입원해 있었다. 여자는 종일 울고 소리 지르며 제 엄마와 싸웠다. 그녀는 끊임없이 통증
2018-08-10 04: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도박의 승자
여러 연구에서는 도박 중독을 2∼4개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각각 이름도 다르고 분류방식도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 것 같다. 하나는 우리가 상상하는 도박 중독자에 가까운 사람으로서 승부사 유형이다. 대체로
2018-08-08 04:05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수영장 공포증
초등학교 4학년 여름, 학교에서 단체로 수영장에 간 적이 있다. 한 시간 가까운 거리를 함께 걸어갔었다. 대부분 아이들이 삼각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는 파란색 사각팬티를 챙겨가게 되었다. 애초에 수영복이 아닌
2018-08-06 04:00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기울어진 세상
부모님 댁의 에어컨이 고장 났다. 십 년을 썼으니 고장이 날 만도 하지만 내내 멀쩡하다가 하필이면 요즘 같을 때 고장이 날 건 뭐란 말인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에어컨 고장 신고가 폭주하고 있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서비스센터에
2018-08-03 04:04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미디어 유발 트라우마
예전에는 직접 보거나 겪은 일이 주로 정신적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었다. 물론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보듯 옛 시대에는 끔찍한 집단살해의 생존자가 되거나 공개적인 처형 등을 목격하는 일이 지금보다 잦았다. 지금 우리는 상
2018-08-01 04:04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최인훈, 지성과 감각의 태풍
소설가 최인훈 선생이 돌아가셨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과도 인연이 있다면 몇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최인훈 소설가와 오규원, 김혜순 시인의 글과 존재에 빠져 서울예대 문창과를 가고 싶었지만 나 같
2018-07-30 04:05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사라지는 길
아빠가 길을 잃었다. 잠깐이었지만, 늘 다니던 동네 은행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맸다고 한다. 방향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던 것 같다고, 아빠를 찾으러 다녀온 엄마가 전해주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빠는 엄마에
2018-07-27 04:00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새파란 광장
자살한 사람의 80%는 치료와 관계없이 정신건강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자살한 사람의 20%는 정신과서 치료받을 만한 문제가 없는데도 그런 선택을 했다는 의미다. 몇 년 전 통계이므로 심리부검이 점점 활성화되
2018-07-25 04:00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여름의 맛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날씨 이야기를 하고 여름 건강에 대한 안부를 주고받는다. 매년 겪는 여름이지만 이전보다 더 뜨겁고 후텁지근하게 느끼고, 몇 십 년 만에 최고 더위라는 말이 으레 들려온다. 여러
2018-07-23 04:04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신의 뜻하신 바
혹시, 이걸 알게 하려고 그랬다는 건가. 샤워 도중 찾아온 통증으로 인해 변기 안전바를 붙잡고 늘어지며 이를 바득바득 갈다 말고 중얼거렸다. 오래전 타인들의 입을 통해서 들을 땐 더할 수 없이 폭력적이었던 말이 내 입에서 흘러나
2018-07-2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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