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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접시꽃 당신, 화사한 넋이 되어
1986년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집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순식간에, 벼락처럼. 같은 이름의 시 한 편 때문이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
2010-07-21 21:41
[계절의 발견] 독초, 채소, 과일
“1820년 9월 26일 미국 뉴저지주 셀럼 재판소 앞에 군중이 모였다. 육군 대령 로버트 존슨이 토마토를 먹겠다고 예고한 날이다. 당시 토마토는 독초로 여겨졌다. 마을 의사는 근심스레 말했다. ‘대령은 금세 열이 나서 죽고 말 거야
2010-07-14 17:48
[계절의 발견] 봉숭아 染指, 자연의 흠모
봉선화(봉숭아)는 농부처럼 소박하다. 기껏 장독대 뒤에 함초롬히 핀다.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의 ‘초충도’에 나오는 봉선화 꽃잎은 물감 칠한 듯 강렬하지만 방아깨비 희롱에도 고개 숙인다. 봉선화는 손톱에서 오랜 생명
2010-07-07 17:51
[계절의 발견] 수줍어 겸손한 채송화
전통 가옥의 마당은 비워 놓았다. 궁궐이나, 사대부의 집이나, 초옥(草屋)이나 매한가지였다. 궁궐은 경호의 필요에 의해 나무를 심지 않았다. 자객의 은신처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가에서는 풍수에 기댔다. 마당의 모양을 입 구
2010-06-30 17:51
[계절의 발견] 꽃보다 감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불세출의 화가의 붓질이 매력적이거니와 소재 자체도 하나같이 편안하고 만만하다. 해바라기, 아이리스, 밤의 카페, 구겨진 신발, 농부의 초상…. 그의 그림 가운데 비싼 값이 아니
2010-06-23 18:57
[계절의 발견] 논, 벅찬 생명의 축복
“한 폭의 서예 족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시골풍경을 보면서 남긴 말이다. 경지를 정리하기 전의 꾸불꾸불한 논두렁이 붓글씨의 곡선으로 보였던 것이다. 모름지기 경계란 자연을
2010-06-16 17:43
[계절의 발견] 감꽃, 촉촉하고 뽀얗고 달다
오래 살고, 그늘을 만들며, 새가 집을 짓지 않은 데다, 벌레가 없으며, 단풍이 아름답거니와, 열매 좋고, 낙엽은 실한 거름이 된다. 일곱 가지 덕이 있다는 감나무 이야기다. 여기에 빠진 것이 감꽃이다. 촉감은 아기 손처럼 촉촉
2010-06-09 18:00
[계절의 발견] 원앙, 궁궐 연못을 누비다
창경궁의 연못은 풍요롭다. 6월의 춘당지는 더욱 그러하다. 주인공은 원앙. 바야흐로 육추(育雛:새끼를 기르는 일)의 계절이다. 원앙 새끼들이 연못을 휘젓는 동안 날개가 돋고, 갈퀴는 실해진다. 동족의 사랑도 배운다. 그동안 어미
2010-06-02 16:26
[계절의 발견] 보리밭에 부는 바람
보리의 일생은 늦가을에서 시작해 초여름에 마감한다. 11월에 파종한 보리는 한 달 만에 잔디 크기로 성장한 뒤 겨울에는 숨을 죽인다. 그러다가 3월에 갑자기 자라더니 4월이면 이삭이 패고 5월에는 청보리의 매력을 뽐내다가 6월에
2010-05-26 18:00
[계절의 발견] 땅이 탐스럽다
나무를 심는 사람이 그러하듯, 씨 뿌리는 사람은 거룩하다. 씨앗은 생명의 근원이다. 씨앗의 관리자는 농부다. 그들은 근면해야 한다. 부지런하지 않은 이는 농부가 아니다. 그냥 시골에 사는 사람이다. 뙤약볕이나 빗줄기를 피하는
2010-05-19 17:57
[계절의 발견] 자운영, 살아 곱고 죽어 이롭다
세상에 이처럼 예쁜 이름이 있을까. 자운영(紫雲英). 쑥부쟁이니, 매발톱이니, 끈끈이주걱이니, 며느리밑씻개니 하는 야생화의 이름과는 격이 다르다. 진분홍 꽃구름! 자운영은 살아서 곱다. 그중에서도 논에 무리지어 피었을 때
2010-05-12 18:03
[계절의 발견] 죽순, 땅을 박차고 솟는
배우 한석규가 “휴대폰을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속삭이던 곳이 대나무 밭이다. 현자(賢者)의 말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숲 사이를 스치는 바람소리 혹은 죽순 자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CF 속의 죽림은 하늘 높이 정결한 나무
