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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창간 21주년] 기독교 역사 바로 세우자 (1) 초·중·고 교과서 기독교 왜곡

[국민일보 창간 21주년] 기독교 역사 바로 세우자 (1) 초·중·고 교과서 기독교 왜곡 기사의 사진

근현대화 이끈 기독교, 역사교과서에는 ‘없다’

초·중·고 역사(사회) 교과서 내 기독교역사에 대한 공정한 서술과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1년부터 사용될 교과서의 ‘2007 개정교육과정’ 역사서술지침이 불교 유교 천도교 동학 민간신앙에 대해 서술할 것을 요구하면서 유독 기독교만 배제하고 있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은 종교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한국교계 중심으로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 갖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박명수 소장)와 공동으로 역사학계가 기독교를 왜 부정적으로 보게 됐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의료, 교육, 일상생활, 한글운동, 민족운동, 예술, 해외이민, 대한민국 성립 등에서의 기독교 역할을 객관화해 역사교과서 내 기독교역사 기술의 필요성을 밝히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교과서는 교육의 중심에 서 있다.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고, 학생은 이것을 배운다. 학생들은 교과서의 내용을 알고 있어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그러면 역사교과서는 기독교를 바로 소개하고 있는가? 한마디로 말해 기독교는 역사교과서에서 제대로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역사교과서에는 기독교 전래와 발전에 관한 단 한 항목의 설명도 없다. 이에 비해 불교와 유교는 말할 것도 없고, 천주교 천도교 기타 민간신앙도 항목을 따로 설정해서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교과서에서 기독교에 관한 내용은 갈수록 축소되고 심지어 왜곡되고 있다.

현행 역사교과서 문제가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여기에 대처하지 못했다.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은 2008년 봄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의 세미나였다. 여기서 필자는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던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기독교를 서구제국주의와 일제침략의 옹호자로 기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조선정부는 기독교를 통해 서구문명을 받아들여 제국주의의 침략을 막으려 했으며, 한국 기독교는 일제의 조선통치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사학계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같은 해 7월 교과부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이 부분을 수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같은 해 10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금성출판사의 왜곡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결의하고, 정부에 개선을 촉구했다. 결국 이런 노력은 열매를 맺어 금성출판사는 이 부분을 삭제하였다. 여기에 크게 기여한 것이 국민일보이다. 국민일보는 ‘외면당하는 한국교회사’라는 제목의 6차례에 걸친 기획기사로 여론을 환기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금성출판사의 교과서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편찬한 국사교과서에도 이 같은 왜곡, 축소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2009년 봄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는 국사교과서를 분석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아울러 한기총은 같은 해 6월 이 문제를 보다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 한국기독교바로알리기운동본부(본부장 이용규 목사, 전 한기총 대표회장)를 구성하고, 산하에 전문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문제를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한기총 역사바로알리기운동본부는 지난 10월 이 문제를 중심으로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공청회를 갖기도 했다.

교과서문제를 다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이다. 다시 말해 교과서는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의해 고시된 교육과정에 의해 씌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수정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변화를 이룰 수 없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불교나 유교 등 전통 종교와 천주교 천도교 등은 서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기독교가 등장한 개항 이후에는 특정종교를 서술하지 말라고 돼 있어 기독교 서술이 불가능하게 됐다. 한기총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부에 2007 개정 교육과정 역사부분 수정요청 건의안을 제출했다.

한기총의 이 같은 개정운동에 큰 힘이 된 것은 기독교인 국회의원들이다. 지난 10월 23일 대표적인 기독교 정치인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과 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인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교과위 국정감사에서 이의 시정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현재 한기총은 산하 66개 교단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산하 교단 대표들의 서명을 통해 정부에 재차 건의안을 제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전국 교회에 역사교과서의 기독교 왜곡에 대한 소책자를 발행해 이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 근대사에서 교과서는 각종 종교들의 각축장이 됐다. 먼저 이 문제에 대해 가장 민감한 종교단체는 대종교였다. 대종교는 단군을 신으로 섬기고 있다. 하지만 과거 역사교과서에 단군을 단지 신화적 존재로 설명했다. 1987년 대종교는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단군신화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며,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반민족행위라는 것이었다. 그 결과 현행 교과서에는 단군신화라는 말은 사라지고 단군이야기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이슬람교도 마찬가지이다. 1995년부터 한양대 이희수 교수를 중심으로 교과서에 나타난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정하는 작업을 했다. 그는 각종 교과서 개정작업에 참여해 지금까지 호전적으로 기술되었던 이슬람을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로, 다른 종교에 대해 관용하는 종교로 묘사했다.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불교계의 교과서 대응은 보다 체계적이었다. 1998년 4월 조계종 포교원 부설로 교과서연구위원회를 만들어 각 분과별로 초·중·고 교과서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그 뒤 불교에 대한 부정적인 설명은 제거되고 긍정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1990년 교과서에는 불교가 일본 통감부에 예속되었다고 설명한 데 비해 현행 교과서에는 “불교혁신과 자주성을 회복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비해 기독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국민일보의 보도(2008년 5월 26일)에 따르면 작년까지 한국의 많은 종교단체에서 교과서 수정요청을 하였지만 기독교는 한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1990년의 교과서는 기독교는 서양의술의 보급, 근대교육의 시작, 한글의 보급, 평등사상 전파를 했다고 돼있었지만, 현재에는 단지 교세를 확장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 사학자들은 학문적인 차원에서 한국교회를 바로 알리는 운동에 나서고 있다. 역사교과서문제는 근본적으로 한국 역사학계와 교회사학계의 소통 부족으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는 ‘한국 기독교와 근대화’라는 주제로 교회사학자들이 보는 한국 근대화를 정리해 한국역사학계와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현재 한국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반기독교정서가 강하다. 교과서가 전통종교는 높이 평가하고 기독교는 외래종교로 폄하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반기독교적인 정서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기독교를 바로 알리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이것을 위해 한국교회는 역사교과서를 바로 개정해 기독교를 학생들에게 바로 알려야 할 것이다.

박명수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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