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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임한창]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삶의 향기-임한창]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기사의 사진

사람들은 가끔 하늘을 비상(飛翔)하는 꿈을 꾼다.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을 나는 것을 동경한다. 그 날개는 돈 명예 권세 영화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그들은 추락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날개를 퍼덕거린다. 창공을 오랫동안 날기 위해서는 지상에서의 수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역동적인 날갯짓이 필요하다.

날지 못하는 자에게는 추락도 없다. 창공을 날아올라 정상에 서본 사람만이 추락을 경험한다. 낮은 곳에 사는 자들은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추락하는 것은 반드시 날개가 있다. 때로는 한 시절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멋진 날개 때문에 추락을 경험하기도 한다. 날개는 정상에 오르는 도구이지만, 때로는 파멸을 가져오는 흉기도 된다.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는 가끔 어이없는 장면이 목격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날개를 가진 독수리가 맥없이 폭포 밑으로 추락해 박살 나는 장면이다. 왜 그럴까. 강력한 날개를 가진 독수리가 왜 추락하는 것일까.

나이아가라로 향하는 강의 지류에 죽은 양이 박힌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떠내려가면, 독수리들은 그것을 향해 하강한다. 독수리는 예리한 발톱을 양의 털에 깊숙이 박고 양고기를 뜯어먹는다. 독수리가 죽은 양의 살코기에 탐닉할 즈음, 거대한 물줄기가 천길 낭떠러지 나이아가라 폭포로 떨어지는 굉음이 들려 온다.

독수리는 그것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살점을 모두 먹어치운 후, 강력한 날개를 펴서 창공으로 날아오르면 그만인 것이다. 이제 달콤한 파티는 모두 끝났다. 얼음덩이 위엔 양의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독수리는 포만감을 느끼며 공중으로 날아오르기 위해 날개를 활짝 폈다. 그런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양의 털에 깊숙이 박힌 발톱이 얼어붙어서 빠지질 않는 것이다. 독수리는 날개를 퍼드덕대다가 양의 사체와 함께 폭포에 추락해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쾌락의 양고기에 취해 자신이 점점 죽음의 폭포로 향하고 있음을 망각한 독수리의 비극적인 최후다. 그러나 이게 어찌 독수리의 경우에만 해당될까. 달콤한 죄의 유혹에 너무 깊이 빠져 지내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죄악에 박힌 발톱이 빠지질 않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인생을 찾지도 못한 채 스러져 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죄악은 얼음덩어리에 박힌 양고기처럼 먹음직하고, 보암직하지만 그 결과는 어김없이 파멸로 이어진다.

세상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른 사람들의 추락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목격하는가. 찬란한 수식어와 함께 신문과 방송에 수없이 오르내리던 그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추락하는 장면을 수없이 본다. 정상에서 추락하지 않으려면 처음 비상(飛上)할 때보다 훨씬 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영원한 것에 가치를 두고 살지 않으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날개가 곧 추락의 원인이 된다.

비상의 날개가 없다고 절망하지 마라. 삶이 힘겹다고 징징대지 마라. 세상이 냉혹하다고 꺼이꺼이 울지도 마라. 지나가 버린 삶을 한탄한들 무슨 소용인가. 왕년의 영화는 안개처럼 헛된 것, 어차피 인생의 짐은 무겁고, 그것의 속도는 화살처럼 빠르다. 세상은 우리가 잠시 머무르는 숙영지일 뿐, 영원한 본향은 아니다. 세상의 달콤한 것들은 찰나의 미각에 불과하다. 눈부시게 빛나던 날개도 추락의 원인이 될 뿐이다.

성경의 한 인물이 우리에게 해답을 준다. 예수 그리스도….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자신을 추락시켜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가 인생의 해답이다. 그분을 바라보고 살면 날개가 있든 없든 추락하지 않는다.

임한창 종교국장 hcl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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