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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성규] 나는 아빠다
두 달 전, 3살 딸아이가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고층의 무균실 병동에 입원해 있을 때는 하루빨리 딸과 함께 지상에 발을 딛고 싶었다. 한 달 동안 집중 치료를 끝내고 잠시 퇴원했다. 그리고 ‘1주일 입원-1주일 휴
2016-03-18 17:41
[창-이경원] 너의 이름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말했는데도, 마주 앉은 변호사는 받아든 명함을 유심히 살폈다. 남의 명함을 잘못 건넸나 싶을 정도였다. “사림, 네오 사림… 그러니까, 새로운 선비정신 같은 것인가요?” 검사장 출신임을 숨기지 못하는 날카
2016-03-04 17:37
[창-김미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지난해부터 내 휴대전화 음악 재생 목록에서 빠지지 않던 노래가 있다. 가수 자이언티(본명 김해솔·25)의 ‘양화대교’다. 알앤비(R&B·리듬앤블루스) 장르로 택시기사인 아버지 주머니에서 나오던 용돈을 기다리던 아이가 시간이 흘러
2016-02-19 17:51
[창-강창욱] 지갑 분실사건
눈을 떴을 때 버스는 낯선 풍경을 달리고 있었다. 창밖은 칠흑 같았다. 집에 가는 길은 이렇게 캄캄하지 않다. 내 사지가 멀쩡한지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읽는다.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다. 광화문에서 버스를 탄 게 몇
2016-02-05 16:37
[창-김준엽] 파괴적 혁신에 예외는 없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열리고 있던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가운데 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그런 곳에 연 이틀 비가 내렸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1년
2016-01-22 18:11
[창-전수민] 낯선 사랑방과 뜻밖의 대화
2014년 가을이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다코야키를 파는 푸드 트럭이 나타났다. 트럭 주인은 삼십대 중반이 될까 말까한 청년이었다. 그는 다코야키 4개를 1000원에 팔았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트럭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 저녁 어스
2016-01-08 18:45
[창-김나래] 복 있는 사람
2015년 11월 29일 주일 새벽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요양병원과 보훈병원 응급실을 오가셨지만, 진짜 그렇게 훌쩍 가실 줄 몰랐다. 유언이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외할머니 이름은 오유복이다. 이름이 참 아이러니하다. 세속적으
2015-12-25 17:41
[창-정현수] 어르신들에 대한 예의
지난달 중순 밤늦게 어머니는 전화를 하셔서 “네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랑 무슨 기초연금인가 받을 수 있다 하던데 너무 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여든을 넘기신 두 분은 경북 구미에 따로 산다. 평생 농사일을 버텨온 몸이 몇 년새 고
2015-12-11 18:05
[창-우성규] 현수막 전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현수막 전쟁터다. 전국의 민의가 모이는 곳이다 보니 여느 지하철역 부근보다 현수막 내걸기 경쟁이 심하다. 평일 점심 국회 정문 주변엔 1인 시위자들도 가세해 ‘소리 없는 아우성’ 잔치가 벌어진다. 모두가
2015-11-27 18:06
[창-이사야] “아 이 우 에 오”
그런 사람이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로만 대화를 채우는 사람 말이다. 대개 의사전달 과정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며 ‘너는 아무래도 상관 없고, 중요한 건 오직 나’라는 태도로 말한다. 그의 말은 상대를 설득하기 어렵다.
2015-11-13 18:18
[창-양민경]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인간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 전 가까운 선배가 마련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받은 질문이다. 질문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온 선배의 지인이 꺼냈다. 영화제에 출품된 한 종교 영화에서 나온 질문인데 거기서 제
2015-10-30 18:38
[창-백상진] 역사전쟁과 ‘헬조선’
“전쟁은 가진 자들이 결심해선 안 된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오직 가지지 못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늙은 자들이 결정해선 안 된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단지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우연히 TV에서 본 사극 한 편이
2015-10-17 00:14
[창-김유나] ‘부자’라는 꿈
지난 8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세계적 해킹 방어대회인 ‘데프콘(DEFCON)’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데프코(DEFKOR)’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흘 동안 각 나라를 대표하는 팀들이 문제를 놓고 씨름하
2015-10-03 00:39
[창-김미나] 에일란 쿠르디를 안다는 것은
첫 조카 희영이가 태어났을 때를 기억한다. 한 팔에 쏙 들어올 만큼 작은 생명. 아기가 잠들었을 땐 혹시나 숨을 멈춘 게 아닐까 불안해 코 밑에 손가락을 대봤다. 웃고 울고 잠든 얼굴을 시도 때도 없이 바라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
2015-09-19 00:58
[창-박지훈] 푸른색 문장
김연수의 단편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에는 한 노인이 등장한다. 이 노인은 한때 ‘전후(戰後)의 문제작가’로 평가받던 전도유망한 소설가였다. 하지만 절필을 선언한 뒤 종적을 감춘다. 노인은 시간이 흘러 죽음을 앞둔
2015-09-05 00:48
[창-최승욱] 씁쓸한 안도
지난 6월 어느 날. 퇴근 후 거실에 들어섰더니 아내와 4살 딸아이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딸아이가 찰랑이는 목소리로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를 연발하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범죄예방 교육을 한 것 같
2015-08-22 00:18
[창-신태철] 가면 속에 숨겨진 부끄러운 민낯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복면가왕’이란 프로그램이 인기다. 가수들이 1대1로 실력을 겨뤄 승자가 새로운 도전자와 경연을 이어가는 방식인데, 모두 가면을 쓰고 노래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외모나 춤 솜씨, 좋아하는 가수에게 각인된
2015-08-08 00:51
[창-김준엽] 인공지능이 말을 걸어온다면
요즘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재 중 하나는 인공지능(AI)이다. 올해만 해도 ‘채피’, ‘엑스 마키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등 4편의 영화에서 인공지능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했다.
2015-07-25 00:43
[창-강준구] 원칙주의자가 좋긴 한데
‘따뜻한 금융’이 유행이던 시기가 있었다. 금융은 ‘수학’이다. 대출 서류들을 검토해 자격이 되면 돈을 내주고, 안 되면 내주지 않는다. 같은 수식을 거친 답은 같아야 한다. 모든 금융회사는 각각의 자격 요건을 수치화한 전산프로
2015-07-11 00:30
[창-이도경] 대통령의 흔적
대통령을 맞느라 준비하는 데만 1주일이 걸렸던 것 같다. “군 장병의 노고를 치하하고, 애로사항을 듣겠다.” 대충 이런 취지였던 듯했다. 하지만 기자가 병사로 복무했던 부대는 대통령 방문 소식이 전해진 뒤 완전히 마비됐다. 모든
2015-06-27 00:58
[창-김경택] 나의 메르스 공포증
“병원이 아닌 곳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불안하다. 특히 거의 매일 들려오는 루머가 공포심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예를 들어 메르스 환자가 나온 모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간병하던 A의
2015-06-13 00:40
[창-천지우] 루슈디와 모디의 인도
“마치 이 세계를 통째로 집어삼킨 듯 무시무시한 공력으로 뭔가를 엄청나게 쏟아낸다.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도대체 이 안에 없는 게 뭘까’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를 통째로 집어삼킨, 모든 게 다 들어 있는 소설이라니. 그게
2015-05-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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