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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박지훈] 희망 단상
줌파 라히리는 ‘단편의 여왕’으로 통하는 인도계 미국 소설가다. 크레바스처럼 갈라진 삶의 균열이나 심연을 그린 그의 작품은 엔간한 동시대 작가들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그의 책을 읽다가 뭉근한 감동에 젖어 자간과 행간 사이에서
2017-10-13 18:04
[창-박세환] 집 구하기 전쟁
요즘 애들은 빨리 큰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 이야기다. 각자 인생 목표를 발표하는데 좋은 집에 살고 싶다는 아이들이 유독 많다고 했다. 100평짜리 넓은 집 혹은 해변가 으리으리한 별장이면
2017-09-29 17:51
[창-유성열] 가족의 탄생
그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초 어느 추운 날이었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던 나는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졌다. 놀란 내가 끊임없이 울부짖자 그 남자는 “괜찮아”라며 따뜻한 눈빛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그는 내 아빠가 되
2017-09-15 17:58
[창-이경원] 그들이 버는 세상
사회부 사건팀이었던 하루는 종일토록 고물상에 서 있었다. 손수레를 끌 힘이 없는지 작은 유모차에 폐지더미를 싣고 들어서는 할머니가 있었다. 졸린 표정의 고물상 주인은 유모차를 바닥저울 위에 올리지도 않았다. 얼마 후 그 할머니
2017-09-01 19:03
[창-강창욱] 사랑이라는 상상의 출구
고민했다. 또 사랑 운운할 것인지. 세상엔 말할 것, 말해야 할 것, 말해지지 않은 것이 널렸건만 왜 번번이 동어반복이 돼버릴지도 모르는 사랑 타령만 하고 마는가. 종잇장에 뭐든 써야 할 차례가 돌아오면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2017-08-18 17:45
[창-박지훈] 머핀과 머랭과의 동거
우리는 지금은 사라진 서대문 고가 아래에서 처음 만났다. 날짜는 2010년 5월 25일. 날씨가 어땠는지, 당시 난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처음 만난 너를 내 품에 안고 집으로 향하던 그때의 마음은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
2017-08-04 17:42
[창-유성열] 세상 빨리 변한다
지난 5월 이사를 준비하면서 쓰지 않을 물건들을 버리는 시간을 가졌다. 책상 서랍을 열고 하나하나 정리하던 중 깊숙한 곳에서 구형 디지털카메라(디카)와 녹음기를 발견했다. 여기저기 흠집이 난 옛 물건들을 보니 2010년 초의 설레던
2017-07-21 18:15
[창-이경원] J선배 취재기
“너는… 당분간 구경이나 해라.” 내가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로 온 첫날 J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최선의 지시였음을 알아채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가 법원 검찰의 시공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활자로 미분하는 장면을 보며
2017-07-07 17:35
[창-김미나] 불시착
나는 지금 중국의 한 도시에 불시착했다. 원래 이 시간쯤이면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어야 하는데…. 다른 나라에 사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1년 만에 떠난 4박5일 여행이었다.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비행기에 오른
2017-06-23 17:56
[창-강창욱] 누구를 위해 사랑을 주장하나
첫눈 내리던 날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첫눈 내리는 순간에 가장 먼저 네가 떠오르지 않는데 나는 너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 이 싱그러운 첫눈을 맞으면서도 보고 싶은 사람이 네가 아니라면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
2017-06-09 19:04
[창-전수민] 편리를 포기할 각오는 됐나요
문이 열리자마자 후끈한 기운이 쏟아져 나왔다. 더 이상 발 디딜 틈 하나 없어 보이는 안쪽을 향해 기어코 네댓 명이 몸을 욱여넣었다. 옷자락만큼 구겨진 얼굴들이 무언가를 보고는 이내 더 찌푸려진다. 전동휠체어다. 출근길 만원 전
2017-05-26 17:29
[창-박지훈] 꽃을 기다리는 마음
매년 봄이면 서가에서 꺼내 읽는 소설이 있다. 윤대녕의 단편 ‘상춘곡’이다. ‘벚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문득 당신께 편지 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작품을 읽고 나면 마음이 질펀해지면서 또다시 봄이
2017-05-12 17:40
[창-유성열] 출산을 강요하지 마라
대한민국 출산지도. 전국의 지역별 합계출산율, 출생아 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행정자치부에서 만들었던 지도다. 특히 지역별 가임기 여성인구 수를 표시한 지도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까지 아연실색케 했다. ‘출산지도가 아니라
2017-04-28 18:43
[창-이경원] 제보자
그는 오래전부터 제보자였다고 말했다. 즐겨 택하던 수단은 대학교 정문 앞 공중전화였다. “여보세요, 신문사죠? 이런 건 취재 안 합니까? 체대 교수가 학생 상금을 가로챈단 말입니다.” 그의 대학 지도교수는 그가 전국대회에서 우승
2017-04-14 17:32
[창-김미나] 123 프로젝트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는 혼자 남을 남편을 생각하며 용기를 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글을 써내려갔다. 제목은 ‘내 남편과 결혼하고 싶어질지도 몰라요.’ 남편을 향한 마지막
2017-03-31 18:41
[창-강창욱] 어쩔 수 없는 일
여전히 시끄러운 오늘도 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랑에 관한 것이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고 누군가로부터, 무언가로부터 사랑받거나 사랑받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
2017-03-17 17:33
[창-전수민] 평범함의 난이도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누군가 당신을 두고 이런 말을 한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 수 있겠다. 크게는 두 갈래로 나뉠 것이다. 조금은 섭섭하거나,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거나. 잘난 것도 특별한 것도 없이 흔하
2017-03-03 17:39
[창-강주화] 십시일반
점심 식사를 하면서 책을 읽는 사내 독서모임에 나간다. 얼마 전 한 사람이 참석 여부를 알리는 걸 잊고 모임에 왔다. 10명이 모였는데 주문된 도시락은 9개뿐이었다. 누군가 “밥을 한 숟가락씩 떠서 나눠먹자”고 했다. 한 그릇에 각
2017-02-17 18:01
[창-유성열] 대박의 꿈
누구에게나 대박을 터뜨린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살아가면서 모두가 꿈꾸지만 실제 대박이라고 부를 정도로 큰 횡재를 얻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요새처럼 금전적 이득이 대박의 기준이라고 한다면 35년 인생에서 딱 두 번 꿈을
2017-02-03 18:50
[창-이경원] 뻗치기
“오늘은 너무 피곤합니다.” 드디어 나타난 그는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었다. “제가 편지를 보냈던 그 기자입니다!” 따라붙으며 명함을 건네는 손을 그가 가볍게 밀어냈다. “명함은 이미 받았습니다.” 편지봉투는 열어 봤다는 뜻이
2017-01-20 17:51
[창-김미나] 이름
어느 때보다도 어수선하게 새해를 맞았다. 망가진 나라 모습에 기가 찼다가 이젠 감정의 파동조차 사라진 시점에 달했다. 더 이상 놀랄 일이 없다. 쏟아지는 해괴망측한 뉴스엔 염증이 났다. 이토록 절망적인 뉴스뿐이란 사실은 참담하
2017-01-06 17:28
[창-강창욱] 그건 사랑이었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에 지친 독자를 위해 쉬어가는 코너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이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바꿔 말해야 할진 모르겠다. 절충해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라고
2016-12-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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