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계기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시민들은 지진을 느끼고 친인척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등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은 9일 오후 6시8분14초쯤 경기도 시흥시 북쪽 8㎞ 지점(북위 37.45도, 동경 126.8도)에서 규모 3.0의 유감지진(有感地震)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동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2~3초 지속됐다. 규모 3.0은 천장에 매달린 물체가 약간 흔들리거나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지진이 발생한 시흥은 물론 수원 용인 성남 등 경기 남부 지역 주민까지 놀라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서와 경찰서에는 “무슨 일이냐”는 문의전화가 폭주해 한동안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도와 재해대책본부, 시흥시, 기상청은 유관 기관과 동사무소 등에 지진발생 사실을 알리고 피해상황을 파악하면 재난상황실로 보고해줄 것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

초대형 건물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정운찬 국무총리 대정부질문 도중 갑자기 우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TV화면이 흔들렸다”며 “주변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진동을 느껴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갑작스런 지진 때문에 지인에게 안부를 묻거나 소방서 등에 문의전화를 걸었다. 서울 효자동에 사는 임모(28·여)씨는 “집에 있던 의자와 책상이 덜컹거려 깜짝 놀랐다”며 “무슨 일인지 친구들에게 급히 문자를 보냈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모(30·회사원)씨는 “건물이 약 1초 동안 움직였다. 마치 발마사지 기계에 발을 얹어 놓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지진 상황을 속속 인터넷에 올렸다. 인터넷 대화 서비스인 ‘트위터’에는 “서울 동교동과 용산구 일대 건물 유리창과 천장이 흔들렸다” “경기도 광명·수원시에서는 건물 바닥이 흔들렸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78년 지진 계기 관측 이후 수도권에서는 지진이 3차례 발생했다. 90년 6월 14일 서울 동부 지역과 2004년 9월 15일 광명시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규모 2.5 이하였다. 이번 지진이 수도권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최대 규모인 것이다. 올 들어 국내에서는 지진이 7차례 발생했으나 이번 지진을 제외하면 모두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없는 정도였다.

지진은 지난해 한반도에서 60회 발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8회, 유감지진은 10회였다. 지진정책과 이덕기 과장은 “국내 지진은 특정 지역에 집중하기보다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박유리 신창호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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