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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전수민] 믿는다는 것
“사랑하는 수민이에게. … 내년에도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동생과 잘 지내야 한다. 산타 할아버지가.” 산타클로스의 편지를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발견해버렸다. 그것도 아빠 책상서랍에서. 편지 속 글씨는 아무리 봐도 책상 위
2016-12-09 17:25
[창-강주화] 햄버거를 먹는 시간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한 손에 햄버거를 쥐고, 빵을 한입 베어 먹으며 걷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지난달 말 독일에 갔을 때다. 사람들이 바빠 보이는 건 아니었다. 햄버거를 씹으며 가로수를 보기도 하고 쇼핑을 하기도
2016-11-25 18:39
[창-유성열] 갤럭시 노트7과 대통령의 차이
지난 8월 중순 한 이동통신사 홈페이지에서 갤럭시 노트7 사전예약 주문 버튼을 눌렀다. ‘얼리어답터’라서 그런 건 아니었다. 이전에 쓰던 휴대폰이 땅에 부딪히면서 박살났고 새 폰이 필요했다. 어차피 2년4개월간 사용하며 할부금까
2016-11-11 18:23
[창-이경원] 그녀가 하면 로맨스
‘최순실 파일’이 담긴 태블릿PC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비선실세 논란 정국의 가장자리에서 나도 무엇인가를 손에 넣긴 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이 나라를 걱정하던 정치인들은 감사 종료가 선언되자 썰
2016-10-28 17:25
[창-김미나] 혐오가 뒤덮은 세상
“저 사람 진짜 극혐이다. 극혐.” 버스 안에서 뒷자리에 앉은 학생이 말했다. 옆에 앉은 친구는 깔깔대며 웃었다. 가리킨 손가락 끝에는 남루한 옷을 입은 꾀죄죄한 모습의 한 노숙인 여성이 있다. 여성이 바닥에 대자로 뻗어 풍경을
2016-10-14 17:59
[창-강창욱] 지하철
출근길 만원 지하철 객차 안에서 나는 매일 한 줄기 콩나물이 되어 여의도로, 서대문으로, 광화문으로 실려 간다. 이 비정한 공간은 일말의 직업적 사명이나 자부심, 일의 보람 따위를 비웃으며 돈벌이의 당위나 목적까지도 잊게 만들고
2016-09-30 18:11
[창-전수민] 數의 독재
뇌의 어느 한 구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심을 한 지 오래다. 두정엽(頭頂葉), 아마 여기 문제인가 보다. 정수리에서 뒤통수로 넘어가는 길목쯤에 있는 뇌의 이 부분이 맡은 역할 중 하나가 수학적 사고력이라고 한다. 나
2016-09-02 18:14
[창-강주화] 사드 배치 이후
지난 주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대규모 시위가 전개됐다는 외신이 있었다. 사진 속 시민들은 ‘마르코스는 영웅이 아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현 대통령에게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1917∼1989)의 유해를 국립묘지 영
2016-08-19 19:15
[창-유성열] 이걸 왜 만들었을까
바퀴 달린 접시 크기의 기계 위에 토마토소스통이 얹혀 있다. 아마도 원격으로 조정되는 듯한 이 기계는 음식물 앞으로 이동해 소스를 쥐어짠다. 음식 위에 소스가 과다하게 뿌려졌고, 조준을 실패해 사방으로 튄다. 몇 달 전 온라인에
2016-08-05 18:25
[창-문수정] 지하철 무용담
지하철 안에서 한 중년 남성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얼굴에 감정이 쉽게 드러나는 사람 같았다. 놀란 표정이 스치더니 이내 안달 난 듯한 눈빛으로 주변을 이리저리 살폈다. 다음 정거장을 안내하는 방송이 객실에 흐르자 남성은 다급해
2016-07-22 18:00
[창-이경원] 밥값
밥값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야 내 밥값을 하는구나, 기자생활 초반에 진작 깨달았다. 사회부가 수습기자에게 쓰도록 허락해준 사건기사는 사실 세상에 널린 보잘것없는 범죄였다. 40대 무직자가 서울 종로구의 한 횟집에 들어가
2016-07-08 19:33
[창-김미나] 소문의 시대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난다. 온라인상에선 특히 그렇다. 알려진 사람들이 주 대상이 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범인은 어린 학생이나 멀쩡한 직장인, 50대 중년. 종잡을 수가 없이 모
