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두환] 달 로켓과 미사일 기사의 사진

내가 중학생 때 부산 앞바다의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보면서 우주의 신비에 매료되어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집에서는 반대였다. 1950년대는 6·25 전쟁 직후여서 부산에는 거지도 많았고 모두가 생활이 매우 어려운 시기인지라 앞날이 걱정되어서였다. 그 시절에는 직장 구하기가 힘들었고 대학에 진학해도 직장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인데도 직장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천문학을 하겠다고 하니 집에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모 신문의 1959년 10월 31일자의 ‘달 로켓과 미사일은 전략과 어떻게 관계되나’라는 기사를 읽고 내 나름대로 천문학을 전공해도 된다는 명분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도 50년 전부터 만들어온 신문스크랩에 그때의 신문기사를 볼 수 있다.

달 탐사계획 경쟁적으로 추진

달에서 직접 과학연구를 하기 위해 인공위성이나 사람을 보내야 하는데 로켓이 필요하다. 1950년대는 우주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미·소 양 대국이 국가의 위신을 걸고 달 탐사 로켓 경쟁을 치열하게 하였다. 결국 1969년 7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해서 닐 암스트롱 우주비행사가 인류최초로 달에 첫 걸음을 밟음으로서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아폴로 17호 이후로는 달 탐사계획이 중단되었고 대신에 우주정거장 계획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여러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도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에 가서 과학실험을 하는 등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 다시 달 탐사 계획이 여러 우주선진국에서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이 새로운 달 탐사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질세라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그리고 인도까지 달 탐사 경쟁에 합세하고 있다. 일본은 달 탐사 위성 가구야호를 달에 보내 세계 최초로 달 표면의 모습을 HDTV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미국은 다시 사람을 달에 보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달 탐사계획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으니 우주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달 탐사 경쟁을 국가 차원에서 왜 추진하고 있을까. 달 탐사를 위해 제일 필요한 것이 로켓이다. 로켓 기술은 바로 대륙간탄도탄(ICBM) 등의 미사일 기술과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우주선진국들은 우주후발국들에게 국제협력사업을 하면서도 로켓의 핵심기술을 이전해 주지 않고 있다. 지난 번 말이 많고 반 성공으로 끝난 나로호 발사체의 핵심기술을 우리는 획득하지 못했다. 그것은 러시아 정부가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혈맹국인 미국도 로켓 기술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

우리 로켓 발사할 수 있어야

우리가 100년 전의 조선 말기를 생각해보자. 그때 우리는 안으로는 당파싸움이나 하고 밖으로는 쇄국주의를 고수함으로써 서양의 문물을 배우지 못하였다. 그 결과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열강들에 의해 시달리다가 끝내는 일찍 서양 문물에 눈을 뜬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다. 지금 우리 실정을 보면 그때의 양상과 흡사하다. 즉 우리 주위에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우주강국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 우주강국들이 바로 군사강국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도 우리 자손들의 번영과 평화유지를 위해 우주강국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각오로 국가 차원의 우주개발체제를 구축해서 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내가 어릴 때 천문학을 전공하고 우주여행을 위한 로켓을 공부하는 명분이 여기에 있었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국방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로켓 분야의 우주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래서 국립천문대 대장 재임 때 천문대를 폐지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우주연구기관을 설립하는 데 온 정성을 바쳤던 것이다.

김두환(아주대 교수·우주계측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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