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 ‘청장과 대화’ 코너에 난치병 딸을 살려달라는 한 어머니의 간절한 호소가 올라왔다. 글을 올린 이는 드라벳 증후군(Dravet’s Syndrome)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딸 양나윤(8)을 둔 원정선(37)씨.

드라벳 증후군은 유전자 변이로 발병하는 난치성 간질의 일종으로 일반 간질약이 거의 듣지 않는다. 나윤양은 생후 8개월 때 드라벳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나윤양은 외출하지 못한 채 대부분을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발작이 일어날 때마다 구급차와 응급실 신세를 진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지만 입학을 연기했다.

딸의 병이 불치병이라고만 여기던 원씨는 지난해 희소식을 들었다. 프랑스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허가된 ‘다이아코밋’이라는 약이 드라벳 증후군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희망은 좌절로 변했다.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지 않은 탓에 환자 개인이 직접 약품을 수입해야 하는데 한 달 약값만 200만원이 넘었다.

원씨는 보건복지가족부와 식약청, 국회, 대한간질협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협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건강보험을 적용해 달라는 이메일도 보냈다. 원씨는 “효과가 좋은 약이 있어도 비용 때문에 먹일 수 없는 엄마 마음은 살을 도려내고 심장이 타는 듯하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난치성 간질을 앓고 있는 서민 가정의 아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선물해 달라”고 간청했다.

애타는 모정은 결실을 맺게 됐다. 원씨 글을 읽은 식약청은 최근 의약품 긴급 도입 절차를 적용키로 결정하고, 희귀약품센터를 통해 복지부에 건강보험 적용을 요청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신속히 내부 검토를 거쳐 긴급 도입 규정을 적용했다. 법적 근거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 요청만 할 뿐 복지부가 유용성과 환자 수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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