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박래창 (6) 뜻밖 인민대회당 행사 참석… 특강 통해 놀라운 성과

[역경의 열매] 박래창 (6) 뜻밖 인민대회당 행사 참석… 특강 통해 놀라운 성과 기사의 사진

중국 베이징에서 역사적인 부흥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1996년 7월 11일, 우리 일행을 태운 차량이 행사 장소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다름 아닌 인민대회당이었다. TV에서 봤던 전국인민대표대회 회의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중국중서부투자합담연토회’, ‘중한경제기술교류회’. 낯선 행사명에 일행은 어리둥절했다. 나는 ‘악’ 소리와 함께 내 안에 커져가고 있었던, ‘뭔가 이상하다’는 찜찜함의 실체를 깨달았다. 이 행사는 부흥회가 아니고 중국 중서부 내륙지역 개발을 위해 정부가 주최하는 것이고 우리는 방문단이자 발표자 신분이었던 것이다.

무릎이 후들거리는 한편 비로소 모든 정황이 이해됐다. 그동안 행사 협의를 위해 한국에 왔던 이들이 하나같이 고위 공무원이었던 것도, 방문단 명찰을 ‘목사’ ‘장로’ ‘집사’가 아닌 ‘사장’ ‘박사’ ‘교수’ 등 직업에 따른 직함으로 달게 한 것도 그래서였다.

‘중국에서 부흥회를 연다는 말을 순진하게 믿은 우리가 잘못이구나’ 하며 이마를 쳤지만 이미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를 비롯해 정근모 전 과기처 장관과 곽선희 목사님 등 12명은 인민대표대회 때 주석이 자리하는 단상 위로 안내됐다. 자리에 앉자 각 성 대표, 당 서기, 개발 책임자 등 중국 정부 측 인사 7000여명이 좌석을 가득 메운 것이 보였다.

곧 곽 목사님의 축사 순서가 됐다. 나는 또다시 마음이 불편해졌다. 전날 밤 늦게까지 중국 측 진행자의 ‘설교 원고를 기독교 용어를 모두 뺀 일반 축사로 바꾸라’는 압력에 시달리다 결국 곽 목사님 허락 하에 수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목사님은 분명 수정된 원고를 읽으셨다. 어찌 된 일인지 통역사가 읽은 것은 수정 이전의 원고였다. 7000여명의 중국 고위층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공산당 역사에 전무후무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주최 측은 당혹해했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우리는 불안함을 버릴 수 있었다. 일을 전적으로 하나님이 계획하셨고 진행하고 계신다는 것이 믿어졌기 때문이다. 남은 일정에서 우리는 중국 측 요구대로 움직여야 했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계속 나타났다. 우리는 그저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대하며 즐기면 됐다.

오후 순서에는 ‘한국의 경제 발전’이라는 특강이 잡혀 있었다. 류태영 장로가 강사로 나섰다. 원고도 없이 단상에 오른 류 장로는 새마을운동을 입안한 계기를 설명하며 자연스레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놨다. 그런데 이 내용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눈물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다음날부터 8개 부스에서 열린 투자유치 설명회에서도 우리 방문단 중 건설 전자 섬유 무역 등 각 분야 종사자들이 적당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도 호응이 굉장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됐다.

당시 참가자 중 중국 최고위 인사 한 명은 지금도 해마다 교회로 카드를 보내온다. 이때부터 예수를 믿게 됐다는 것이다.

또 이 행사를 계기로 중국 과학기술협회와 소망교회가 함께 ‘농촌치부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중국 각 지역을 찾아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찾은 중국 고위층이 수백 명이고 이들 전원은 돌아가기 전 마지막 코스로 소망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하나님께서 중국의 철옹성 같은 장벽을 뚫고 복음이 들어갈 수 있도록 기막힌 방법을 사용하신 것이다.

정리=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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