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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나목이 옷을 걸치는 소리

[계절의 발견] 나목이 옷을 걸치는 소리 기사의 사진

산등성이에 겨울비 내렸다. 잠든 대지(大地)가 깨어났다.



대지가 몸을 일으키니 얼음이 걷히고 개울이 드러났다.

겨우내 움츠렸던 돌과 바위가 해빙의 노래를 부른다.

물살 아래로 노니는 물고기의 유영이 잡히는 듯하다.

개울 옆 나무 이파리에 물이 오르고, 나목이 옷을 걸친다.

봄나물의 키 크는 소리는 겨울의 마지막 타종이다.



시간은 물처럼 흐른다. 물은 햇살을 받아 안개로 피어난다.

안개는 목화처럼 포근하게, 비단처럼 감미롭게 계곡을 감싼다.

봄은 잔설이 녹기 전에, 툇마루에 성큼 앉아 있을 것이다.



머뭇거리는 계절, 서성대는 겨울.

눈송이의 추억을 뒤로 한 채 기어이 너를 보낸다.

다만 오늘까지 겨울을 온전히 아끼고 사랑하리라.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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