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찬규] 북한 핵 공격 선제타격은 당연 기사의 사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경우 이를 막고 대응하기엔 너무 큰 타격이 있을 것이기에 (그 징후를) 식별하고 분명한 공격의사가 있으면 바로 타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합법성 논란이 많지만 북한이 핵 공격을 해 올 땐 선제타격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2008년 3월 합참의장 청문회 때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의 발언이 보도된 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비난성명이 나왔다. 특히 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며 “단호한 군사적 행동으로 지휘의 중심을 비롯한 중요 대상물들을 송두리째 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방장관의 폭언으로 지금 조선반도엔 언제 6·25의 참변이 되풀이될지 모를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도 했다.

北 비난은 상투적 위협일뿐

김 장관의 발언은 선제타격의 합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핵무기가 사용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허용치 않을 수 없으며 그 징후가 식별돼 분명한 공격의사가 확인되면 선제타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반응은 불문곡직 그 발언을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선전포고”라면서 “단호한 군사적 대응으로 지휘의 중심을 비롯한 중요 대상물들을 송두리째 들어낼 것”이라는 공갈이었다. 이것은 상투적 ‘불바다’론과 다를 바 없어 논의의 대상이 될 만한 것이 아니나 핵무기 사용 시의 선제타격론은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부연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제법상 국가의 고유한 권리로 인정돼 온 자위권 발동은 무력공격이 일어난 ‘후’여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그것은 역사상 수많은 침략전쟁이 언필칭 자위권 행사라는 구실 하에 자행돼 왔던 전철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침략전쟁은 통상 강대국이 약소국을 상대로 행하는 것이기에 이러한 요건을 관철시키면 그것은 침략전쟁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패막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발상의 출발이었다. 그런데 대량살상무기, 특히 핵무기가 실용화됨으로써 사정은 달라졌다. 핵무기는 선수(先手)의 일격이 치명성을 지니기에 자위권 행사의 여백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핵공격을 받으면 만유(萬有)가 폐허로 화하고, 있는 것이라곤 중천에 솟아오르는 버섯구름과 태고정(太古靜)을 방불케 하는 고요만이라는 설명이 있다. 이것은 자위권 발동요건을 무력공격이 일어난 ‘후’로 한정한다면 성질상 ‘제2의 타격(second strike)’이 될 수밖에 없는 자위권 행사가 무의미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핵무기가 사용되는 상황에서는 징후가 식별돼 분명한 공격의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법리가 나오는 것이다. 김 장관의 언명은 이런 법리에 따른 것이며, 반면 인민군 총참모부의 대응은 핵공격을 받아도 이를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나 같다.

핵무기 치명성 최우선 감안해야

오늘날 무기체계의 경이로운 발달은 무력충돌법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예컨대 지대공 또는 공대공 미사일이 사용되는 경우 목표물이 ‘록 온(lock on)’되면 무력공격이 일어난 것으로 간주된다는 데서 그것을 보게 된다. 미사일은 조준 레이더와 연결되어 있는데 목표물이 조준 레이더에 잡히는 상황을 록 온이라 하며 일단 록 온 되면 목표물은 레이더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목표물이 움직이는 대로 레이더가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방아쇠만 당기면 즉시 격파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대공 또는 공대공 미사일이 사용되는 경우 목표물이 록 온 되면 무력공격이 일어난 것으로 간주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핵 공격에 대한 선제타격론을 둘러싼 남북 당국자 간의 설전은 북측의 후진성을 드러낸 전형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논쟁이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기회라고 할 것이다.

김찬규(경희대 명예교수·국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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