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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경원] 밥값
밥값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야 내 밥값을 하는구나, 기자생활 초반에 진작 깨달았다. 사회부가 수습기자에게 쓰도록 허락해준 사건기사는 사실 세상에 널린 보잘것없는 범죄였다. 40대 무직자가 서울 종로구의 한 횟집에 들어가
2016-07-08 19:33
[창-김미나] 소문의 시대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난다. 온라인상에선 특히 그렇다. 알려진 사람들이 주 대상이 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범인은 어린 학생이나 멀쩡한 직장인, 50대 중년. 종잡을 수가 없이 모
2016-06-24 19:20
[창-강창욱] 엄마 품
내가 알던 그 여자는 몇 달 새 10년은 더 늙어버린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직 서른 초반. 그는 배가 한껏 불러 있었다. 온몸의 기운을 뱃속의 아이에게 빼앗긴 것일까. 차례로 서리가 내려앉듯 하얀 머리칼이 정수리에서부터 솟아나와 사
2016-06-10 18:40
[창-김준엽] 실패 받아들이기
실리콘밸리 기업의 성공을 얘기할 때 늘 함께 따라다니는 단어는 실패다. 보통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5% 미만으로 본다. 100개 기업이 창업하면 5곳 정도만 살아남고 95곳은 실패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 열기로
2016-05-27 19:47
[창-전수민] 아빠 공부, 엄마 공부
열두 살 소년부터 서너 살배기 꼬마까지 네 명. 아버지가 다른 남매들이 있었다.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다. 공식적으로 태어난 적이 없어서다.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사랑이 끝날 때마다 혼인신고도, 출생신고도 없이 떠난 남자들
2016-05-13 18:55
[창-유성열] 야성
지난해 런던의 영국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다. 그 유명한 로제타석이나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도 가볍게 감상하고 지나쳤지만 유독 전시물 하나가 발걸음을 꽉 붙잡았다. 다소곳이 앞발을 모으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고양이상이었다. 생
2016-04-15 17:47
[창-문수정] 임신부를 위한 아이스 버킷
고통에 대해서는 역지사지가 안 된다. 막연히 짐작은 할 수 있으나 그 고통의 무게, 강도, 크기, 밀도가 실제로 어떠한지는 겪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비통은 아이를 잃은 부모가 가장 잘 안다. 루게릭병 환자의
2016-04-01 18:19
[창-이성규] 나는 아빠다
두 달 전, 3살 딸아이가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고층의 무균실 병동에 입원해 있을 때는 하루빨리 딸과 함께 지상에 발을 딛고 싶었다. 한 달 동안 집중 치료를 끝내고 잠시 퇴원했다. 그리고 ‘1주일 입원-1주일 휴
2016-03-18 17:41
[창-이경원] 너의 이름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말했는데도, 마주 앉은 변호사는 받아든 명함을 유심히 살폈다. 남의 명함을 잘못 건넸나 싶을 정도였다. “사림, 네오 사림… 그러니까, 새로운 선비정신 같은 것인가요?” 검사장 출신임을 숨기지 못하는 날카
2016-03-04 17:37
[창-김미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지난해부터 내 휴대전화 음악 재생 목록에서 빠지지 않던 노래가 있다. 가수 자이언티(본명 김해솔·25)의 ‘양화대교’다. 알앤비(R&B·리듬앤블루스) 장르로 택시기사인 아버지 주머니에서 나오던 용돈을 기다리던 아이가 시간이 흘러
2016-02-19 17:51
[창-강창욱] 지갑 분실사건
눈을 떴을 때 버스는 낯선 풍경을 달리고 있었다. 창밖은 칠흑 같았다. 집에 가는 길은 이렇게 캄캄하지 않다. 내 사지가 멀쩡한지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읽는다.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다. 광화문에서 버스를 탄 게 몇
2016-02-05 16:37
[창-김준엽] 파괴적 혁신에 예외는 없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열리고 있던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가운데 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그런 곳에 연 이틀 비가 내렸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1년
2016-01-22 18:11
[창-전수민] 낯선 사랑방과 뜻밖의 대화
2014년 가을이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다코야키를 파는 푸드 트럭이 나타났다. 트럭 주인은 삼십대 중반이 될까 말까한 청년이었다. 그는 다코야키 4개를 1000원에 팔았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트럭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 저녁 어스
2016-01-08 18:45
[창-김나래] 복 있는 사람
2015년 11월 29일 주일 새벽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요양병원과 보훈병원 응급실을 오가셨지만, 진짜 그렇게 훌쩍 가실 줄 몰랐다. 유언이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외할머니 이름은 오유복이다. 이름이 참 아이러니하다. 세속적으
2015-12-25 17:41
[창-정현수] 어르신들에 대한 예의
지난달 중순 밤늦게 어머니는 전화를 하셔서 “네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랑 무슨 기초연금인가 받을 수 있다 하던데 너무 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여든을 넘기신 두 분은 경북 구미에 따로 산다. 평생 농사일을 버텨온 몸이 몇 년새 고
2015-12-11 18:05
[창-우성규] 현수막 전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현수막 전쟁터다. 전국의 민의가 모이는 곳이다 보니 여느 지하철역 부근보다 현수막 내걸기 경쟁이 심하다. 평일 점심 국회 정문 주변엔 1인 시위자들도 가세해 ‘소리 없는 아우성’ 잔치가 벌어진다. 모두가
2015-11-27 18:06
[창-이사야] “아 이 우 에 오”
그런 사람이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로만 대화를 채우는 사람 말이다. 대개 의사전달 과정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며 ‘너는 아무래도 상관 없고, 중요한 건 오직 나’라는 태도로 말한다. 그의 말은 상대를 설득하기 어렵다.
2015-11-13 18:18
[창-양민경]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인간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 전 가까운 선배가 마련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받은 질문이다. 질문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온 선배의 지인이 꺼냈다. 영화제에 출품된 한 종교 영화에서 나온 질문인데 거기서 제
2015-10-30 18:38
[창-백상진] 역사전쟁과 ‘헬조선’
“전쟁은 가진 자들이 결심해선 안 된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오직 가지지 못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늙은 자들이 결정해선 안 된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단지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우연히 TV에서 본 사극 한 편이
2015-10-17 00:14
[창-김유나] ‘부자’라는 꿈
지난 8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세계적 해킹 방어대회인 ‘데프콘(DEFCON)’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데프코(DEFKOR)’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흘 동안 각 나라를 대표하는 팀들이 문제를 놓고 씨름하
2015-10-03 00:39
[창-김미나] 에일란 쿠르디를 안다는 것은
첫 조카 희영이가 태어났을 때를 기억한다. 한 팔에 쏙 들어올 만큼 작은 생명. 아기가 잠들었을 땐 혹시나 숨을 멈춘 게 아닐까 불안해 코 밑에 손가락을 대봤다. 웃고 울고 잠든 얼굴을 시도 때도 없이 바라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
2015-09-19 00:58
[창-박지훈] 푸른색 문장
김연수의 단편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에는 한 노인이 등장한다. 이 노인은 한때 ‘전후(戰後)의 문제작가’로 평가받던 전도유망한 소설가였다. 하지만 절필을 선언한 뒤 종적을 감춘다. 노인은 시간이 흘러 죽음을 앞둔
2015-09-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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