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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못잖은 ‘교회 공부방’ 미래여는 선교 견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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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짱이 부잣집 아들 못 당하고, 부잣집 아들이 전교 1등 못 당한다.’ ‘얼굴 예쁜 여자가 공부 잘하는 아이 둔 여자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우리 사회의 가치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우스갯소리들이다. 갈수록 거세지는 ‘공부 지상주의’ 세태 속에서 교회도 ‘공부 선교’라는 나름의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교회가 공부방을 운영해 온 역사는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주된 취지는 방과 후에 방치되는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데 있었다. 반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학과 공부의 보충 학습을 도와주고, 성적을 올려주기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추세다.

서울 돈암동 동암교회(장덕만 목사)는 5년 전부터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통해 운영하던 지역 공부방을 지난해 ‘중학생 스터디 그룹’으로 개편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학습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전직 학원 강사 4명이 중학생 30여명에게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과목을 가르친다. 담당 교사는 “주 3회 방과 후부터 오후 9∼10시까지 집중적으로 가르치는데도 수업료가 10만원대에 불과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교회에서 장학금도 주기 때문에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 번동제일교회(김정호 목사)가 운영하는 다니엘영재비전스쿨은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 논술 등을 과목당 4만원의 저렴한 비용만 받고 가르친다. 이 중 원어민이 강의하는 영어 강좌와 영어동화 그룹 강의는 대기자 명단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담당 임미경 교사는 “유명 전문학원만은 못해도 동네 학원보다는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자부했다.

강북제일교회(황형택 목사)에서는 ‘솔로몬 공부방’이라는 이름 하에 교회 청년 20여명이 지역 초등학생에게 무료로 1대 1 과외를 해 준다. 이 밖에도 지역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영어 독서 논술교실 등을 운영하는 오산평화교회(최석원 목사), 방학 때마다 고등학생에게 수능 영어강좌를 여는 동부광성교회(김호권 목사) 등 활발하게 ‘공부 선교’를 하는 교회가 적지 않다.

교회가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크리스천 강사, 자원봉사자, 교회 내 공간 등을 활용해 학원보다 저렴하고도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인근 주민에게 ‘우리 지역에 필요한 기관’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주고, 지역의 저소득층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준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다. 장신대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 박상진 교수는 “교육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실 속에서 교회가 지역의 어려운 학생을 돕는다는 의미에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공부 선교’가 또 하나의 사교육이 될 위험도 분명히 있다. 크리스천 현직 교사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의 정병오 대표(서울 문래중 교사)는 “사교육은 기본적으로 남을 이겨서 내가 올라가는 데 목표를 두는 경쟁 교육”이라면서 “교회가 이와 차별되려면 학생 개개인을 성적과 등수로 평가하지 말고, 하나님께 받은 각기 다른 재능을 잘 다듬어 남을 섬기는 인재로 키운다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학부모와 학생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을 쫓더라도 교회가 그 필요를 채워주는 데 급급해 하지 말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잠 1:7)이라는 원칙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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