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고규홍의 식물이야기

[고규홍의 식물 이야기] 겨울 속 초록잎에 갈채를

[고규홍의 식물 이야기] 겨울 속 초록잎에 갈채를 기사의 사진

한낮 햇살에 봄 기운 또렷이 담겼다. 겨울의 혹한을 무사히 견뎌내고 기지개 켜는 식물의 생명력이 장하게 다가온다. 언 땅을 뚫고 새싹을 틔우는 식물도 그렇거니와 푸른 잎 달고 눈보라 매운 바람 고스란히 맞으며 겨울을 난 상록성 식물은 더 그렇다.

상록성 식물의 잎은 혹한에 얼지 않도록 대개는 두툼한 혁질로 이루어진다. 표면의 뚜렷한 광택도 잎 속에 머금은 물이 증발하지 못하게 하고, 바깥에서 파고드는 추위와 불필요한 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북아메리카 사막 지역이 고향인 유카 종류의 식물들도 매우 딱딱한 잎을 가졌다. 유카에 속하는 식물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잎 가장자리에서 하얀 실처럼 생긴 섬유가닥이 늘어지는 실유카를 오래 전부터 키웠다. 그 밖에 다른 종류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식물이다.

유카 종류 식물들은 대개 5m도 안 되는 낮은 키의 식물이지만, 10m 넘게 자라는 종류도 있다. 훌쩍 치솟아 오른 줄기 끝에서 가늘고 뾰족한 잎을 사방으로 둥글게 펼친 모습이 마치 한 여름 태양의 빛 무리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롭다.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자라는 이 식물에는 특별한 별명이 있다. 여호수아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조슈아 트리(Joshua Tree)’가 그것이다. 오래 전, 사막에서 길을 잃은 선교사들이 이 나무의 수액을 마시고 생명을 보전했다는 이유로 붙은 별명이라고 한다. 생명을 지탱하기 위해 애면글면 가두어두었던 물을 사람과 나눠 마신 고마운 식물인 셈이다.

또 하늘을 향해 온 몸을 활짝 열어젖히고 기도하는 듯 성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라고도 한다. 큰 키로 자라서 밝은 빛살처럼 화려하게 펼친 잎의 모습에서 떠올린 연상일 게다.

풀 한 포기 자라기 어려운 사막에서 이처럼 멋진 나무를 바라보고 사람들이 떠올린 대상이 여호수아였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두껍고 딱딱한 잎으로 식물은 빛과 물과 이산화탄소를 모아 광합성을 하며 살아남는다. 더불어 식물은 자신의 양식을 다른 생명들과 골고루 나누며 살아간다.

생명의 숨결에 꼭 필요한 산소를 지어내는 것도 푸른 잎의 역할이다. 겨울을 버텨낸 모든 생명의 존재 기반인 초록 이파리에 큰 박수를 보내야 할 찬란한 봄이 이 땅에 성큼 다가온다.

천리포수목원 감사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