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窓-김영중]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먹기 기사의 사진

우리는 선조부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터득한 것 같다. 일상의 인사에서도 으레 건강에 대한 안부부터 먼저 묻는 것은 물론이고 축사나 새해인사 같은 특별한 경우의 인사에도 건강을 기원한다는 문구가 들어갈 정도로 건강에 대한 주의와 관심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과 비교하여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어디가 특별히 아프지 않아도 보약을 찾고, 몸에 좋다면 보신탕은 물론 뱀탕, 사슴피 등과 같은 혐오식품도 마다하지 않고 심지어 건강한 어린이에게 보약을 먹이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의학 용어로 말하자면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에 걸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수두룩한 것 같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사는 동안에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짐에 따라 소위 건강식품, 건강보조식품, 건강기능식품들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런 제품들이 건강에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에 서로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구매하는 것 같다.

건강식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은 건강의 유지와 증진에 효과가 있거나 그렇게 기대되는 가공식품을 말한다. 따라서 식품위생법에 의해 제조허가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어 행정관청에 의해 제조나 판매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반해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몸의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는 성분을 함유하는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정제, 캡슐, 액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조, 가공한 식품으로 식품위생법에 의해 제조, 광고, 판매 등 모든 과정이 엄격하게 관리되는 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그 형태가 식품이라기보다는 약과 비슷한 정제나 캡슐로 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약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건강(보조)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구별하는 핵심은 기능성의 과학적 검증과 기능성의 표기 및 광고의 가능 여부다. 이러한 기능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효능이 규명되어야 함은 물론 인체시험에서도 그 기능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은 건강(보조)식품과 분명히 구분되며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위한 의약품과도 엄격하게 구별되어 의약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표기나 과대광고 등은 엄격하게 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최근 국내의 식품회사나 제약회사들이 천연물소재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천연물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천연물의약품의 개발은 상대적으로 다른 의약품에 비해 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짧은 기간이 소요되어 우리나라와 같은 투자환경에서 경쟁력을 갖고 덤벼볼 만한 분야이며 시장 친화성이 높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또한 독자적인 소재가 개발될 경우 국내 시장뿐 아니라 일본, 미국이나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을 도모할 수 있어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의 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과 재정지원이 밑받침되고 국내 기업이 확고한 의지로 연구개발에 힘을 쏟는다면 국제경쟁력이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아무리 탁월한 효능을 갖는 건강관련 식품이나 의약품을 개발한다고 하여도 몸에 좋다고 아무 생각 없이 과용하거나 남용한다면 오히려 우리 몸에 독이 될 뿐이기에 과대광고에 현혹되어 무분별하게 소비하지 않는 지혜를 발휘하여야 하겠다.



김영중(서울대 약대 교수·학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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