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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산책] 우리다운 미술을 찾아서
우유 빛 백자 항아리를 품에 안거나 머리에 인 여인들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다. 반라(半裸)의 여성들은 저마다 다른 자세로 포즈를 취했다. 시선도 제각각, 표정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건강하고, 당당한 모습이다. 오른쪽 여성의
2018-01-05 18:50
[미술산책] 푸른 추상
푸른 색 화폭에 상형문자 같은 형상들이 부유하는 이 그림은 남관 화백(1911∼90)의 작품이다. 해독하기 어려운 문자들은 신라고분에서 나온 금관 같기도 하고, 사람 같기도 하다. 작가는 캔버스에 한지를 콜라주하듯 붙인 뒤 물감을 입
2017-12-26 18:34
[미술산책] 프리다 칼로를 추억하며
붉은 커튼이 쳐진 실내에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다. 침대 위에선 인형극이 한창이다. 멕시코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옆으로 해골 마스크를 쓴 남성이 보인다. 침대 뒤쪽에선 악어가 이빨을 드러낸 채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고, 요람 속 아
2017-12-19 17:36
[미술산책] 뻔뻔한, 그러나 감탄스러운 미술
그리스 신화 속 메두사는 삼단 같은 머리채가 무척 고혹적이었다. 아름다운 메두사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사랑을 나누자 아테나 여신은 분노해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머리카락이 뱀으로 변해가며 절규하는 메두사를 조각으로 표현
2017-12-12 17:15
[미술산책] 철학자가 빚은 조각
작은 입을 꼭 다문 소녀가 고개를 살짝 돌린 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또렷한 눈매와 오뚝한 코에서 단정함이 느껴진다. 어리광을 부릴 나이지만 이 소녀는 매사에 침착할 것 같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함께 뛰놀던 소꿉친구, 앞머리
2017-12-05 18:15
[미술산책] 억만장자가 기부한 풍경화
베니스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상과 곤돌라가 보인다. 화폭 오른쪽으론 두칼레 궁이, 운하 저 너머엔 살루테 성당이 자리 잡았다. 화면의 절반을 연한 산호색으로 통일하고, 하늘과 운하만 푸른색으로 처리해 담담하고 몽환적인 풍
2017-11-28 17:30
[미술산책] 조각과 벽화의 행복한 만남
경기도 장흥에서 작업하는 화가 박영남(68)은 인근의 가족미술관 가나아트파크를 즐겨 찾는다. 부르델, 세자르, 스텔라 등 유명 작가의 조각과 회화가 있는 데다, 머리 식히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조지 시걸(1924∼20
2017-11-21 17:48
[미술산책] 젊은 날의 갈망
야자수와 잡목이 어지럽게 들어찬 정원에서 한 남자가 깊은 상념에 빠져 있다. 팔짱을 낀 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느라 바로 앞에서 꽥꽥대는 홍학들의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대책 없이 헝클어진 정원처럼 남자의 마음도 복잡
2017-11-14 18:01
[미술산책] 유쾌한 픽셀 탐험
한국 사진계에서 황규태(79)는 매우 독특한 작가다. 대학 졸업 후 신문사 사진기자로 출발했지만 작가로 데뷔한 뒤 실험적 사진예술의 선봉에 서왔다. 모두가 완벽한 사진을 추구하던 1970년대황규태는 필름을 태우거나 타인의 사진을
2017-11-07 17:42
[미술산책] 시간의 길, 땅의 기억
자작나무숲에 눈이 소복이 쌓였다. 강원도 홍천에서 태백으로 향하는 길의 풍경이다. 듬성듬성 심어진 자작나무 사이로 청량한 기운이 감돈다. 홍천은 자작나무숲이 장관을 이루는 아홉사리재가 유명하다. 화가는 그 유명한 절경보다는,
2017-10-31 17:21
[미술산책] 육중함에서 해방된 조각
조각은 ‘매스(Mass)’, 즉 육중한 덩어리가 특징이다. 대리석 조각이든, 청동 조각이든, 석고 조각이든 마찬가지다. 작가가 빚은 양감덩이를 받침대(좌대)에 올리는 것도 조각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런 특성을 여지없이 깨뜨린 작가가
2017-10-24 17:59
