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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사람들이 다 눈을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은 눈을 귀찮아한다. 좋은 구두를 신은 사람도 눈길이 성가시다. 이런 사람들은 ‘눈송이’나 ‘눈꽃’이라는 말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새해 첫날에 눈이 오기를 소원
2010-12-29 20:56
[계절의 발견] 물고기의 눈을 꿰다
과메기 철이다. 동해안 덕장은 설악산 황태에서 출발해 주문진 오징어를 거쳐 구룡포 과메기에서 마감한다. 과메기는 청어에서 꽁치로 바뀌었다. 어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청어의 기름기가 좀 많을 뿐 맛은 비슷하다. 사람들의 입맛
2010-12-22 18:43
[계절의 발견] 북풍에 단호한 나목
겨울을 나는 나무의 자세를 보라. ‘단호(斷乎)하다’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화려한 봄꽃을 떨궈내고, 무성한 여름 잎을 버리고, 가을 단풍의 무늬마저 말갛게 지워낸 나무는 그렇게 단호하게 엄동을 맞는다. 나무는 헐벗은 몸이어
2010-12-15 17:46
[계절의 발견] 차가운 바다의 기율
오래 전에 바다는 어로의 현장이었다. 생명의 모태이자 종교의 너른 제단이었기에 우리의 삶도 거기에 기대었다. 일용할 양식도 얻었다. 사진작가 배병우가 찍은 제주 오징어배의 집어등은 고기잡이의 치열한 노동을 한 줄기 빛으로
2010-12-08 17:42
[계절의 발견] 일상의 위대함
연평도 주민 박묘근(70)씨가 심어놓은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인천의 찜질방에 머물다 밭에서 시들어가는 배추 생각에 다시 섬에 들어왔다. 그는 늦은 김장을 할 것이다. 김장은 겨울의 끼니를 준비하는 것이다. 김장은 평화로운 일상
2010-12-01 18:59
[계절의 발견] 까치의 거룩한 노동
말없는 식물도 자기번식의 욕망은 강하다. 스스로 비행하기도, 새를 불러들이기도 한다. 꼬투리가 터질 때 튕기는 것은 기본기다. 도토리는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반동의 힘으로 30m 이상 비행한 뒤 떨어진다. 새로운 거처는 그렇게
2010-11-24 17:52
[계절의 발견] 눈 오는 날, 땔감을 보내다
발화법(發火法)의 발명은 인류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음식을 익혀 먹으니 사람들의 영양이 좋아졌다. 불의 화기를 모아 난방을 하니 겨울에 얼어 죽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추위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넘기는 것이다. 이
2010-11-17 17:57
[계절의 발견] 새벽 이슬 머금은 거미줄
경기도 안성에서 작업하는 조각가 변숙경씨가 거미 사진을 보내왔다. 거미줄의 형상을 작품의 모티프로 삼는 작가이기에 자주 산야에 나가 거미줄의 변화를 관찰한다고 한다. 11월의 거미줄은 투명하다. 하늘을 향해 선을 긋는 거미의
2010-11-10 18:10
[계절의 발견] 산수유는 여자에게도 좋다
욕하면서 보는 키치 광고의 효과가 크다. 식품회사 대표가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고 말하는 산수유 광고도 그렇다. “산수유 광고, 참 싫은데…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네”라는 안티도 있다. “정력에
2010-11-03 18:34
[계절의 발견] 모과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모두가 다 좋은 나무는 없다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하나를 꼽으라면 모과나무가 1번이다. 봄 꽃에서 여름 잎, 가을 열매, 겨울 가지까지 하루도 나무의 품위를 잊지 않는다. 봄 꽃은 화사하기 이를 데 없다. 연분홍 빛깔에 옹기종
2010-10-27 17:58
[계절의 발견] 가을꽃의 향연
