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行’ 교사 갈수록 는다 기사의 사진

특목고 출신·수능 연합고사 출제위원 등 ‘스타 교사’도 대거 이탈

학교를 떠나 학원으로 가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특목고 출신 교사, 대학수학능력시험·전국연합고사 출제위원 등 ‘인기교사’의 이탈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며 당분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학원으로 향하는 교사들=9일 본보가 대성, 메가스터디, 이투스, 비상에듀 등 국내 대형 입시전문 학원의 온·오프라인 강사 중 프로필을 공개한 814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교사 출신이 191명(23.46%)에 달했다.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교사 출신이다. 대표적인 재수전문 학원인 대성학원은 강사 408명 중 157명(38.48%)이 교직에 몸담았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 4곳의 강사 중에는 외고(39명) 과학고(23명) 민사고(11명) 예고(2명) 등 특목고 출신도 75명(9.21%)이나 됐다. 명덕외고와 서울과학고 교사 출신 강사는 각각 19명, 12명이었다. 경기고 경복고 한가람고 등 명문고 출신 강사도 포진해 있었다.

국가 주관 시험 출제 경험을 지닌 강사도 다수 확인됐다. 메가스터디 송갑석 수리 강사, 송파대성학원 김성철 영어 강사 등 수능 출제·검토위원을 역임했던 강사는 14명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시·도 교육청 주관 학력평가, 연합고사 출제위원 경험자도 45명이었다.

◇무너진 공교육이 빚어낸 당연한 현상=교사 출신 학원 강사들은 주로 공교육 내에서 느끼는 교사로서의 박탈감 때문에 학원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의 교권 추락, 보상 체계 한계, 과도한 행정 업무 등이 교사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메가스터디 박승동 강사는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 보면 가르치는 내용을 이해하는 학생이 열 명도 안 됐다”며 “학원으로 오는 동료 교사 역시 학교에서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각자 수준에 맞는 강의를 선택하기 때문에 강사로서 ‘가르치는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EBS 수능 강의를 통해 ‘스타강사’로 알려진 메가스터디 이석록 강사는 “학교에서는 열심히 수업 내용을 준비하고 연구에 몰두해도 보상이 없다”며 “교사 위상은 곤두박질치고 있어 수업 의욕을 잃게 만든다”고 답했다. 학원가의 경우 강사가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학생들을 끌어들인 만큼 수입이 보장된다. 때문에 강사는 수업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고 학생들의 인정을 받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영남대 김재춘 교육사회학 교수는 “인기 교사의 학원행은 공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능력 있는 교사를 학교에 잡아둘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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