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삶의향기

[삶의 향기-김윤희] 여섯 번 칭찬하기

[삶의 향기-김윤희] 여섯 번 칭찬하기 기사의 사진

얼마 전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에게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욕을 많이 한다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엄마! 욕이 파워야”라는 것이다. 욕 잘하는 아이가 보스가 되기 때문에 서로 기를 쓰고 욕을 해댄다는 것이다. 이에 담임선생님이 개혁 의지를 갖고 칭찬 캠페인을 해서 격려와 칭찬을 많이 하는 아이에게 상을 주기로 했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가장 욕을 잘하던 아이조차 상을 받기 위해 애써 다른 아이들을 칭찬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을 보면 여야가 서로를 비방하기에 그침이 없다. 나날이 비방 수위를 올리며, 자극적인 말들로 제 입장만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일단 반대하고, 필요하면 국회 본 회의장을 점거하고, 불리하면 장외투쟁하고, 폭력도 불사하고, 최대한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언어들을 골라서 하는 듯하다. 여야가 바뀌어도 똑같은 방정식으로 정치를 풀어간다. 정치권에서도 욕(?)이 파워인가!

정치인들에게는 어떤 캠페인이 필요할까? '상대의 장점을 먼저 칭찬하고 그 다음 단점을 지적하라'는 규칙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당 대변인들이 언론에 보도를 할 때마다 상대당의 잘한 점 한 가지를 말해 주고 공식 입장을 밝힌다면 어떨까? 그것만으로도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다. 아니면 1년에 하루 만이라도 상대 당 칭찬하는 날을 정하고, 가장 많이 칭찬한 정당이나 의원에게 상을 주면 어떨까? 너무 현실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걸까.

우리의 가정들을 들여다보자. 나는 '잔소리'라는 용어 자체를 싫어한다. 엄마가 자녀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잘되라고 하는 말은 결코 잔소리가 아니다. 용어 자체가 잘못된 선입관을 심어 주고 있다. 우리 여성들의 사전에는 잔소리란 없다. 모두 '굵은 소리'이다. 그러나 굵은 소리를 할지라도 그 내용이 모두 비판적이면 곤란하다. 칭찬과 격려의 말은 꼭 필요하다. 칭찬 속에서 자란 아이가 감사할 줄 안다고 한다. 출근하는 남편의 어깨를 보면 아내의 점수를 매길 수 있다. 격려를 받은 남편들의 어깨는 축 처져 있지 않다. 쭉 펴져 있다.

자녀들도 부모님에 대해 자신들의 요구가 조금만 관철이 안 돼도 '역시 우리 부모님들하고는 전혀 대화가 안돼’라고 포기하지 말자. 대화는 상호적인 것이니 어느 정도 자녀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칭찬 받지 않고 자란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에게 칭찬하는 법을 잘 모른다.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분들이 자랄 때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색하고, 마음은 있어도 잘되지 않는 것이다. 그럴 때는 자녀들이 도리어 부모에게 칭찬과 격려를 해 보면 어떨까. "엄마, 난 엄마같이 요리 잘하는 여자한테 장가갈래.” “아빠, 경제도 이렇게 어려운데 용돈도 주시니 우리 아빠 최고.” 이런 말을 들은 아빠의 눈시울은 자녀 모르게 뜨거워져 있을 것이다. 엄마는 그날 저녁 콧노래를 부르며 더 맛있는 요리를 내놓을 것이다. 부모가 오히려 자녀에게서 칭찬의 파워를 배울 수 있다.

사회를 들여다보면 한 사람이 몇 년 걸려 이룬 것을 하룻밤 새 말 한마디로 무너뜨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악플 하나로 한 사람의 생을 파괴하기도 한다. 건설하고 세우는 것이 어렵지 부수는 것은 순식간이다. 건전한 비판이 아닌 파괴적인 비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좋은 칭찬 한 마디에 두 달은 살 수 있다고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여섯 번만 칭찬을 들으면 1년을 기분 좋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여섯 번 이상 칭찬을 했는가. 여섯 번의 칭찬을 들었는가. 잠언을 보면 솔로몬은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고 가르친다. 새해에는 꿀과 건강식품보다도 '칭찬과 격려의 선한 말'로 선물들을 많이 하면 어떨까! 칭찬과 격려는 가장 큰 파워다.

김윤희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