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두환] 우주 르네상스를 일으키자 기사의 사진

작년 말 초대형 원전공사를 수주한 이후 ‘원전 르네상스’란 말이 유행 중이다. 요즘 같으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날아오는 금메달 낭보 덕분에 ‘빙상스포츠 르네상스’가 등장할 만하다.



6·25전쟁 직후 살기 어려웠던 시기인 1956년 이승만 대통령의 결단으로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맺어 원자력분야의 투자가 시작됐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1978년 한국 최초로 고리1호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됐으며, 이후 원자력분야의 저변확대와 연구개발이 활발히 추진됐다.

선진국이 우주개발 독점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작년 말 프랑스 일본을 제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전수주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원전플랜트 수출국 반열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렇게 원전 르네상스를 일으키게 된 것은 원자력 관련 과학기술자들을 비롯해 정부와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이 주효했고 막판에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차원의 외교가 큰 도움이 됐다. 이렇듯 온 국민이 반기는 원전 르네상스는 세 대통령의 의지가 없었더라면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국민은 어느 시대나 지도자를 잘 만나야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우주 르네상스’는 불가능한가. 원자력은 인류에게 필수적인 에너지산업이다. 우주개발은 해도 안 해도 그만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주는 400만년 전 인류가 태어난 이래 살고 있고 벗어날 수 없는 공간이므로 우주를 잘 알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우주개발이 필요하다. 우주개발의 목적은 우주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고 인류의 희망과 미래비전을 갖게 하는 데에 있고, 한편으로는 우주의 신비와 우주생명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등 천문지식을 창조하고 인간 활동영역을 확대하는 데 있다. 또한 우주개발을 통해 자국의 안보와 자립성을 확보하고 우주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우주개발은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데 우리 상황은 어떤가.

역사적으로 보면 선조들은 천문우주분야에서 선진국을 이루고 있었다. 신라 때 우주의 신비를 풀기 위해 세계 최고(最古)의 천문대인 첨성대를 만들었고, 조선 초기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도를 만들었다. 이 천문도에는 1464개의 별이 점으로 표시돼 있고 해와 달 그리고 행성이 지나는 궤도가 그려져 있다. 바로 이 천문도의 별자리가 만원권 화폐 뒷면의 밑그림에 그려져 있고 이 별자리 옆에 보현산천문대의 1.8m 천체망원경 그림이 있다. 이것은 내가 천문우주과학연구소(현 한국천문연구원)에 있을 때 예산을 확보해 프랑스에서 구매한 것이다. 연구소는 앞으로 10년간 미국, 호주 등과 공동으로 직경 25m의 초거대 망원경(GMT)을 제작하게 된다.

대통령의 강한 의지 필요



한편 우주기술 분야를 보면 고려 말에 최무선이 로켓형 화포를 만들었고 왜적이 선단을 이끌고 남해 관음포에 침입하자 이 화포로 왜적을 궤멸시켜 대마도를 정벌했다. 그리고 세종 때 이것을 개량해 사정거리 2㎞의 로켓병기 신기전이 제작됐다. 우리는 선조들이 이미 국방을 위해 로켓을 개발한 나라에 살고 있다. 5세기 지난 지금 선조들의 슬기를 이어받은 후예들이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 위성을 우리 로켓으로 발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렇듯 선조들이 천문우주분야에서 당대 우주선진국을 이루었던 것처럼 후예들도 분발해서 우주 르네상스를 일으켜 나라의 부강과 세계평화를 위해 다시 우주강국을 세울 각오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범 정부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원전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 것은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지닌 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우주 르네상스를 일으키기 위해 다시 한 번 대통령의 의지가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김두환(아주대 교수 우주계측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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