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연구조작 사건과 관련, 정부 지원 연구비를 차명계좌를 이용해 횡령한 혐의와 난자를 매매한 혐의로 기소된 황우석 박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황 박사가 2004∼2005년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이 조작되었음을 인정했지만 줄기세포 연구 결과를 부풀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실용화 가능성을 과장해 농협과 SK로부터 연구비 20억원을 받아냈다는 요지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했다.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4년이었지만 법원은 황 박사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은 전기를 맞았다. 이 사건을 둘러싼 공방은 우리 사회의 진을 빼다시피 한 지루한 소모전이었다. 2005년 말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황 박사를 비판하는 여론과 옹호하는 여론으로 나라가 분열되다시피 했고 이듬해 6월부터 3년여 동안 43차례나 재판이 열렸다. 검찰 주장대로 황 박사가 데이터 조작을 지시했건 아니면 황 박사 주장대로 연구원이 황 박사를 속였건, 진짜 줄기세포가 있건 없건 연구진 내부에서 데이터 조작 의혹이 불거져 나왔을 때 이미 줄기세포 연구의 가치는 땅에 떨어졌다. 황 박사뿐 아니라 한국 과학계 전체가 세계로부터 불신을 받았다.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법의 준엄한 판단은 필요했다.

국민에게 실망과 아쉬움, 미련을 남긴 황우석 사건은 이번 판결로 사실상 윤리적 판단도 내려졌다. 더 이상 법정 소모전을 연장할 명분이 없다. 황 박사가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그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이 사건은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의 동물복제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독보적 기술이다. 문제가 된 줄기세포 배양 기술도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지난 8월 황 박사가 관여하고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연구협약을 맺었다.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도 연구 기회를 터주기 위한 뜻일 것이다. 과학계도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연구윤리를 강화하면서 과학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이 사건이 남긴 깊은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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