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모 가정지원 ‘벽’ 너무 높다

국민일보는 오늘부터 ‘교육, 희망을 말하다’ 시리즈 3부를 시작합니다. 현장 취재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을 5회에 걸쳐 매일 게재합니다. 날로 늘어나는 가정해체가 위기 학생을 양산하는 가장 큰 배경이라는 점에서 그로 인한 폐해를 다루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첫 회에 싣습니다.

충남 천안의 김모씨 모자(母子)는 6평짜리 원룸에서 지낸다. 김씨(40)는 과자 공장에서 3교대로 근무하고 한 달 110만원 남짓을 받는다. 전신마비 가능성이 있어 무거운 짐을 들면 안 된다는 의사 처방도 받았지만 아이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일을 그만둘 수 없다.

김씨는 지난해 8월 경찰로부터 “거리를 헤매던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아들(14)을 다시 만났다. 외도가 심했던 남편과 이혼해 아들과 헤어진 지 5년 만이다. 다시 만난 아들의 표정은 몰라보게 어두워져 있었다. 엄마의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남편은 재혼 후에도 외도를 거듭했고 아들의 새엄마는 폭력과 폭언을 일삼아 자존감이 극도로 무너져 있었다. 아들은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

친엄마와 함께 살면서 아들은 조금씩 밝아졌다. 하지만 엄마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의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이 일해야 했다. 학원 다닐 형편도 못되는 아이는 학교가 끝나면 좁고 어두운 방에서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부모의 이혼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친 마음을 치유받지 못한 아이는 학교에서도 약하고 자신감이 없어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위축된 아이가 염려스러워 담임 선생님이 전문 상담가에게 의뢰했다. 그제야 김씨 모자는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안타깝게도 주변의 도움은 너무 보잘것없었다. 김씨는 동사무소에 연락, 한부모 가족 지원금을 요청했지만 소득이 월 108만6490원 이하여야 한다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받을 수 없었다. 2만원 차이로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신청했던 영구임대주택 지원은 대기번호가 700번대를 넘어섰다. 상담가가 한국장학재단에 김씨 사정을 설명하고 얻어낸 월 30만원의 지원금이 전부다.

한부모 가정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자녀 양육이다. 가장이 생계 유지를 위해 경제활동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 교육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 가장의 경우 대부분 고용이 불안정하고 임금이 적어 아이들은 방치되기 쉽다. 그러나 이들이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은 극히 적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은 전국적으로 137만 가구로 10년 전(96만 가구)보다 42% 늘었지만 이중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지원받는 가구는 7만3305 가구, 18만9854명에 불과하다.

천안교육청 위센터 이혜영 전문상담교사는 “한부모 가장은 경제적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그로 인해 본인과 자녀 모두 위기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며 “한부모 가정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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