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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두려움이 필요해
얼떨결에 스쿠버다이빙 체험을 했다. 깊은 바다에서 물고기들과 노니는 꿈을 가끔 꾸기는 했지만 이렇게 현실로 이루게 될 줄은 몰랐다. 세계 10대 포인트에 들어간다는 서귀포 앞바다 작은 섬은 다이버들로 흥겹게 북적였고, 물속은 스
2017-07-27 17:47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일상채집자
나는 인스타그램을 한다. 매일 접속하지는 않지만, 반나절 내내 들여다보기도 한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는 과정을 아는 L은 그걸 ‘집필활동’이라고 부른다. 게시물을 올리기에 앞서 퇴고를 거듭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
2017-07-25 17:12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진짜 배려
어깨가 다친 동안 안 쓰던 근육을 다시 쓸 수 있게 되니 삶의 질이 달라졌다. 아직도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염증을 제거했더니 밤마다 통증에 시달리며 잠을 못 자 짜증나고 우울하던 것들이 사라졌다. 건강할 때는 잘 몰랐지만
2017-07-23 18:35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배고픈 맹랑이
우리 집 고양이 맹랑이는 열두 살. 사람으로 치면 거의 환갑이다. 그런데 아직도 손을 빤다. 아침에 일어나 잠이 약간 덜 깬 시간이면 오른쪽 앞발을 쪽쪽쪽쪽 소리가 나도록 정신없이 빨아댄다. 그 부분은 털이 누레져서 아무리 씻어줘
2017-07-20 18:40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반려폰
내 휴대폰의 나이는 1년 반쯤 됐다. 오십 번은 땅에 떨어뜨린 것 같은데 액정이 멀쩡하고, 노트+펜과 카메라 기능도 좋고, 그립감도 좋다. 단지 약점은 통화가 좀 안 된다는 거다. 전화 통화를 할 때 어떤 사람들은 내게 이렇게 묻는다.
2017-07-18 18:32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아름다운 구속’의 해방
주중에 2박3일 집이 아닌 곳에서 혼자 지내다 왔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부터는 한 번도 외박할 일이 없었다. 4년 전 예술인지원금을 받으려고 프로젝트를 신청하여 그 워크숍으로 다녀온 1박2일 외에는 전무했다. 믿기 어렵겠지만 나
2017-07-16 17:44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나를 울린 남자
한 모임에서 ‘나를 울린 남자’가 화제로 나온 적이 있었다. ‘어떤 남자 때문에 울었다’가 하나씩 풀려나왔는데, 내 차례에 나는 네로를 입에 올렸다. 외국인을 사귄 적이 있었단 말이냐, 이탈리아 남자냐, 자리가 떠들썩해졌다. 그
2017-07-13 18:16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폭우 속의 수박
당일치기로 일본 유후인에 갔던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다섯 시간 남짓이었다. 우리는 유명하다는 롤케이크로 허기를 달랜 후 유후인의 폭우 속을 산책했다. 우산을 쓰는 게 별 의미 없어 보일 만큼 비가 쏟아졌지만, 비는 우리가 인지
2017-07-11 17:13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외할아버지의 마당예술
비가 내리면 세상의 온갖 냄새들이 한꺼번에 올라온다. 비 오기 전 그 냄새들은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다. 비 오는 날 도시에서는 하수구 냄새라든가, 지하철에서 옆 사람의 옷에서 나는 땀 냄새가 MP3 볼륨을 키운 듯 커진다
2017-07-09 17:33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초심 조심
문화센터 기타 교실에 등록을 했다. 학생은 열 명 정도. 첫 시간에 선생님은 몹시 긴장한 기색이었다. 자기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가르쳐야 하는데 이상하게 이렇게 됐다며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그리고 이름을 좀 익히겠다며 출석을
2017-07-06 18:07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축소지향형 쓰레기
면세품 인도장에서 물건을 찾고 보니 부피가 엄청났다. 내용물은 기능성 베개였는데 부피를 고려하지 않은 주문의 결과였다. 좀 과장하자면 그 박스는 내 키보다 조금 작은 정도였다. 일본에 도착해서 미리 부친 캐리어를 찾으면 그 안
2017-07-04 17:56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비 오는 아침
