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스마트폰 보안 골치아프네” 기사의 사진

국가정보원이 정부와 공공기관 내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관련, 보안 강화령을 내렸다. 스마트폰에 중요 정보를 담을 경우 블루투스(근거리 무선데이터 통신기능)나 분실로 외부에 유출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정보유출 사고를 막기 위해 인터넷망 분리 공사까지 진두지휘했던 국정원이 첨단기기 앞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이 두려운 국정원=지난달 기획재정부 A사무관은 미국 애플사가 만든 ‘아이폰’을 장만했다. 실시간 시장상황 확인과 내외신 뉴스 검색 등에 아이폰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사무실에선 농담 섞인 핀잔만 들어야 했다. “조만간 보안감사 때 스마트폰도 꺼내야 할 일이 생길 거야”라는 얘기였다.

실제로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정부부처는 물론 한국은행, 산업은행 등 공기업·기관에 스마트폰 확산 관련 보안관리 강화 문건을 전달했다. 개인의 욕구까지 제한할 수 없으니 구매하더라도 사적으로만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스마트폰 구매 열풍은 정부과천청사도 비켜가지 않았다. 재정부 내 국장급 이상 간부 가운데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인원만도 허경욱 제1차관을 비롯, 3명이 넘는다. 삼성전자의 ‘옴니아2’ 등 국산 스마트폰을 포함하면 재정부 내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전체의 1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9일 “국정원은 외부의 해킹 시도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내부연락망과 외부통신망을 분리하는 망 분리를 택했다”며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주요 전화번호나 스마트폰 내 저장된 문건의 외부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보안령을 내린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보안령을 내린 사실이 일부라도 공개될 경우 역으로 보안취약점 노출, 업무자료 유출 등 국가행정정보의 보호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스마트 오피스도 급물살=당초 정부 내에선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제기됐다. 국회 출석이나 출장 등 외부 일정이 잦은 장관이나 실·국장의 경우 이동 중 스마트폰을 통한 업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본의 아니게 분실할 경우 국익에 막대한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 보안솔루션이 더 나온 이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하고 접었다”고 말했다.

대신 지방자치단체 건물에 원격근무공간을 설치해 광화문이나 과천청사로 출근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 도입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스마트 오피스는 이달 중 일산과 서울 도봉구에 시범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동권 김아진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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