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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산책] 폐허에 만든 예술도서관
독서 인구는 많이 줄었지만 멋진 서가를 갖춘 도서관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책을 가까이하지 않던 사람들도 그곳에 가면 책 속으로 절로 빠져들고 싶어진다. 미국 시카고를 무대로 활동하는 예술가 티에스터 게이츠(45)가 만든 도
2018-04-14 05:00
[미술산책] 초현실적 동화
커다란 눈의 소녀가 테이블 위에 놓인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다. 허리까지 오는 까만 머리채와 테이블 위에 살포시 올려진 손 때문에 어두운 화면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소녀의 왕방울 같은 눈이 가닿은 곳은 유글레나(연두벌레)라는 생
2018-04-07 05:02
[미술산책] 매화, 찬란한 이 봄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굵은 붓으로 툭툭 점을 찍듯 그려낸 꽃잎들이 섬광처럼 빛난다. 길고 혹독했던 추위를 딛고 터뜨린 뽀얀 꽃망울에서 봄의 새 기운이 가득하다. 옛 선비들이 즐겨 그렸던
2018-03-31 00:00
[미술산책] 다시 불러보는 그 이름, 나혜석
이 그림은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9폭으로 이뤄진 작품 중앙에 한 여성의 시신이 보인다. 흰 광목으로 사체를 덮었지만 맨발이 삐죽 드러나 있다. 신발도 못 신은 채 처참한 최후를 맞은 이는 나혜석(1896∼1948)이다. 우리나라 최
2018-03-24 05:01
[미술산책] 십자가 처형
십자가는 기독 신앙의 요체이다. 십자가와 부활을 빼놓곤 기독교를 논할 수 없다. 서기 326년 예루살렘에서 예수가 실제 매달렸던 십자가(True Cross)가 발견되면서 화가들은 ‘십자가 처형’을 그리기 시작했다. 11세기 말 다프니는 예
2018-03-17 05:05
[미술산책] 한땀 한땀, 치유의 바느질
단추만한 크기의 붉은 헝겊들이 동심원을 이루고 있다. 중앙에서 아홉 겹으로 촘촘히 뻗어나간 점들로 탐스러운 꽃이 만들어졌다. 붉은 꽃이다. 우윳빛 헝겊 위에 160여개의 꽃잎을 아플리케 기법으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작가는 루이즈
2018-03-09 17:59
[미술산책] 옛 가로등, 작품이 되다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도심 윌셔대로에 수백 개의 가로등이 열과 오를 맞춰 서있는 것을 말이다. 저녁 무렵 이 거리를 지나쳤다면 “와, 가로등이 숲을 이뤘네”라고 탄성을 질렀을지도 모른
2018-03-02 17:36
[미술산책] “사람은 간데 없고 달빛만 푸르네”
고요히 흐르는 강 위로 보름달이 둥실 떴다. 구름처럼 뽀얀 달무리가 달을 부드럽게 에워싸고 있다. 강둑에는 낡은 정자가 보이고, 소나무 세 그루가 가지런히 서 있다. 늠름하게 뻗은 중앙의 소나무는 잎새가 무성하다. 여름이면 그 무
2018-02-23 17:57
[미술산책] 아름다움을 빚어온 아흔의 손
얼굴을 알 수 없는 여성이 한쪽 무릎을 세우고 포즈를 취했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붉은 재킷에 청바지를 곁들인 차림이 멋스럽다. 팔목의 대담한 팔찌, 공들인 손톱장식에서 범상치 않은 감각이 드러난다. 그런데 이런 사진 앵글,
2018-02-09 17:34
[미술산책] 자코메티에 맞닿은 조각
무언가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철판들이 이어져 직립의 구조물이 됐다. 굵은 철사며 쇠사슬도 보인다. 크기도 제각각, 형태도 제각각인 쇠붙이를 용접해 붙이다 보니 거칠고 투박한 질감이 도드라졌다.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켜켜이 쌓인
2018-02-02 18:21
[미술산책] 파리? 트럼프타워 앞에 세우라고
노랑 주홍 빨강 파랑… 색색의 튤립이 활짝 피었다. 열두 송이의 튤립 부케다. 젤리처럼 달콤하고, 장난감처럼 가뿐하다. 알록달록한 막대풍선을 꼰 듯하지만 실은 육중한 스테인리스스틸이 소재다. 무게는 자그마치 35t. 높이도 12m나
2018-01-26 18:05
[미술산책] 일상의 자유로운 투영