2016-06-24 19:20
[창-강창욱] 엄마 품
내가 알던 그 여자는 몇 달 새 10년은 더 늙어버린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직 서른 초반. 그는 배가 한껏 불러 있었다. 온몸의 기운을 뱃속의 아이에게 빼앗긴 것일까. 차례로 서리가 내려앉듯 하얀 머리칼이 정수리에서부터 솟아나와 사
2016-06-10 18:40
[창-김준엽] 실패 받아들이기
실리콘밸리 기업의 성공을 얘기할 때 늘 함께 따라다니는 단어는 실패다. 보통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5% 미만으로 본다. 100개 기업이 창업하면 5곳 정도만 살아남고 95곳은 실패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 열기로
2016-05-27 19:47
[창-전수민] 아빠 공부, 엄마 공부
열두 살 소년부터 서너 살배기 꼬마까지 네 명. 아버지가 다른 남매들이 있었다.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다. 공식적으로 태어난 적이 없어서다.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사랑이 끝날 때마다 혼인신고도, 출생신고도 없이 떠난 남자들
2016-05-13 18:55
[창-유성열] 야성
지난해 런던의 영국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다. 그 유명한 로제타석이나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도 가볍게 감상하고 지나쳤지만 유독 전시물 하나가 발걸음을 꽉 붙잡았다. 다소곳이 앞발을 모으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고양이상이었다. 생
2016-04-15 17:47
[창-문수정] 임신부를 위한 아이스 버킷
고통에 대해서는 역지사지가 안 된다. 막연히 짐작은 할 수 있으나 그 고통의 무게, 강도, 크기, 밀도가 실제로 어떠한지는 겪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비통은 아이를 잃은 부모가 가장 잘 안다. 루게릭병 환자의
2016-04-01 18:19
[창-이성규] 나는 아빠다
두 달 전, 3살 딸아이가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고층의 무균실 병동에 입원해 있을 때는 하루빨리 딸과 함께 지상에 발을 딛고 싶었다. 한 달 동안 집중 치료를 끝내고 잠시 퇴원했다. 그리고 ‘1주일 입원-1주일 휴
2016-03-18 17:41
[창-이경원] 너의 이름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말했는데도, 마주 앉은 변호사는 받아든 명함을 유심히 살폈다. 남의 명함을 잘못 건넸나 싶을 정도였다. “사림, 네오 사림… 그러니까, 새로운 선비정신 같은 것인가요?” 검사장 출신임을 숨기지 못하는 날카
2016-03-04 17:37
[창-김미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지난해부터 내 휴대전화 음악 재생 목록에서 빠지지 않던 노래가 있다. 가수 자이언티(본명 김해솔·25)의 ‘양화대교’다. 알앤비(R&B·리듬앤블루스) 장르로 택시기사인 아버지 주머니에서 나오던 용돈을 기다리던 아이가 시간이 흘러
2016-02-19 17:51
[창-강창욱] 지갑 분실사건
눈을 떴을 때 버스는 낯선 풍경을 달리고 있었다. 창밖은 칠흑 같았다. 집에 가는 길은 이렇게 캄캄하지 않다. 내 사지가 멀쩡한지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읽는다.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다. 광화문에서 버스를 탄 게 몇
2016-02-05 16:37
[창-김준엽] 파괴적 혁신에 예외는 없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열리고 있던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가운데 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그런 곳에 연 이틀 비가 내렸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1년
2016-01-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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