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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종 칼럼] 지지율 상승에 대한 기대와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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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새해 화두로 중국 고사에서 따온 ‘일로영일(一勞永逸)’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노력하여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초석을 다지겠다는 각오로 이 말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이들은 일확천금, 한탕주의 냄새가 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얼핏 듣기에, 한번 합격하면 평생이 보장된다고 믿는 고시생의 구호 같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뜻으로 쓰고자 한 말을 애써 비틀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강해질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이 대통령의 의미 부여와 다짐이 아니더라도 올해는 정권이 반환점을 도는 해로 이명박 정부의 성패를 가름하는 시기다. 그 성패는 단순히 이명박 정부의 그것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 시기를 결정짓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다행히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명박 정부가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얼마간은 조성된 것 같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를 강타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400억 달러가 넘는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연말에는 400억 달러 원전 수출의 개가도 올렸다. 또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공식 탈바꿈한 최초의 국가로 올라섰다. 사회적으론 용산 참사의 응어리가 풀렸다. 정치적으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충격이 있었고 세종시, 4대강사업 등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등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새해 예산안이 여당 단독으로나마 통과돼 파국은 면했다.

그 중에서도 이명박 정부에게 제일의 청신호는 50%를 웃도는 국민 지지율이다. 쇠고기 파동 때는 10%대까지 내려갔던 지지율이다.

지지율 상승은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강화해줄 것임에 틀림없다. 이 대통령은 리더십을 가장 강하게 발휘해야 할 정권 출범 후 2년을 쇠고기 파동,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야당과는 물론 여당 내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 등으로 동력을 상실한 채 대부분 허송했다. 이제야 리더십을 회복하고 국정 수행의 동력을 찾은 셈이다.

국정은 작은 생선 굽듯 해야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회복하여 국정을 장악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당파를 초월하여 일단 바람직한 일이다.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상실하여 국정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닥칠 것은 혼란밖에 없다. 이처럼 대통령의 강화된 리더십과 국운 융성의 분위기, 그리고 우리 국민 특유의 신바람이 좋은 방향으로만 어우러진다면 제2도약을 통한 우리의 선진국 진입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다.

다만 기우이겠으되 동력, 즉 추진력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이 대통령이 상승 기류를 탄 지지율을 과신하여 가속 페달을 지나치게 밟지 않을까 다소 저어되는 면이 없지 않다. 물론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좌고우면하다 때를 놓치면 일을 그르칠 수가 있다. 그렇더라도 민주주의란 까다롭고 비효율적인 제도다. 아무리 좋은 일도 국민의 지지를 상실하면 성공하기 어렵고, 그 국민의 지지라는 건 여름날 생선만큼이나 잘 변한다. 부적절한 농담 한마디에 몇10%씩 폭락하는 게 지지율이다. 그래서 절대 군주시대에 살았던 노자도 큰 나라 다스리길 작은 생선 굽듯 하라(治大國若烹小鮮)고 일렀다. 조심스럽게 굽지 않으면 타고 부스러진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 때 반대하는 상인들과 4000번 이상 면담했다고 한다. 나라를 경영하는 데는 반대자들이 그 몇 백배, 몇 천배 많다. 사사건건 결사항전을 외치는 야권, 그 야권보다 더 강력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여당 내 비주류 박 전 대표가 있다. 결정된 정책은 과감히 추진하되 정책 결정 전에 청계천 복원 때처럼 최선을 다해 반대파들을 설득해야 하고, 만일 설득이 안 되면 적어도 나머지 국민 절대 다수의 이해를 얻어야 한다.

잔의 7할이 넘는 술은 알아서 흘려보내는 계영배(戒盈杯)가 있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도 자신이 갖고 있는 추진력의 3할은 반대파에 양보하고 7할 정도만 발휘하는 건 어떨까 싶다. 사족이지만 지금 50%의 지지율은 이 대통령이 선거 때의 득표율 48.7%를 원상회복한 것일 뿐이다.

백화종 전무이사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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