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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철없는 白雪賦

[계절의 발견] 철없는 白雪賦 기사의 사진

겨울의 꼬리가 이다지도 길까. 무엇이 아쉬워 이토록 서성이나. 시샘? 심술? 눈은 한풀이 하듯 쏟아지고, 추위는 물러갈 줄 모르니, 두꺼운 겨울바지를 5개월째 입고 다닌다. 계절의 배반이다.

봄 마중을 하는 글도 많이 나갔다. 식물을 사랑하는 고규홍은 복수초의 개화에서 봄의 도래를 알린 뒤 탐매여행을 떠나자고 꼬드겼다. 동물과 함께 사는 배진선은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의 봄을 이야기했다. 탐미주의자 손철주는 공재 윤두서와 겸재 정선의 그림에서 봄을 맞는 즐거움과 서러움을 노래했다.

그래서 다시 읊는 백설부가 민망하다. 다만 눈 구경 어려운 남도에 폭설이 내렸다니, 겨울의 마지막 선물인가 여기며, 김진섭의 산문을 읽는다. “천국의 아들이요, 경쾌한 족속이요, 바람의 희생자인 백설이여! 과연 뉘라서 너희의 무정부주의를 통제할 수 있으랴”

하늘에 눈발이 날려도 땅에서 진행되는 생명의 질서는 엄정하다. 수목원에서 힘차게 꽃봉오리를 피워올리는 생강나무의 모습이 장하고 갸륵하다. 봄바람과 햇살이 그대의 싱그러운 생장을 축하하리라.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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