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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임한창] 하늘에서 태어난 아이

[삶의 향기-임한창] 하늘에서 태어난 아이 기사의 사진

싱싱한 화초를 오랫동안 보려면 꽃줄기를 일직선이 아니라 대각선으로 잘라주어야 한다. 그러면 물을 흡수하는 면적이 훨씬 넓어진다. 화초가 병이 들었으면, 그 줄기를 대각선으로 자르고 불로 약간 태워준다. 물을 흡수하는 힘을 강화시키면서, 다른 꽃에 병이 옮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노련한 정원사는 화초에 가위질을 할 타이밍을 잘 안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다. 한 생명을 성숙한 인격체로 키우기 위해서는 숱한 결단이 필요하다. 잘못된 습관의 줄기는 과감하게 잘라주어야 한다. 죄악 된 거짓의 줄기는 불로 태워주어야 한다. 기회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영혼을 더럽히는 행실

감리교 창시자 요한 웨슬리의 어머니 수산나의 자녀 교육은 좀 독특했다. 그녀는 자녀들을 위해 매일 한 시간씩 기도했다. 아침에 눈을 뜰 때와 잠자리에 들 때는 반드시 주기도문을 외우도록 했다. 첫돌이 갓 지난 자녀에게는 회초리의 매운 맛을 알게 해주었다. 수산나의 이런 철저한 교육에도 불구하고 지독히 속을 썩이는 딸 하나가 있었다. 황소고집에 난폭한 성격…. 행실이 바르지 못한 친구들과의 교제…. 수산나는 딸을 불러놓고 검정 숯 한 다발을 건네주었다.

“사랑하는 딸아, 이 숯을 힘껏 안아보렴.” 딸이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수산나가 채근했다.

“이 숯은 뜨겁지 않단다. 불에 델 염려가 없어. 어서 안아보렴.”

“그렇지만 손과 옷에 검댕이 묻잖아요.” 그때 수산나가 딸을 꼬옥 껴안으며 말했다.

“사랑하는 딸아. 사람도 마찬가지란다. 그릇된 행동이 너에게 화상을 입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너의 영혼을 더럽힌단다.” 딸은 수산나의 지혜로운 교육에 힘입어 그릇된 행실을 버렸다.

자녀를 바르게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자녀를 바르게 잘 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을 10가지로 정리해보면 대략 이런 것들이다.

“부모가 먼저 감사와 봉사의 본을 보여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자녀와 대화하라. 자녀가 미래의 비전을 말할 때 깊은 관심을 보여라. 좋은 친구를 사귀도록 자문해주어라. 건전한 이성교제를 하도록 도와주어라. 가족의 소중함을 일찍 일깨워준다. 밝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갖도록 교육한다. 술, 담배, 늦잠 등 나쁜 습관을 갖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지도한다. 부모가 먼저 약속을 잘 지키는 본을 보인다. 창조자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준다.”

자녀를 망가뜨리려면 위에 열거한 것과 반대로 하면 된다.

자녀의 모든 불평을 그대로 들어주고,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자주 하고, 학교 선생님을 욕하면 맞장구쳐주고, 하나님을 조롱하는 말을 자주 하고, 종교는 의지가 약한 사람들이나 믿는 것이라고 허세를 부리고, 자녀가 늦게 귀가해도 무관심하고, 자녀 앞에서 세상을 원망하라. 그러면 그 자녀의 이름이 곧 신문의 사회면에 등장하리라.

부모 노릇, 참 힘들다

부산 여중생 살해 사건 피의자 김길태를 보며 섬뜩한 느낌이 든다. 길태, 길에서 태어난 아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두 살 때 교회 앞에 버려졌던 그 아이가 지금 무서운 얼굴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이제 자녀를 잘 키우려고 아등바등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보다는 자녀를 바르게 키우도록 기도해야 한다. 감사를 가르쳐야 한다. 신앙을 가르쳐야 한다. 자신이 하늘에서 태어난 귀한 존재임을 깨우쳐주어야 한다. 때로는 자녀의 잘못된 삶의 줄기에 가위를 대는 아픔도 감수해야 한다. 부모 노릇 하기가 점점 힘겨운 세상이다.

임한창 종교국장 hcl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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