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영준] 기도 세리머니 是非와 크리스천 기사의 사진

얼마 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 스포츠 선수들, 특히 크리스천 선수들의 기도 세리머니가 또다시 논란거리가 됐다. 그 문제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싶다. 먼저 그런 세리머니에 대해 비판적인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자신들이 국제경기에 나가서 골을 넣거나 메달부터 한번 따보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보시라는 것이다. 골을 넣어보고, 경기에서 이겨보고 나서 어떤 세리머니를 하는 게 적절할지를 결정하라는 주문이다.

해보기 전에는 말하지 말라

바꿔 말하면 그런 것을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함부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가령 기도 세리머니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세계 정상급 명문 축구팀과의 경기에 출전해 골을 넣으면 어떤 세리머니를 하게 될지 궁금하다. 세계적인 대회에서 승리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만인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더 어렵다. 누군가 말했듯이 기도를 하든 안하든 골만 많이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현명하다고 본다.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따뜻하게 격려해주지는 못할망정 기죽게 해서는 안 된다. 남을 비판하기는 쉽지만 그 입장이 돼보기 전에는 섣불리 말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유감스럽게도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외국인들에게는 제대로 말을 못 하면서 동족끼리는 걸핏하면 으르렁대는 속성이 있다. 주변 강대국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바른 소리를 못하면서 같은 민족끼리 물고 뜯은 예는 비일비재하다. 이것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일이다.

스포츠 현장의 기도 세리머니에 대해 우호적인 분들에게도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감사와 기도는 골을 넣거나 경기에서 이겼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그럴 때만 은혜를 주시지 않았다. 골을 넣지 못했을 때, 시합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때, 메달을 따지 못했을 때도 우리는 하나님께 똑같이 감사하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도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족하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만일 우리나라 목회자들이 성도들더러 골을 넣었을 때나 집값이 올랐을 때나 소원을 이루었을 때만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가르친다면 말이 안 된다. 그게 바로 기복신앙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유형의 일부 행태 때문에 기독교와 전체 기독교인들이 타종교나 비기독교인들에게 이기적으로 비치고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도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이를테면 축구경기 같은 데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건 이방인들도 하는 일이다. 득점을 하지 못해도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믿음이 제대로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골방에서만 기도를 한다?

기도는 골방에 들어가서 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느냐며 그 성경구절을 인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 사람들은 자신이 골방에 들어가서 기도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트집을 잡기 위해 그러는 것이다. 예수님은 골방에서만 기도하라는 말씀을 하시지도 않았다. 예수님 스스로도 때로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기도하셨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도 말씀하셨다.

성경구절을 인용한다고 해서 늘 옳은 것이 아니다. 심지어는 마귀도 예수님을 시험할 때 성경말씀을 인용했다. 이렇듯 정작 중요한 것은 무슨 동기에서, 어떤 마음으로 성경 내용을 끌어다 쓰느냐다. 성경은 사람이 자기 주장을 펴는 데 이용할 책이 아니다.

이 시대는 혼돈의 시대다. 지금처럼 혼란한 때일수록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더 깊이 뿌리를 내려야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김영준 기쁜소식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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