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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전수민] 낯선 사랑방과 뜻밖의 대화
2014년 가을이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다코야키를 파는 푸드 트럭이 나타났다. 트럭 주인은 삼십대 중반이 될까 말까한 청년이었다. 그는 다코야키 4개를 1000원에 팔았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트럭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 저녁 어스
2016-01-08 18:45
[창-김나래] 복 있는 사람
2015년 11월 29일 주일 새벽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요양병원과 보훈병원 응급실을 오가셨지만, 진짜 그렇게 훌쩍 가실 줄 몰랐다. 유언이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외할머니 이름은 오유복이다. 이름이 참 아이러니하다. 세속적으
2015-12-25 17:41
[창-정현수] 어르신들에 대한 예의
지난달 중순 밤늦게 어머니는 전화를 하셔서 “네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랑 무슨 기초연금인가 받을 수 있다 하던데 너무 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여든을 넘기신 두 분은 경북 구미에 따로 산다. 평생 농사일을 버텨온 몸이 몇 년새 고
2015-12-11 18:05
[창-우성규] 현수막 전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현수막 전쟁터다. 전국의 민의가 모이는 곳이다 보니 여느 지하철역 부근보다 현수막 내걸기 경쟁이 심하다. 평일 점심 국회 정문 주변엔 1인 시위자들도 가세해 ‘소리 없는 아우성’ 잔치가 벌어진다. 모두가
2015-11-27 18:06
[창-이사야] “아 이 우 에 오”
그런 사람이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로만 대화를 채우는 사람 말이다. 대개 의사전달 과정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며 ‘너는 아무래도 상관 없고, 중요한 건 오직 나’라는 태도로 말한다. 그의 말은 상대를 설득하기 어렵다.
2015-11-13 18:18
[창-양민경]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인간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 전 가까운 선배가 마련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받은 질문이다. 질문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온 선배의 지인이 꺼냈다. 영화제에 출품된 한 종교 영화에서 나온 질문인데 거기서 제
2015-10-30 18:38
[창-백상진] 역사전쟁과 ‘헬조선’
“전쟁은 가진 자들이 결심해선 안 된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오직 가지지 못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늙은 자들이 결정해선 안 된다. 전쟁에서 죽는 것은 단지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우연히 TV에서 본 사극 한 편이
2015-10-17 00:14
[창-김유나] ‘부자’라는 꿈
지난 8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세계적 해킹 방어대회인 ‘데프콘(DEFCON)’에서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데프코(DEFKOR)’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흘 동안 각 나라를 대표하는 팀들이 문제를 놓고 씨름하
2015-10-03 00:39
[창-김미나] 에일란 쿠르디를 안다는 것은
첫 조카 희영이가 태어났을 때를 기억한다. 한 팔에 쏙 들어올 만큼 작은 생명. 아기가 잠들었을 땐 혹시나 숨을 멈춘 게 아닐까 불안해 코 밑에 손가락을 대봤다. 웃고 울고 잠든 얼굴을 시도 때도 없이 바라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
2015-09-19 00:58
[창-박지훈] 푸른색 문장
김연수의 단편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에는 한 노인이 등장한다. 이 노인은 한때 ‘전후(戰後)의 문제작가’로 평가받던 전도유망한 소설가였다. 하지만 절필을 선언한 뒤 종적을 감춘다. 노인은 시간이 흘러 죽음을 앞둔
2015-09-05 00:48
[창-최승욱] 씁쓸한 안도
지난 6월 어느 날. 퇴근 후 거실에 들어섰더니 아내와 4살 딸아이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딸아이가 찰랑이는 목소리로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를 연발하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범죄예방 교육을 한 것 같
2015-08-22 00:18
[창-신태철] 가면 속에 숨겨진 부끄러운 민낯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복면가왕’이란 프로그램이 인기다. 가수들이 1대1로 실력을 겨뤄 승자가 새로운 도전자와 경연을 이어가는 방식인데, 모두 가면을 쓰고 노래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외모나 춤 솜씨, 좋아하는 가수에게 각인된
2015-08-08 00:51
[창-김준엽] 인공지능이 말을 걸어온다면
요즘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재 중 하나는 인공지능(AI)이다. 올해만 해도 ‘채피’, ‘엑스 마키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등 4편의 영화에서 인공지능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했다.
2015-07-25 00:43
[창-강준구] 원칙주의자가 좋긴 한데
‘따뜻한 금융’이 유행이던 시기가 있었다. 금융은 ‘수학’이다. 대출 서류들을 검토해 자격이 되면 돈을 내주고, 안 되면 내주지 않는다. 같은 수식을 거친 답은 같아야 한다. 모든 금융회사는 각각의 자격 요건을 수치화한 전산프로
2015-07-11 00:30
[창-이도경] 대통령의 흔적
대통령을 맞느라 준비하는 데만 1주일이 걸렸던 것 같다. “군 장병의 노고를 치하하고, 애로사항을 듣겠다.” 대충 이런 취지였던 듯했다. 하지만 기자가 병사로 복무했던 부대는 대통령 방문 소식이 전해진 뒤 완전히 마비됐다. 모든
2015-06-27 00:58
[창-김경택] 나의 메르스 공포증
“병원이 아닌 곳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불안하다. 특히 거의 매일 들려오는 루머가 공포심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예를 들어 메르스 환자가 나온 모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간병하던 A의
2015-06-13 00:40
[창-천지우] 루슈디와 모디의 인도
“마치 이 세계를 통째로 집어삼킨 듯 무시무시한 공력으로 뭔가를 엄청나게 쏟아낸다.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도대체 이 안에 없는 게 뭘까’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를 통째로 집어삼킨, 모든 게 다 들어 있는 소설이라니. 그게
2015-05-30 00:09
[창-모규엽] 한화 이글스의 유쾌한 반란
지난 3월 프로야구 구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로 취재를 갔다. 현지에 아이들 옷을 싸게 파는 쇼핑몰이 있다고 해 취재를 마치고 하루 저녁 자투리 시간을 내 그곳에 갈 계획을 잡았다. 그런데 가지 못했다. 하필 한화 이
2015-05-16 00:59
[창-선정수] 리더십도 바뀌는 거야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선 야구팬들이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좌완투수 권혁의 뺨을 어루만진 것이다. 혹자는 뺨을 톡톡 때렸다고 하고, 다른 이는 애정을 담아 쓰다듬었다고도 한다. 흔
2015-05-02 18:47
[창-전웅빈] 딸에게 들려줘야 할 이야기
1년 전 이맘때 딸아이가 태어났다. 전남 진도 팽목항 인근 여관에서 자다 새벽에 “진통이 왔다”는 아내 전화를 받았다. 예정일보다 보름 빨랐다. 세월호에서 40번째 실종자의 시신이 막 발견됐다. 팽목항엔 밤새 가슴 치며 아이 이름
2015-04-18 02:14
[창-노희경] 정직한 중보기도를 부탁합니다
둘째 아이 덕분에 친해진 진우 엄마는 작년 봄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7차례 항암치료와 올 초엔 수술도 했다. 그에게 “걱정 말고 힘내. 기도할게”란 말로 가끔 문자를 보냈다. 한 달 전쯤, 그를 만났다. 얼굴색이 달랐다. 한층 밝은
2015-04-04 02:50
[창-유성열] 종말과 행복
“어차피 지구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한참 뒤 시간을 걱정하면서 살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오늘을 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최근 취재원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런저런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자
2015-03-2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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