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아열대 지역의 대표적 풍토병인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 유충(알)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에 따라 한반도 전역이 아열대화되면서 열대 지방 풍토병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이근화 교수팀은 8일 “뎅기열의 매개체인 흰줄 숲모기가 2008년부터 제주도 서귀포 지역에서 채집된데 이어 지난해 12월에 제주도 보문동의 물웅덩이 등에서 유충이 처음으로 발견돼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뎅기열은 매개체인 흰줄 숲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뎅기 바이러스가 전파돼 생기는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1991∼9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휩쓴 뎅기열은 약 35만명의 환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국내에 아직까지 직접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으며 매년 발생하는 60∼70명의 환자는 모두 동남아 여행 중 매개 모기에 물려 감염된 채 귀국한 경우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흰줄 숲모기 유충은 한반도가 겨울로 들어선 12월에 발견돼 이미 이 모기가 제주도에 토착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제주도에 뎅기열 환자가 자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이달부터 ‘제주지역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를 운영, 뎅기열 등 열대 질환 발생을 감시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말라리아에 이어 한반도가 더 이상 뎅기열과 같은 열대 풍토병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부 차원의 장기적 조사·감시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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