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체적 내용 기재 안해”… 檢 “항소할 것”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던 기업들이 검찰의 부실한 공소장 때문에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김시철 부장판사는 9일 11년간 비닐제품 원료인 저밀도폴리에틸렌 등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SK에너지, 한화석유화학, 삼성토탈 등 3개 법인과 회사별 담당 직원 3명을 공소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공소장에 가격 담합 합의 혐의를 적시했으면서도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 기재하지 않았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막연한 기재 내용만을 토대로 기소한 것이 적법하다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검찰은 공소장의 범죄일람표에 삼성토탈 등 기업들이 설립되기 이전 시점에 가격 담합을 했다고 기재했다”며 “직원을 처벌하려면 업체에 대한 고발과 별개로 개인에 대한 공정위의 고발이 필요한데 이 절차가 없어 기소 처분이 적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일시 장소 참석자 합의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했는데도 ‘더 구체적으로 안 돼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공정위는 SK에너지 등 7개 업체가 1994∼2005년 매달 회의를 열고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밝혀내고 자진 신고한 업체와 공소시효가 만료된 업체를 제외한 SK에너지 등 3개 업체를 고발했으며 검찰은 2008년 4월 기소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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