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서경진] 야간 시위 막을 법 개정 서둘러야 기사의 사진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9월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조항에 대하여 과잉금지원칙 위배 등의 이유로 위헌임을 확인하면서 “2010년 6월 30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때까지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조항은 자동으로 효력을 잃게 되고, 야간 옥외집회가 무제한으로 허용되는 무법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밤 10시’ 이후에 옥외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정치권에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를 아전인수(我田引水) 식으로 해석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바쁠 뿐, 상대방의 의견 경청이나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는 전무한 상태이다.

국회 정쟁에 바빠 직무유기

국회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위법상태를 제거할 법적 의무를 부담함에도 마치 개정시한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이를 방치하고 있어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세종시 문제, 6월 지방선거와 같은 정치 현안이 산적해 있고, 특히 정치권이 협상력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첨예하게 의견 대립이 있는 사안에 대하여 정치적인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 앞서나, 아직 시간은 충분하기에 국회가 개정 작업에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

개정의 기준은 헌재의 결정 취지가 되어야 하므로 현 시점에서 헌재 결정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우선, 6월 30일까지는 집시법 제10조의 규범력과 실효성은 그대로 유효하다. 헌재가 이 조항의 위헌성을 확인하면서도 잠정 적용을 명하였으므로 개정시한 내에 국회가 개정을 하기 전까지는 정부는 현행 규정에 따른 엄격한 법집행을 하여야 하며, 이 역시 법집행기관의 의무이다.

이번 결정으로 야간 시위도 허용된다거나 앞으로 허용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해석이다. 최근 야간 시위에 대해서도 위헌 제청이 되었으나, 주로 도로를 행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시위는 집회보다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거나 공공의 위험이 훨씬 크며, 더욱이 질서유지가 어렵고 그 위험성이 가중되는 야간 시위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 하에 허용되는 야간옥외집회와 달리 절대적으로 금지된다는 것이 집시법 제10조의 입법취지이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호받아야 하나, 그렇다고 무제한으로 보호되는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다. 집회·시위는 집단적 행위로서 공공질서에 미치는 영향력이 심대하기에 집회·시위의 자유는 공익이나 타인의 기본권 예컨대, 인근 시민들의 휴식권, 재산권 등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헌법상 보호되는 것이다. 최근 불법·폭력 촛불시위로 피해를 본 인근 상인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이러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헌재 취지 맞게 합리적으로

야간 집회·시위에 대한 시간제한 문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야 하며, 헌재 결정도 이러한 취지이다. 헌재는 야간집회를 금지하는 법률이 무조건 헌법과 합치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과잉금지원칙 위반을 주된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어떠한 제한도 가할 수 없다는 것이 결정의 취지라고 주장하나,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바로 위헌결정을 선고할 것이지, 굳이 잠정적용을 명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잘못된 해석이다.

집시법의 합리적 개정은 국가 경제를 살리고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밤 10시’라는 기준은 적절한 제한으로 보인다. 판단은 입법재량을 가진 국회의 몫이다. 국회는 조속히 법 개정에 나서 직무유기상태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서경진 법률사무소 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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