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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종칼럼] 이명박·박근혜 끝내…

[백화종칼럼] 이명박·박근혜 끝내… 기사의 사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뒤떨어진 분야가 정치라지 않느냐. 언론도 썩 앞서가는 분야는 아니라고 한다. 앞서가지 못하는 언론에서, 그것도 모자라 가장 뒤떨어진 정치를 취재하는 데 대부분을 보낸 게 나라는 존재이고 보면 그 수준도 대충 짐작할 만하지 않겠는가. 기자가 미련함을 자책할 때면 자신의 이력을 들어 농반진반으로 자주 끌어다대는 핑계다.

대화로 문제가 풀릴까

타협 못하는 정치의 후진성과 기자의 미련함을 또 입증한 것일까. 기자가 이 난에서 올해는 이명박 대통령이 상승 기류를 탄 지지율에 힘입어 일을 좀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게 지난 주였다. 물론 약삭빠르게 야당들의 태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쥔 캐스팅보트 등 변수가 없는 건 아니라는 식으로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놓긴 했지만.

한데 그 예상이 실린 신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이 대통령이 사면초가의 처지에 빠진 느낌이다. 말할 것도 없이 세종시 문제 때문이다. 정부의 수정안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도 전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여당의 박 전 대표까지 결사저지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충청도의 민심이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까지 세종시에 대한 특혜로 기업 유치 등 여러 면에서 자신들이 불이익을 보게 될 거라며 반대 대열에 합류해 그 세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입 달린 사람이면 거의 모두 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 및 박 전 대표가 대화를 통해 절충점을 찾도록 촉구해 왔다. 기자도 예외가 아니었고. 그러나 일의 이치가 그렇다는 것이었지, 솔직히 기자는 애초부터 대화로 문제가 풀리리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은 적중한다던가. 세종시에 대한 타협의 여지는 매우 좁아 보인다. 야당들은 이를 정권 공격의 호재로 삼아 지방선거에 최대한 이용한다는 전략이다. 또 박 전 대표는 (9부2처2청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원안이 배제된 수정안에는 그것이 당론으로 채택되더라도 반대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 대통령 역시 세종시 문제를 “의연하고 당당하게 처리해 나갈 것”이라며 계획 수정에 단호한 입장이다. 결국 부딪치는 건 시간문제일 듯싶다.

최악의 상황 대비해야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수정론 쪽에 서온 기자는, 이 대통령에게 정치권 내 반대 세력과의 대화 노력을 계속해야겠지만 정면 승부라는 최악의 경우도 각오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충청도민을 비롯한 전 국민을 향해서는, 나라의 한 시대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그것이 역사에 죄 짓지 않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이 일을 추진하는 것임을 거듭거듭 호소해야 한다. 단임제 대통령으로서 더 이상의 정치적 욕심이 없기 때문에 국가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사면초가 속에서도 고난을 자임했다는 진정성을 증명해보이면 반대파의 입지를 좁혀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정부가 수정안을 발표하면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와 여당 내 친이명박계 주류는 각계각층의 건설적 비판과 대안을 수용 보완하면서 수정론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고 정치권 내 반대세력을 설득해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 야당들이나 박 전 대표 측이 수정안 논의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정면 대결로 이어질 경우 국회에서 수정안이 폐기돼 세종시는 원안대로 추진될 수도 있다. 수정안이 폐기되더라도 이 대통령은 리더십에 상처를 입겠지만 민주주의라는 게 다수 국민과 국회가 반대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소용없이 되는 제도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세종시는 문자 그대로 국가 백년대계 사안이다. 따라서 수정파인 이 대통령과 그 정부, 원안파인 야당들과 박 전 대표 모두 그 결과에 대해선 국민과 역사 앞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자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기자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끝내 합일점을 찾지 못할 경우 두 세력이 한집살림을 계속하긴 쑥스럽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전무이사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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