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명자] 자원 효율성을 높이자 기사의 사진

이번 주부터 열리고 있는 코펜하겐 기후회의에 지구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역사의 한 고비에서 글로벌 기후체제를 어떻게 만들어 낼 지 국제사회가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 그간의 기나긴 논쟁을 일단락 짓고 지구공동체로서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회의 결과가 어떻게 나온다 하더라도 자원위기와 환경위기의 심화로 성장의 한계가 가시화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녹색성장의 길이다.

필자는 녹색성장의 성공 여부를 가름할 키워드는 ‘자원 효율성’이라고 본다. 탄소경제의 에너지 효율을 바짝 높이고,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차 등을 엮는 신에너지 체계로 새 바람을 불어 넣어야 하는 것도 그 맥락이다. 자원 효율성은 비단 에너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선진국의 자원 이용 통계를 보면 화석연료보다 금속자원의 사용량이 두 배가 넘는다. 지난 백년간 알루미늄 사용량은 수천 배가 됐고 크롬과 니켈도 수백 배가 늘었다.

치열해진 금속자원 확보 경쟁

제품의 첨단화에 따라 사용하는 원소의 종류도 계속 늘고 있다. 인텔사의 컴퓨터 칩의 경우 1980년대에는 11가지, 1990년대에는 14가지, 2000년대에는 45가지 원소가 들어가고 있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원소의 종류도 50가지에 달한다.

금속자원은 국가별 매장량이 천차만별이고 사실 정확한 정보도 제대로 모른다. 수요는 계속 늘어 가는데 대체자원이 마땅치 않으면 가격은 치솟게 마련이다. 액정화면(LCD)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조에 필수인 인듐(In)의 확보는 ‘자원전쟁’을 빚는 양상인데, 이미 5년 사이에 가격이 3.5배로 뛰었다. 항공기 엔진 제작에 필수인 레늄(Rhenium)은 대체 가능한 소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희소금속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리는 건 당연하다. 희토류(rare earth metals 17종)는 전기차, LED 등 첨단전자제품의 제조에 필수인데, 녹색산업의 성장으로 2015년에는 그 수요가 두 배가 되리라 한다. 1980년대 덩샤오핑은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며 이 분야를 전략적으로 키웠고, 중국이 세계 공급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느슨한 환경규제와 싼 가격을 앞세운 중국의 수출 공세로 미국의 마운틴 패스 광산은 문을 닫았다. 독점체제 하에서 수출량을 확 줄이는 것은 자원의 무기화에 다름 아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중국의 희소광물 수출 제한 조치를 걸어 WTO에 제소했다. 희소자원을 둘러싼 이런 식의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금속자원의 95%를 수입하는 처지에서 폐금속 리사이클은 걸음마 단계다. 모든 소재가 흘러드는 도시 자체를 광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도시광산’(urban ore) 개념을 실용화할 단계가 된 것이다. 특히 가전제품은 도시광산의 주요광맥이다. 휴대전화 1t(약1만개)에서 뽑아낼 수 있는 금은 150g인데, 엄청난 온실가스를 방출하면서 금광석 1t에서 뽑아내는 양은 고작 5g이다. 해마다 장롱 폰을 비롯해서 버려지는 휴대전화는 1500만대다. 우리나라의 840만 대의 폐전자제품을 리사이클한다면 2000억원어치의 금속을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폐 휴대전화는 엄청난 금광석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녹색성장의 지름길이다. 에너지를 비롯해 자원 효율성에서 가장 앞서가는 일본은 지난 25년간 자원 생산성을 두 배 높였다. 자원 투입은 2분의 1로, 생산은 2배로 늘린다는 고전적 전략에 더하여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나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폐자원의 수거체계 구축, 신기술 개발, 경제성 확보 등 신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네트워크와 협업체제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부가 ‘희소금속 소재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내어 놓았으니 이제 부문별로 철저한 실행계획을 추진해서 반드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김명자 (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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