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고객의 작은 ‘귀찮음’까지 해결하라 기사의 사진

‘손가락 까딱하는 것마저 귀찮아하는 고객을 편하게 만들어라.’

통신업계가 소비자의 작은 귀찮음마저 해결하는 데 두 팔을 걷고 나섰다.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 환경에서 ‘통신비 인하’ 같은 거창한 구호보단 고객 친화적인 작은 변화가 더 효과적인 경쟁 무기라고 인식한 것.

KT는 지난달 말 홈페이지에서 무료콘텐츠를 제공하는 ‘쿡존(zone.qook.co.kr)’에 ‘IP기반 인증방식’을 도입했다. KT 가입자가 KT 회선을 이용해 접속하면 자동으로 IP를 인식, 로그인 없이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1분도 채 안 걸리는 로그인 과정만 없앴을 뿐인데 변화는 컸다. 로그인 절차가 있을 때 주당 평균 1만7000건이던 잡지 콘텐츠 이용횟수가 자동 인증이 되면서 6배나 늘어난 10만건을 넘어섰다. 만화 콘텐츠 이용횟수도 주당 5만3000건에서 9만7000건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KT 관계자는 “콘텐츠 이용절차 간소화에 대한 별다른 안내도 안 했는데 이용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작은 편리함을 원하는 고객 성향을 서비스 개선에 반영, 고객 편의를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성인물 등 19세 이하 이용 금지 콘텐츠 등을 이용하려면 로그인을 하도록 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막았다.

KT는 또 지난달 8일부터 24시간 매장을 운영, 언제든지 요금수납이나 분실 신고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장 운영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도록 배려한 것. KT는 현재 서울 종로에만 운영하는 24시간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디지털 도어락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모바일 도어락’ 서비스를 6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휴대전화 유심칩에 도어락 오픈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휴대전화만 갖다대면 문이 열린다. 거추장스럽게 스틱키를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비밀번호를 외우는 수고마저 덜어주겠다는 것. 휴대전화만으로도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전략으로 기존 교통카드인 ‘T-캐시’와 모바일 결제 등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통합LG텔레콤은 자사 이용자의 휴대전화가 고장 났을 경우 서비스 기사를 고객이 있는 곳까지 보내주고 임대폰도 무료로 제공하는 ‘엔젤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24시간 전담 상담원이 직접 전화를 받는 ‘프리미안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이 기계 안내음에 따라 번호 누르는 것을 귀찮아하고 대기하는 동안 쉽게 짜증을 낸다는 점을 감안한 서비스다. 또 무선인터넷 ‘오즈 라이프 24’는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클릭 한 번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다양한 파격 요금제를 내놓으며 경쟁을 벌이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요금고지서를 받을 때만 요금 관련 불만을 제기한다”며 “오히려 생활 속 작은 불편을 덜어주는 것이 소비자 호감을 사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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