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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유성열] 노인을 위한 나라
“늙으면 지혜로워진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농경시대의 꿈같은 소리입니다. 늙으면 뻔뻔해집니다.”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은 가방에 노란 리본을 매고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같이 말해 주목받았다. 당시 80세였던 그가 세월호 참사
2019-02-16 04:03
[창-박민지] 낡은 언어
얼마 전 남성 대학생이 여성 동기생들에게 “예쁘다”며 외모를 평가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특정 성(性)을 대상화하거나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가 쓴 사과문에서 눈에 띈 단어는 ‘자연스럽게’였다
2019-02-02 04:02
[창-박지훈] 퇴사의 꿈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바람 따라 풀려나가는 얼레의 연줄처럼 저 멀리 아득한 미래를 향해 하염없이 흘러가는 게 시간이다. 왜 우린 어제로 돌아갈 수 없는가. 과거로 시간을 되돌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물리학자 김상욱이 지
2019-01-19 04:05
[창-박세환] 그래도 다시 희망을
4년 전 선배와 함께 당시 국악중학교에 재학하던 박채원양의 사연을 보도했다. 채원이는 희귀병을 앓았지만 ‘병명’이 정확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의 이야기는 편집회의를 거쳐 신문 1면에 실렸다. 다음 날 50
2019-01-05 04:02
[창-김철오] 남겨진 사람 앞에서
1984년 가을, 강원도 영월의 고등학교 교사 류건덕은 술에 빠져 하루하루를 허비했다. 임용 5년차였지만 군 복무 33개월을 빼면 재직기간은 2년도 되지 않았다. 학교가 낯설었고, 사람이 귀찮았다. 술병 나뒹구는 골방의 좁은 창틀을 넘
2018-12-22 04:00
[창-유성열] 불멸의 시대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05년 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까지 인간의 수명을 무한히 연장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나노·로봇·생명공학의 발전 덕분이다. 또 그는 2016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2018-12-08 04:04
[창-박민지] 고독한 죽음
5년 전 서울 마포구 원룸텔에서 한 청년이 목숨을 끊었다. 홀로 지내며 네일아트 자격증을 따보려던 30대 취업준비생이었다. 청춘이 스러진 자리에 비통함은 없었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주검이 실려나갈 때 누구도 애도하지 않았다. 정
2018-11-24 04:05
[창-박지훈] 문학적 시간
그 옛날 많은 여성들이 그랬듯 세상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글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궁이 앞에 앉아 타고 남은 재에다가 ‘가’를 쓰고 ‘나’를 쓰면서 한글을 깨쳤다. 하지만 그 시절 여자가 글을 배우는 걸 탐탁지 않게 여
2018-11-10 04:00
[창-박세환] 공부밖에 할 게 없었어요
고3 담임은 모의고사가 끝나면 교단에 서서 점수를 불렀다. “500! 490! 480…” 요란하게 가채점 결과를 조사했다. 당시 반 1등은 매번 480∼490점에서 주뼛대며 손을 들었다. 호명하는 점수가 내려갈 때마다 숨이 턱 막혔다. 450점에
2018-10-27 04:00
[김병수의 감성노트] 자기복잡성
“사람은 언제나 한결같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와 인식을 자기개념(self-concept)이라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일을 잘 하는가. 가족과
2018-10-20 04:06
[창-김철오] 가을의 괴물
루사는 우리나라에서 최악의 태풍으로 기억되는 이름이다. 2002년 8월 31일 제주도로 상륙해 9월 1일 강원도 속초에서 소멸됐다. 213명이 사망하고 33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액은 5조1479억원. 지금까지 최대 기록이다. 인명피해 규모
2018-10-13 04:05
[창-유성열] 고양이들의 도시
짙은 어둠이 골목 구석구석 깔리면 빛나는 구슬들이 희번덕거린다. 물컹거리는 듯 만질만질해 보이기도 하는 보석 같기도 한 그것들은 예전에는 도둑고양이로 불렸던 길고양이들의 눈이다. 최근 들어 고양이들의 개체수가 대폭 늘어난
2018-09-29 04:00
[창-이경원] 달려라 이민혜
2006 도하아시안게임 3㎞ 개인추발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35.6㎞ 도로독주의 금메달리스트인 전 여자 사이클 국가대표 이민혜(33)가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병상에 누워 있다. 힘차게 페달을 밟던 그의 두 다리는 암세포로 부어올랐고
2018-09-15 04:05
[창-박민지] 엄마와 딸
한신자 할머니, 저는 오늘도 엄마에게 짜증을 냈어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쉽지 않네요. 엄마와 떨어져 지낸 지는 10년쯤 됐어요. 고향은 대전인데 대학에 가면서 객지 생활을 시작했지요. 돌이켜보면 집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2018-09-01 04:00
[창-박지훈] 달나라가 있어서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2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병상에서 숨을 거두기 전 그가 마지막으로 떠올린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그건 그가 스페인의 한 과학관에서 목격한 영상이었을지 모른다. 에코는 이 과학관에서 ‘
2018-08-18 04:04
[창-박세환] 노인과 어르신
“그분,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어요.” 의령경찰서 관계자는 수화기 너머로 말했다. 경북 의령의 한 60대 할아버지 얘기다. 그는 지난달 세 살짜리 외손자를 차에 두고 출근했다.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냥 깜빡했다고 한다
2018-08-04 04:05
[창-김철오] 이방인
노인은 한밤중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두컴컴한 제주도 남부의 해안길을 따라 걸어왔다. 좁은 어깨에 얼룩진 민소매 셔츠를 걸쳐 입고 메마른 발을 슬리퍼에 끼워 넣은 허름한 행색이 보인 건 스무 걸음쯤 앞으로 다가왔을 때였다. 열 걸음
2018-07-21 04:00
[창-유성열] 천연 상술
아주 먼 옛날 인류는 힘이 없었다. 짐승에 의해 찢기고 재해에 죽어 나갔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도망치고 기도하는 일밖에 없었다. 좋은 머리를 가졌지만 생존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현실은 너무나 가혹했다. 죽은 가족을 잠깐 추
2018-07-07 04:04
[창-이경원] 김영권이 서 있는 곳
축구부 전지훈련 일정이 다가오면 전주공고의 중앙수비수 김영권은 말수가 줄었다. 김영권의 아버지는 김영권이 중학교 3학년일 때 보증을 잘못 섰다. 강원길 전주공고 감독이 김영권의 회비를 몰래 대신 냈다. 전지훈련 명단을 본 김영
2018-06-23 04:00
[창-박지훈] 지단이 될 수 없다면
테니스 스타인 로저 페더러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선수가 있나요?” 페더러는 잠시 고민하다가 3명을 꼽았다. 농구 선수인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그리고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이었
2018-06-09 05:00
[창-박세환] 억울한 사람들의 나라
최근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재 1억원을 A상병의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A상병은 강원도 철원의 부대로 복귀하다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온 유탄에 맞아 숨졌다. 당시 A상병의 아버지는 언론에 이렇게 밝혔다. “누가
2018-05-26 05:00
[창-김용권] 평양에서 먹어 본 평양냉면
#1. 바야흐로 ‘한반도의 봄’이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 남과 북에 봄이 왔다. 그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과 표정, 몸짓 하나하나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감동까지 선사
2018-05-1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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