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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1일 “골프채 사줬다”, 3월12일 “기억나지 않는다”… 곽영욱 진술 오락가락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곽 전 사장은 12일 열린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뒤집는 진술을 되풀이했다. 곽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 심리로 열린 증인 심문에서 일부 쟁점에 대해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 얼버무렸다.

곽씨는 2006년 12월 20일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전달한 상황에 대해선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뒤집는 전날 법정 증언을 고수했다. 이에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지난해 12월 곽 전 사장이 검찰에서 진술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조서에는 곽 전 사장이 “출입문 근처에 한 총리와 제가 서 있는 상황에서 직접 돈을 줬다”며 “달리 돈을 놓을 만한 가구도 없었다”고 말한 사실이 적혀 있다. 그러나 11일 법정에선 자신이 앉았던 의자 위에 봉투를 두고 나왔다고 증언해 검찰 진술을 번복했었다. 그는 검찰 진술 내용과 전날 발언 중 어느 것이 맞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어제(11일) 진술한 것이 맞다”며 “검찰 조사 때는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곽씨는 검찰에서 한 전 총리에게 1000만원대 골프채를 사줬다고 진술했고 전날 법정에서도 이를 자세히 증언했다. 그러나 12일 법정에서는 “(골프백화점에) 같이 간 것은 맞지만 골프채를 사준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고 또 한번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한 전 총리 측은 “같이 갔지만 골프를 안 치기 때문에 극구 거절하고 모자만 선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곽씨 진술의 취지는 (한 전 총리와) 같이 골프숍에 가서 골라서 샀다는 것”이라며 “자세한 사실은 앞으로 공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채 선물 건은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없지만, 검찰은 이를 5만 달러 뇌물수수의 유력한 정황증거로 제시했다.

곽씨는 또 이날 법정에서 “한 전 총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0년 여성단체 후원행사 때”라고 했다. 검찰에서는 “1998~99년 무렵”이라고 말했었다. 2004년 총선 후원금 내역에 대해서도 검찰에선 “1000만원을 건넸다”고 했다가 법정에선 “주러 갔다가 못 주고 되돌아왔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가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곽씨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나를 부탁한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잘 부탁한다고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가 “검찰에서 한 말이 맞다”고 하기도 했다.

검찰은 현재 곽씨 진술 외에 한 전 총리의 5만 달러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물증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곽씨가 일부 세부적인 내용은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줬다는 사실은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어 공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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