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기념 사업, 국정원 제동에 무산 위기 기사의 사진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95·사진) 선생 기념 사업이 국가정보원의 제동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6일 통영시와 윤이상평화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 추진해온 북한 제작 윤이상 흉상 반입이 국정원의 반대로 사실상 답보 상태다.

통영국제음악제의 한 관계자는 “통일부 허가를 받아 북한 만수대창작소에 의뢰, 제작한 흉상을 인천항을 통해 반입하려 했으나 국정원이 반대해 흉상은 7개월째 인천세관 보세창고에 유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총 480억원을 들여 통영에 건립 중인 ‘통영국제음악당’도 당초 ‘윤이상음악당’으로 명명키로 했으나 이 역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음악당은 윤이상 선생의 육필 악보를 비롯해 동백림 사건 관련 자료를 전시할 계획이었으나 국정원의 개입으로 동백림 사건 자료를 전시하지 않기로 했다.

통영시 및 문화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통영국제음악당’ 명칭과 관련해 국정원 관계자가 시청을 2∼3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명칭 변경은 우리의 자발적인 결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흉상 반입과 관련, “통영시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만수대 창작사에서 실물과 가깝게 재현한 윤이상 선생 흉상을 발견하고 통일부에 제작 및 반입 허가를 요청해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윤이상평화재단 장용철 이사는 “국정원의 개입은 실무적 차원에서의 판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시장 시절 윤이상 평화재단 발기인이었다”고 말했다. 경남 문화예술단체들은 윤이상 선생의 흉상 반입이 저지될 경우 범시민 서명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동상 반입 문제는 통일부가 결정한 사항이고 음악당 명칭도 주최 측에 이야기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강렬 국장기자, 통영=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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