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두환] 동아시아 우주기구 만들자 기사의 사진

요즘 또다시 일본의 망령이 되살아난 듯한 내용의 신문기사들이 우리를 언짢게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에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여성들의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1인당 단돈 99엔을 지급한 것이라든지, 최근에 발표한 고등학교 지리역사 새 교과서 학습지도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다, 문부과학상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대한 망언 때문에 잘 나가던 한·일관계가 다시 시끄럽게 돼 버릴지 걱정이다.

중국의 우주패권 대비해야

우리 선조들은 일본고대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나는 과학자 입장에서 일본으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베푼 은혜의 보답을 조금이라도 받기 위해 천문우주분야의 박사를 양성하고자 일본정부의 국비장학생으로 10여명의 후배들이 도쿄대학과 교토대학에 유학할 수 있도록 했다(1970년대 초반 한국에는 천문학 박사가 한명밖에 없었음). 그러나 이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에 지나지 않으며 더 큰 차원 즉 국가 간의 호혜차원에서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날 일본과는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가 얽혀 있다. 우리가 과거사를 따지자면 일본을 용서할 수 없지만 글로벌 세계에서 국가를 부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잘 지내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하나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한·일 우주협력을 국가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오늘날은 우주강국이 곧 군사강국이다.

최근 중화패권주의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 중국은 빠른 속도로 미국의 우주개발계획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 국가지도자가 직접 우주개발을 주도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우주강국 일본도 요즘 평화목적의 우주활동 외에 국가안보 부문을 강조하면서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우주개발 속도와 경제력을 보면 앞으로 10년이면 미국과 어깨를 견줄 만큼 우주강국이 돼 일본은 중국의 상대가 안 될지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기왕 뗄 수 없는 이웃 나라 사이라면 한·일 공동으로 우주개발을 추진하면 여러 면에서 시너지효과도 있고 장차 초 우주강국이 될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한·일 우주협력이 잘 추진될 경우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동아시아 우주기구(EASA)를 설립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유럽은 1975년 프랑스 독일이 주가 돼 18개국이 참여한 유럽우주기구(ESA)를 설립해 로켓과 위성 개발을 위주로 우주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오래도록 적국 사이였지만 지금은 우주협조가 잘되고 있다는 사실은 남의 일이 아니다.

한·일 협력하면 시너지효과

우주개발분야에서는 한·일 협력이 잘 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1977년 이후 지금까지 32년간 일본의 기상위성(GMS) 덕분에 매일 TV를 보면서 태풍이나 날씨 상황을 알 수 있어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돼 왔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우리도 내년에 독자적인 기상위성을 발사하는데 우주공간에서 GMS와 거의 같은 위치에 있게 돼 역할을 분담하면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소형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고흥우주센터가 있는 반면에 일본에는 중형위성을 발사하는 우치노우라 우주센터와 대형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다네가시마 우주센터가 있다.

따라서 한·일 우주협정에 따라 소형위성은 고흥에서, 중형과 대형은 일본에서 발사한다면 양국은 원하는 위성을 원하는 시기에 발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장차 EASA가 설립되면 인류가 계속 살아가야 할 행성인 지구는 미국 러시아 중국 ESA 그리고 EASA의 다섯 우주강국의 세력균형으로 평화가 오래도록 유지될 것이다.

김두환 아주대 우주계측정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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