낡은 모자를 쓴 화가가 야외에서 그림 작업에 한창이다. 노랑 꽃, 빨강 꽃이 흐드러지게 핀 들판에는 누드의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델 위로 황금빛 태양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려오고, 꽃들은 햇살을 받아 즐겁게 노래한다. 화
2018-01-19 18:13
[미술산책] 예술을 부르는 손짓
엄지와 검지 끝을 살며시 모으니 동그라미가 됐다. ‘오케이’, 또는 ‘좋다’는 신호다. 합창단이나 교향악단 지휘자가 저런 손짓을 했다면 단원들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감돌았을 것이다. 그것도 양 손으로 2개의 동그라미를 만들었으니
2018-01-12 17:55
[미술산책] 우리다운 미술을 찾아서
우유 빛 백자 항아리를 품에 안거나 머리에 인 여인들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다. 반라(半裸)의 여성들은 저마다 다른 자세로 포즈를 취했다. 시선도 제각각, 표정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건강하고, 당당한 모습이다. 오른쪽 여성의
2018-01-05 18:50
[미술산책] 푸른 추상
푸른 색 화폭에 상형문자 같은 형상들이 부유하는 이 그림은 남관 화백(1911∼90)의 작품이다. 해독하기 어려운 문자들은 신라고분에서 나온 금관 같기도 하고, 사람 같기도 하다. 작가는 캔버스에 한지를 콜라주하듯 붙인 뒤 물감을 입
2017-12-26 18:34
[미술산책] 프리다 칼로를 추억하며
붉은 커튼이 쳐진 실내에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다. 침대 위에선 인형극이 한창이다. 멕시코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옆으로 해골 마스크를 쓴 남성이 보인다. 침대 뒤쪽에선 악어가 이빨을 드러낸 채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고, 요람 속 아
2017-12-19 17:36
[미술산책] 뻔뻔한, 그러나 감탄스러운 미술
그리스 신화 속 메두사는 삼단 같은 머리채가 무척 고혹적이었다. 아름다운 메두사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사랑을 나누자 아테나 여신은 분노해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머리카락이 뱀으로 변해가며 절규하는 메두사를 조각으로 표현
2017-12-12 17:15
[미술산책] 철학자가 빚은 조각
작은 입을 꼭 다문 소녀가 고개를 살짝 돌린 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또렷한 눈매와 오뚝한 코에서 단정함이 느껴진다. 어리광을 부릴 나이지만 이 소녀는 매사에 침착할 것 같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함께 뛰놀던 소꿉친구, 앞머리
2017-12-05 18:15
[미술산책] 억만장자가 기부한 풍경화
베니스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상과 곤돌라가 보인다. 화폭 오른쪽으론 두칼레 궁이, 운하 저 너머엔 살루테 성당이 자리 잡았다. 화면의 절반을 연한 산호색으로 통일하고, 하늘과 운하만 푸른색으로 처리해 담담하고 몽환적인 풍
2017-11-28 17:30
[미술산책] 조각과 벽화의 행복한 만남
경기도 장흥에서 작업하는 화가 박영남(68)은 인근의 가족미술관 가나아트파크를 즐겨 찾는다. 부르델, 세자르, 스텔라 등 유명 작가의 조각과 회화가 있는 데다, 머리 식히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조지 시걸(1924∼20
2017-11-21 17:48
[미술산책] 젊은 날의 갈망
야자수와 잡목이 어지럽게 들어찬 정원에서 한 남자가 깊은 상념에 빠져 있다. 팔짱을 낀 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느라 바로 앞에서 꽥꽥대는 홍학들의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대책 없이 헝클어진 정원처럼 남자의 마음도 복잡
2017-11-14 18:01
[미술산책] 유쾌한 픽셀 탐험
한국 사진계에서 황규태(79)는 매우 독특한 작가다. 대학 졸업 후 신문사 사진기자로 출발했지만 작가로 데뷔한 뒤 실험적 사진예술의 선봉에 서왔다. 모두가 완벽한 사진을 추구하던 1970년대황규태는 필름을 태우거나 타인의 사진을
2017-11-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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