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의 탄생] 청계천에,감히 괴물 이라니… 작가 강풀 ‘괴물2’ 하차 기사의 사진

영화판도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최고의 온라인 이야기꾼’이란 별명을 가진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 ‘아파트’ ‘순정만화’ ‘바보’ 등 인터넷에서 연재한 만화마다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가 지난해 초 영화 ‘괴물’의 속편 ‘괴물2’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알려지자 영화계는 대박을 예감하며 흥분했다. 그런데 지금은?

‘괴물2’ 판권을 가진 영화사 청어람 측은 3일 “강풀의 ‘괴물2’는 사실상 무산됐다. 몇 달 전부터 다른 작가들로 대체해 시나리오 작업을 해서 완성 단계에 왔다”고 밝혔다. 강풀은 친분이 있는 최용배 청어람 대표의 부탁으로 2006년부터 ‘괴물2’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지난해 초 완성된 초고는 서울 청계천을 배경으로 괴물 대여섯 마리가 등장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청계천이란 배경이었다. 괴물 출몰 배경에 꼭 필요한 요소인 ‘서울’과 ‘물’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최적의 무대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상징물’이란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청어람 관계자는 “정치권 압력은 없었는데 내부 논의 과정에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강풀 만화 ‘26년’의 영화화가 무산된 것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암살 시도를 다룬 ‘26년’은 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대, 투자사의 갑작스런 투자계획 철회 등으로 백지화됐다. 청어람 관계자는 “‘26’년이 엎어지면서(무산되면서) 청계천의 ‘괴물2’도 어렵겠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작가들이 만든 새로운 ‘괴물2’ 시나리오는 한강과 그 지류에서 괴물들이 출몰하는 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올해 개봉하려 했지만 2011년으로 미뤄졌다. 최근 싱가포르 미디어개발청(MDA)이 제작비 60억원을 지원하고,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한 매크로그래프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기술개발비 20억원을 지원받으면서 제작에 탄력이 붙고 있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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