2010-05-05 17:49
[계절의 발견] 해병대처럼 강한 민들레
동인천역 인근 화도고개에 있는 민들레국수집은 무료 급식소다. 도로시 데이라는 미국 여성이 1930년대 공황기에 뉴욕에 세운 ‘환대의 집’을 모델로 삼았다. 가게 주인 서영남은 오로지 이웃의 나눔과 정성으로 식탁을 차리며 말한
2010-04-28 19:00
[계절의 발견] “으너리야, 더너리야”
시집 온 새댁이 나물 이름 서른 가지를 모르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 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식물이다. 그러나 독초와 식용을 가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깊은 산중에서 나물 찾는 일은 더욱 힘겹고 지루한 노동이었다. 노래
2010-04-21 18:00
[계절의 발견] 올챙이 유영이 경쾌하다
봄 햇살이 비치니 올챙이의 몸놀림이 가벼워졌다. 꼬리를 치면 한번에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물살이 느려 친구들과 놀기 딱 좋다. 물풀이나 물이끼 등 먹이도 많아 지치지도 않는다. 먹고 놀고 먹고 놀고…. 쑥쑥 꼬리 줄어드는 소
2010-04-14 17:48
[계절의 발견] 할미꽃, 모란을 꾸짖다
꽃으로서는 억울하다. 외모가 이미지를 결정지어 버렸으니까. 문제는 털이었다. 귀여운 자태에 어울리지 않게 온몸에 하얀 털을 쓰고 있어 할머니의 백발에 빗대어졌다. 고부라진 허리도 놀림감이었다. 이후 노고초(老姑草)니, 백두옹
2010-04-07 17:43
[계절의 발견] 미나리, 푸른 향을 뿜다
벚꽃이 필 때 미나리도 향기를 피운다. 물때를 벗고 나온 미나리의 줄기는 싱그럽고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맛은 깊고 그윽하다. 초록의 맛이 이런 거로구나 싶다. 미나리가 자라는 곳은 미나리꽝이다. ‘꽝’은 물이 괸 웅덩이 같
2010-03-31 18:10
[계절의 발견] 미역 향기는 해풍에 날리고
바다에 미풍이 불었다. 미역이 익는다. 미역은 해풍과 육풍을 번갈아 맞으며 미끈한 피부를 만든다. 파도의 일렁임, 물결의 속삭임을 들으며 부드러운 향기를 머금는다. 바닷속 물고기의 합창과 은은한 해조음이 가닥가닥 스며든다.
2010-03-24 18:10
[계절의 발견] 찬 바람 맞는 시래기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백전리에 명물 물레방아가 있다. 1890년께 만들어졌으니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다. 물레방아는 회전운동으로 힘을 만드는 물레와 그 힘으로 상하운동을 하는 방아로 구성된다. 깊은 산중의 물레에는 아직 봄 기운
2010-03-17 17:54
[계절의 발견] 철없는 白雪賦
겨울의 꼬리가 이다지도 길까. 무엇이 아쉬워 이토록 서성이나. 시샘? 심술? 눈은 한풀이 하듯 쏟아지고, 추위는 물러갈 줄 모르니, 두꺼운 겨울바지를 5개월째 입고 다닌다. 계절의 배반이다. 봄 마중을 하는 글도 많이 나갔다
2010-03-10 18:13
[계절의 발견] 농부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섶다리의 ‘섶’은 솔나무 가지를 말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에서 나오는 그 뾰족뾰족 생가지다. 섶다리도 소나무로 만든다.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로 기둥을 세운 뒤 굵은 소나무와 솔가지로 상판을 만들고 흙을 덮는 공정이다.
2010-03-03 19:10
[계절의 발견] 보름달을 향한 붓질
설 명절은 보통 대보름까지 이어졌다. 선조들은 1월의 만월을 ‘대보름’으로 칭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촌각을 다투는 농사일도 없기에 설날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유희와 풍류의 축제로 즐겼음직 하다. 설날 놀이가 주로 집에서
2010-02-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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