산야에서 꽃을 만나는 일이 잦다. 가을꽃은 봄꽃에 비해 소박하고 수수하다. 그러다보니 국화과 식물은 그놈이 그놈 같다. 구절초는 흰꽃이 맑고 단정하며 꽃대 하나에 한 송이가 핀다. 연보라색의 쑥부쟁이는 꽃대 하나에 여러 송이
2010-10-20 17:43
[계절의 발견] 가을 우포늪은 絶唱이다
창녕 우포늪의 주변 농경지가 자연습지로 복원된다고 한다. 원래 습지였다가 식량을 얻기 위해 매립한 곳이니, 옛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강이 직선에서 곡선으로 돌아가고, 땅을 얻기 위해 바다를 메운 간척지가 다시 갯벌로 돌
2010-10-13 18:16
[계절의 발견] 목화, 백의민족의 바탕
문익점이 추앙받는 것은 의생활에 혁신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고려인들 가운데 상류층은 비단과 모시를 즐긴 반면 백성들은 삼베 일색이었다. 구멍 숭숭 뚫린 삼베로 겨울을 나는 것은 살을 에는 고통이었다. 그래서 문익점 이후 생산
2010-10-06 17:48
[계절의 발견] 도리깨질 흥겹구나
옥수수와 수수를 구분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많다고 한다. 기장과 조와 수수의 차이를 알아차리는 데는 약간의 눈썰미가 필요하지만, 옥수수와 수수는 들깨와 참깨의 차이만큼 크다. 수수는 중국 영화 ‘붉은 수수밭’의 배경이기도 하
2010-09-29 17:48
[계절의 발견] 과일에도 君臣이 있다
명절의 차례(茶禮)를 전통문화로 이해한다면 재미있는 게 상차림의 룰이다. 조율이시, 좌포우혜, 어동육서, 두동미서, 반서갱동이니 하는 법도가 잔뜩 있다. 그런데 과일의 순서를 정하면서 왜 하필 크기가 조그맣고, 맛도 시원찮으며
2010-09-15 17:34
[계절의 발견] 메밀의 대궁도 보라
가을 메밀은 봄의 유채와 더불어 계절을 대표하는 스냅사진이다. 그런데 메밀을 대하는 일반의 느낌은 좀 다르다. 메밀묵을 먹을 때는 떨떠름하다가 이효석의 소설에 와서는 한없이 고양되는 것이다. 음식과 문학의 차이일까. 메
2010-09-08 17:53
[계절의 발견] 싱그런 아침의 영광
나팔꽃의 영어 이름이 멋지다.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아침의 영광이다. 우리는 꽃 모양이 갈라지지 않고 하나의 통으로 뭉쳐진 모양에 빗대 이름을 붙였다. 카메라에 나팔꽃이 잡혔다는 것은 절기가 바뀐다는 신호다. 나팔꽃은
2010-09-01 17:38
[계절의 발견] 늙어도 서럽지 않은 호박
비와 햇살이 번갈아 하늘을 차지하는 동안 호박이 익어간다. 바람 부는 날에는 그 구덩이를 채웠던 인분 냄새가 피어오르기도 한다. 그렇게 알을 키운 호박은 전을 부치거나, 무침을 하거나, 새우젓 넣고 볶거나, 잎을 뒤집어 쌈 싸
2010-08-25 17:47
[계절의 발견] 흥부가 뺨을 맞은 이유
담장에 박이 열렸다. 기왓장에 올려진 모습이 좀 옹색해 보인다. 박이라는 놈은 애시당초 초가에 어울린다. 짚으로 푹신한 지붕에 둥근 몸을 부려 달빛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박은 보름달의 곡선과 원만함을 닮는다.
2010-08-18 17:44
[계절의 발견] 정자나무 그늘 아래
물 좋은 곳에 지은 정자는 양반들의 풍류를 위함이지만, 바람 좋은 곳에 지은 정자는 민초들의 삶을 위함이다. 절벽 위에 올린 정자는 사대부의 수양공간이지만, 마을 어귀에 자리잡은 정자는 농부의 생활영역이다. 동네 정자 옆
2010-08-11 17:39
[계절의 발견] 천렵은 즐거워
사람과 물고기의 관계는 까마득한 역사를 지녔다. 겨울철 수렵과 더불어 여름철 어로는 원시생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밥상의 반려로 만들기까지 어로의 테크닉이 간단치 않다. 원시인이나, 현대인이나 도구 없이는 한 마리의 물고
2010-08-04 21:27
[계절의 발견] 햇살 속에 포도는 익어가고
포도만큼 용처가 다양한 과일이 있으랴. 품종에 따라 코냑이나 와인, 샴페인을 만든다. 으깨면 잼이 되고, 말리면 건포도다. 포도만큼 인간의 역사와 친밀한 과일이 없다. 구약시대부터 사람과 희로애락을 같이 했다. 이 가운데 가장
2010-07-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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