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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김태용] 기억의 저편 이야기
얼마 전 장인어른이 응급 수술을 받았다. 고령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어렵고 수술 후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사의 말이 있었다. 평소 귀가 잘 들리지 않은 장인어른에게 가족들은 가벼운 수술이라고, 잠깐 주무시고 나
2018-03-04 17:44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돌아온다 2
눈이 드디어 그쳤다. 막혔던 길은 대부분 풀렸다. 목공방에도 갈 수 있게 됐다. 다양한 테트리스 도형을 자유롭게 쌓아 여러 모양으로 조립 가능한 책장을 완성해 둔 터였다. 기름칠이 다 말랐을 테니 가져오기만 하면 되는데, 안달만
2018-03-01 18:28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상냥한 취객
언젠가 P는 중간에 똑떨어진 맥주를 사기 위해 집 근처 슈퍼마켓으로 갔다. 계산대의 김선희 아주머니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했다. 술기운이 아니었다면 인사를 건네지 못했을 것이다. 좀 쑥스러웠지만 평소 감사했던 마음을
2018-02-27 17:34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컬링, 표정의 기술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되고 며칠 뒤 2월 12일자 칼럼에서 ‘닦기의 기술’이란 컬링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이후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컬링 경기를 보고 하이라이트까지 찾아보면서 전문 용어들과 경기 규칙들을 보다 세세하게 이
2018-02-25 17:30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돌아온다 1
거의 일주일 폭설로 제주가 마비되다시피 한 때였다. 한라산을 넘는 도로는 일찌감치 통제되었다. 그 길을 활보하던 나는 제주대 앞 사거리에서 딱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조그만 승합차 하나가 우회전을 하다가 눈 쌓인 길을 구별 못해
2018-02-22 18:19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세배를 위한 세배
세배와 세뱃돈의 관계는 필요조건인가 충분조건인가,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까지는 세뱃돈을 받았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세배와 세뱃돈이 반드시 같이 가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돌아보면 나는
2018-02-20 17:22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불안의 책들
가끔 글이 안 써지거나, 멍해질 때, 혹은 잠이 들기 전에 문학점(占)을 칠 때가 있다. 문학점이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연히 책을 펼쳐 첫눈에 들어오는 문장을 읽고 글쓰기의 영감을 받거나 그날의 명언으로 생각하게 된다.
2018-02-18 17:57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뚝뚝 탄 풍경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들으면 8년 전 어느 밤이 떠오른다. 자정 가까운 시간, 나는 태국 치앙마이의 타패문 앞에 서 있었다. 두 시간 후 인천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택시를 탈 예정이었고, 예약된 택시가
2018-02-13 18:39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닦기의 기술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됐다. 개막식 전날부터 집중해 보는 경기가 있는데 바로 컬링이다. 겉보기에는 스피드와 화려함이 없어 보이지만 경기 규칙과 선수들의 몸놀림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웃음이 터지고 탄성을 지르게 된다. 마치 반
2018-02-11 18:10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양철 인간의 사랑
‘오즈의 마법사’를 번역하고 있다. 눈이 책과 컴퓨터 화면을 쉴 새 없이 왔다갔다 해야 하는 번역작업은, 안 그래도 위태로운 시력에 몹시 폐가 된다. 그래서 긴 글 사양해온 지 오래지만 이 책은 물리칠 도리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
2018-02-08 17:40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불쌍한 팬티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낡은 속옷과 이별하는 걸까. 한때 나는 그런 게 다 궁금했다. 겉옷이야 의류수거함에 넣기도 하고 팔기도 하고 나눠 입기도 하지만 속옷엔 좀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서 여기저기 물어본 적이 있는데 어떤 이들은
2018-02-06 18:18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요즘 시간이 나면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다. 서울 지하철 안국역에서 몇 개 골목을 지나 미술관으로 걸어가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일 중 하나다. 언젠가 그 길을 모티브로 짧은 에세이 영화를 한 편 만들고 싶기도 하다. 현재 미술관에
2018-02-04 18:24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그림책, 길을 걷다
그림책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 교사, 도서관이나 책방 사람, 학생…. 하는 일도 나이도 다양한 어른들이다. 그들은 그림책 한 권을 품에 넣고 걷기 좋은 길을 찾아 모인다. 걸으며 얘기를 나누다 적당한 자리에 둘러
2018-02-01 17:49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윙크, 만화경
교토의 만화경 박물관에 갔다. 거울의 반사를 이용해 갖가지 색과 패턴을 보여주는, 말 그대로 만화(萬華·온갖 화려한)를 부르는 도구. 다양한 형태의 만화경 중에 긴 원통형 하나를 집어 들고 입구의 작은 구멍에 눈을 맞췄다. 누구나
2018-01-30 17:38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강릉 여행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강릉에 다녀왔다. 20대 후반에 입학한 문창과에서 만난 친구들이었다. 뒤늦게 합류한 어린 친구가 있지만 비슷한 나이대와 술을 좋아한 것 말고는 별다른 공통점이 없었다. 문학을 보는 시선과 삶에 대한 신념도
2018-01-28 17:57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착하고 깊은 숲
제주에는 돌이 많다. 그 말은, 흙이 적다는 뜻이다. 식물이 살아갈 터전이 절대 부족한 것이다. 그런데도 제주는 푸르다. 푸른 식물들은 어떻게든 어디에든 발을 붙이고 살아간다. 시멘트 바닥에 싹을 틔운 민들레에 가슴이 먹먹해진 적
2018-01-25 18:59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누구에게나 구체적인
모임의 가장 노련한 진행자는 음악이다. 나는 가끔 의도적으로 윤종신의 노래를 선택하는데, 그의 노랫말이 대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언어의 조탁 솜씨 때문에, 모두가 동시에 조용해졌다가 방금 우리가 들은 부분에 대한 상념을 나누게
2018-01-23 18:25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안녕, 팡슈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 산책은 생존의 양식 같은 것이다. 거리의 간판과 소음을 따라 걸으면서 머릿속에 떠다니는 잡생각들이 하나의 문장으로 혹은 이미지와 장면으로 만들어질 때의 황홀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목과 첫 문장이 떠올라
2018-01-21 18:02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풀뿌리문화
동생이 쉰 중반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집 고양이는 바이올린에서 끼익 끄억 줄긋는 소리가 나면 얼굴을 찌푸리며 방을 나가버리곤 했다(우리 집 고양이는 내가 기타를 배우기 시작할 때 내 발을 물어뜯곤 했다). 고양이 눈
2018-01-18 17:45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먼지 조심하세요
다음 주가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믿을 만큼 해 바뀐 실감이 없다. 2018년이 새것처럼 낯설기만 한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2017년도 여전히 낯설다는 사실이다. 1월은 늘 실감이 부족한 달이다. 더 믿기 어려운 건 내후년까지의 달력이
2018-01-16 17:33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사라진 깃털
얼마 전 새 작업실을 얻었다. 들뜬 기분으로 작업실을 단장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옷을 걸어둘 고리를 벽에 달고 있을 때였다. 머리 뒤에 센서가 달린 것처럼 뭔가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았고, 아주 잠
2018-01-14 18:24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산들바람과 칼바람
며칠째 제주에 바람이 거세다. 배도 운항 중지, 비행기도 타기 어렵다. 광주에 갔던 사촌 일가족은 이틀째 발이 묶여 있다. 나는 내일 아침 서울에 가야 하는데, 비행기가 제대로 뜰지 모르겠다. 공항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
2018-01-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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