[미술산책] 생을 찬미하나니
비뚤배뚤한 솜씨로 원을 그린 뒤, 밝은 색채를 채워넣은 작가는 미국의 알렉산더 칼더(1898-1976)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을 창안해 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칼더는 유화, 드로잉, 판화도 많이 남겼다. 굵은 붓으로 윤곽선을 좀
2017-10-23 10:43
[미술산책] 고통 속에 깃든 힘
오랜 세월 기차의 속도와 무게를 견뎌낸 침목(枕木)이 조각이 되었다. 돌들이 깔린 철로에 누워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기차를 받쳐주느라 침목은 흉터투성이다. 조각가 정현(1956∼)은 침목의 그 거칠고 황량한 물질성에 끌려 반추상의
2017-10-10 18:22
[미술산책] 자기 고백의 예술
한 줄, 길어야 두 줄이다. 참 쉽고 간단하다. 부드럽게 써내려간 필기체 글씨가 촉촉한 정감을 전해주는 트레이시 에민(54)의 네온작업은 더없이 간단명료하다. 번역을 하자면 “당신 때문에 내가 여기 있다”쯤 되겠다. 사랑하는 이에
2017-09-26 17:57
[미술산책] 암굴교회에 드리운 빛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고풍스러운 교회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건너편 절벽에서 교회를 마주한 사진가의 그림자가 화면 끝자락에 살짝 드리워졌다. 세월의 무게를 선연히 드러낸 암벽 속 교회, 절벽의 검은 사선, 그리고 인간의 그림자
2017-09-19 17:51
[미술산책] 미국적인, 너무도 미국적인
“이 그림, 만화잖아?”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회화를 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던지는 말이다. 누가 봐도 만화 같은 그림이니 당연한 반응이다. 작가 또한 생전에 똑같은 질문을 무수히 받았다. 표절이라느니, 속이 텅 비었
2017-09-12 17:30
[미술산책] 담벼락은 그의 캔버스
지구촌에는 별의별 작가들이 다 있지만 영국 작가 뱅크시는 거리의 담벼락이 작업의 무대다. 후미진 골목의 외벽이며 교각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캔버스다. 물론 이런 곳에 그림을 그리거나 낙서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건물주의 허가도
2017-09-05 18:23
[미술산책] 순수의 결정체를 찾아
조각품 가운데 가장 많이 만나는 게 인체 조각이다. 유럽 유서 깊은 도시에는 인물상이 빠지는 법이 없다. 인물상 중에도 흉상과 두상은 가장 대표적인 장르다. 하지만 흔하다고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대상을 그저 똑 닮게 표현한
2017-08-29 18:16
[미술산책] 환각, 예술이 되다
어두운 거울 방에서 노란 호박들이 빛을 뿜어낸다. 수백 개의 크고 작은 호박은 사방이 모두 거울인 공간에서 끝없이 증식 중이다. 바닥에서 천장으로, 이쪽 벽에서 저쪽 벽으로…. 호박에 촘촘히 박힌 검은 점까지 가세해 환각을 부채
2017-08-22 17:41
[미술산책] 차가운 지성으로 그린 인물화
머리를 질끈 묵은 금발의 소녀가 무언가를 읽고 있다. 시사주간지에 실린 뉴스를 보고 있는 걸까? 소녀의 등 뒤로 강렬한 조명이 비춰, 가느다란 목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인물의 측면을 부각시킨 구도, 갈색으로 화면을 통일한 색채
2017-08-15 17:45
[미술산책] 당신의 바다, 나의 바다
파도가 넘실대는 망망대해다. 대형 화물선이 바다를 유유히 가르며 지나간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는 유럽 대륙이요, 바다는 지중해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바다와 하늘 위 저 둥근 점들은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
2017-08-08 18:00
[미술산책] 자연에 맞닿은 조각
누군가의 집 기둥이었을 듯한 나무가 한 점의 덤덤한 조각이 됐다. 돛단배 같기도 하고, 농기구 같기도 하다. 찬찬히 보니 오랜 풍상을 겪은 인간의 초상인 것도 같다. 완성작이긴 한데 왠지 미완의 느낌을 주는 이 조각은 심문섭(74)의
2017-08-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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