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보면 이 시대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표현들이 많다. 앞뒤 말을 연결할 때 ‘하매, 하되, 한즉’ 등을 쓰고, 글을 마칠 때는 ‘하는지라, 하더라, 함이라’ 등을 사용한다. 요즘 말과 사뭇 다르다. 근 100년 사이에 우리의 언어 표현이 적지 않게 변했다.

가까운 10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이런 변화를 느낄 만하다. 주로 신문에 보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중이다’이다.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서 ‘검토 중이다’는 ‘검토하고 있다’로 바꾸어도 뜻이 같다. 전에 자주 쓰이던 ‘∼하고 있다’가 이처럼 ‘∼중이다’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다. 신문은 현재 사실을 전달하는 기능상의 특성 때문에 ‘한다’보다는 ‘하고 있다’를 많이 쓰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문장마다 ‘하고 있다’가 나와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하고 있다’ 대신 ‘중이다’를 쓰는 듯하다. 특히 ‘중이다’는 ‘휴식 중’ ‘휴식하는 중’처럼 명사와 동사에 두루 붙으니 사용하기 편리하다. 물론 같은 글에 ‘중이다’를 자주 쓰는 것은 삼가야 할 일이다. 또 ‘중이다’보다는 ‘하고 있다’가 더 우리말답다.

‘중이다’를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피동 표현에는 잘 안 어울린다는 것이다.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안이 검토 중이다.’

후자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검토 중이다’는 ‘검토하는 중이다’의 준말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검토되는 중이다’로는 잘 읽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때는 ‘검토되고 있다’로 바꾸는 게 좋다.

좀 다른 문제를 생각해 보자. ‘검토하는 중’을 무조건 ‘검토 중’으로 줄일 수 있을까.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와 ‘방안을 검토 중이다’는 둘 다 가능한 표현이다. 하지만 글에 따라서는 양자가 구별되기도 한다.

‘엄마는 그가 공부 중에는 숨소리도 내지 않았다.’

이때는 ‘공부 중’을 ‘공부하는 중’으로 고치는 게 좋다. 주어 ‘그가’에 호응되는 술어를 정확히 밝혀 줘야 의미 흐름을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공부 중일 때에는’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이병갑 교열팀장 bk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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