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窓-최광식] 중동에 이는 원자력붐 기사의 사진

중동지역의 원자력활동이 활발하다. 케테루비의 음악 ‘페르시아의 시장에서’처럼 이 지역 원자로 건설소식이 갈수록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주 요르단에 우리나라의 원자력연구원이 소형 연구용원자로 입찰의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확정되었다. 요르단은 앞으로 원전 2기를 지을 예정이고 그 전초활동으로 연구로 건설을 결정하였다. 그뿐 아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한국전력이 주계약자로 미국 웨스팅하우스사를 끼고 입찰에 들어가서, 일본 히다치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의 컨소시엄과 프랑스의 아레바사를 제치고 현재 선정 최유력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우리 원전의 최초 수출이 이루어지면 이는 원전선진국들을 제치고 후발국인 우리가 신흥 원전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원전에 관심이 있다. 최근 KAIST 원자력공학과에 약 10명의 전문인력 교육을 요청하였다. 원자력안전기술원도 UAE, 이집트 등으로부터 안전기술협력 요청을 받고 있다.

중동국가들의 원자력에 대한 관심은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대한 국제적 요구가 크고 또 산유국에서 산업국으로 성장하려면 전력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원전이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과 그들의 에너지원 다양화 의지 때문이다. 지금까지 원전이 전무하다시피 한 이 지역의 원자력 러시를 세계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첫째 핵물질의 이용과 이동이 많아짐에 따른 분실과 탈취 그리고 이를 이용한 핵테러 위협이 늘어난다는 시각이다. 픽션이지만 요즈음 인기 TV 드라마 ‘아이리스’는 서울 광화문에서의 핵테러 위협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도심에서의 핵테러는 9·11에 버금갈 악몽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지역에서 연구로나 원전 건설과 함께 보안문제는 더욱 큰 국제사회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것은 핵확산이다. 불안한 국가안보 혹은 불리한 정치상황에 처한 정치지도자일수록 더욱 그 유혹을 받는다. 이미 주변 국가들의 핵개발 의혹이 거론되고 있어 국제규범 등을 통해 국제사회는 범지구적으로 핵 비확산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원자력기술과 인력기반이 부족한 지역에 건설되는 원자력시설의 안전관리체제의 조기정착 문제이다. 안전성은 탄탄한 기술력, 치밀한 안전관리체계, 엄격한 안전규제 그리고 이들에 대한 사회의 감시가 어우러질 때 확보되므로 이 지역에 안전인프라와 안전문화를 조속히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자력사고가 이 지역에서 발생하면 다른 나라들의 기존 원자력산업도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선정되든 간에 수출국은 이 점을 명심하여 해당국의 원자력시설 안전성을 철저히 확보하기 위한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핵분열의 발견은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거대 사업을 만들었고 히로시마의 ‘거대한 폭발’에 인류는 전율했다. 그 후 원전산업이 일어났지만 1986년 체르노빌원전 사고로 인간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침체되었던 원전이 중동지역에서 부흥하는 것은 원전산업에는 큰 기회지만, 이를 살리려면 국제사회의 우려들을 수입국이나 수출국 모두 명심해야 한다.

중동지역의 원자력개발 여정은 여러 가지 유혹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신드바드의 모험’이다. 이 지역에서 건설될 원자로가 문지르면 연기가 피어오르고 거대한 노예가 나타나서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그들만의 요술램프’가 아니라, 지구적 온난화문제를 해결할 안전하고도 환경친화적인, 지혜로운 할머니가 지피는 따뜻한 ‘화로’임이 세계 시민들에게 입증되기를 기대한다.

최광식(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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