빗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는데, 빗소리를 들으며 깼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헷갈릴 땐, 자기 전에 생각하던 사람을 잠이 깼는데도 계속 생각나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빗소리만 들어도 이렇게
2017-07-02 18:19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가이드 탓이야
베트남에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가이드는 하루의 일정을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에 알려준다. 가는 곳에 대해 설명하고, 목적지에 닿을 때쯤 한두 번 언급한다. 그러니 ‘고무나무’라는 말을 열 번 이상은 들었을 거다. 그런데 창가에
2017-06-29 19:46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가짜 지진
나는 지금 대지진을 겪었던 도시에 와 있다. 새벽 2시부터 4시 사이, 불 밝힌 책상 앞에 앉아서 땅이 흔들린다는 게 어떤 건지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깨어 있었던 건 지진 때문이 아니라 단지 원고 마감 때문이었지만, 행간에 한 번씩
2017-06-27 18:27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한 숨의 소중함
작년만 해도 미세먼지는 나와 먼 이야기처럼 들었다. 미세먼지를 주의하라는 뉴스나 친구들의 걱정도 왠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이 아닐까 하고 흘려듣곤 했다. 내가 사는 곳은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서울의 위성도시이고, 산업시설,
2017-06-25 18:04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또 다른 아기 새 이야기
지난주 새 이야기를 쓰면서 또 다른 아기 새를 떠올리게 되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일인데. 10여년 전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원주 토지문화관에 들어가 있던 여름이었다. 당시 작가들은 저녁을 먹은 후 종종 연세대 원주캠퍼스 뒷
2017-06-22 17:28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룰렛의 결과물
타국의 공항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아내의 선물을 사기 위해 고심하는 남편들을 보게 된다. 주로 탑승구 앞 작은 면세구역에서. 나도 화장품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어떤 분의 선택에 동원된 적이 있다. 그 남자는 아내
2017-06-20 17:24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네버랜드의 돌봄 노동
지난 일주일 내내 걸리는 단어가 있었는데 ‘잠자리 보살핌’이었다. 사퇴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쓴 책에 나온다고 해서 찾아보니, 육아 관련 단어가 아니고 ‘남편에 대한 잠자리 보살핌’이라는 말이어서 충격적이었다. 왜 아내인
2017-06-18 19:14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아기 새는 어떻게 됐을까
야외에 나가면 새를 구경하는 게 즐거움이다. 까마귀, 까치, 직박구리처럼 대담한 새들과 달리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작은 새가 보이면 횡재라도 한 기분이다. 얼마 전에도 뜻밖의 새 구경을 했는데, 그 상황이 지금도 명치에 걸
2017-06-15 18:01
[살며 사랑하며-윤고은] 늦어서 죄송합니다
올해 초 랜섬웨어가 내 노트북을 밟고 지나간 후 나는 재건사업에 골몰했는데 그때 도움이 된 건 ‘보낸 메일함’이었다. 적어도 그 메일함에는 내가 어딘가로 발송한 원고들이 변형 없이 남아 있었으니까. 그곳에는 이 계정을 사용하면
2017-06-13 18:55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B사감 마음의 소유자들
외출 준비를 할 때, 선크림을 바르거나 눈썹이라도 정리하려면 남편이 이런 말을 한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꾸미고 나가?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건데.” 남자는 세수하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어 말리고, 로션 하나 바르고 나면
2017-06-11 17:18
[살며 사랑하며-김서정] 김영갑 갤러리
제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가 ‘김영갑 갤러리’이다. 세상일을 모두 뒤로한 채 중산간에 파묻혀 제주 사진만 찍은 작가 김영갑. 그가 생전에 작업실로 전시실로 가꾸며 쓰던 폐교가 아름다운 갤러리로 변신한 곳이다. 처
2017-06-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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