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보다 거대한 동상이 올 4월 아프리카 세네갈에 세워진다. 이 나라가 프랑스에서 독립한 지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청동 조각상 ‘아프리카의 르네상스’의 제작사는 북한의 미술 창작단체인 만수대창작사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실패한 독재국가로 알려져 있으나 이 같은 성공적인 수출품도 있다. 수주 비결은 무지하게 크면서 단순하고 값은 아주 저렴한 데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만수대창작사는 이런 경쟁력을 내세워 보츠와나, 나미비아, 말리, 베냉 등 아프리카 빈국들로부터 지난 수십 년간 수십여개 동상과 기념물을 주문받아 제작했다. 덕분에 만수대창작사의 조각물은 사회주의리얼리즘을 대변하며, 아프리카에서 대유행하고 있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 국제공항 근처 황량한 언덕을 배경으로 들어설 ‘아프리카의 르네상스’는 아버지가 왼팔에 아기를 안고 있고, 오른팔로 아내의 허리를 감싸 안는 자세를 취한다. 높이는 약 50m로, 자유의 여신상(46m)보다 높다.

2000년 대통령 취임 이후 이 청동상을 구상했다는 압둘라예 와드(83) 대통령은 “아프리카가 500년 노예생활과 200년 식민지시대를 청산하고 암흑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1950년대 프랑스 유학 중 예술에 심취했던 와드 대통령은 동상 제작을 위해 프랑스 등에도 문의를 했다. 하지만 예산 압박 때문에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만수대창작사 하나뿐이었다. 건립비용은 약 7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마저도 현금 대신 세네갈의 국유지 일부를 주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2007년 착공 이후 건립 과정에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실업 문제가 심각하자 노조는 일자리를 북한 노동자에게 뺏긴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만수대창작사가 처음 제작한 이미지에 대해 와드 대통령은 “아시아인이 아니라 아프리카인의 얼굴로 바꿔 달라”며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막식을 앞두고 와드 대통령은 더욱 흐뭇해하고 있다. 최근 무아마르 카다피 리바아 국가원수가 제작 관련 문의를 해오는 등 관심과 칭송을 표명하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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