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임성준] 국가브랜드와 올림픽 효과 기사의 사진

밴쿠버 동계올림픽 성화가 꺼진 지 2주가 지났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5위 성적을 달성한 데 대한 뿌듯함과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은 김연아 열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자다가 다시 생각해도 기분이 좋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동계올림픽 성과를 20조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로 산정해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의 젊은 선수들이 이룩한 밴쿠버 올림픽 쾌거는 돈으로는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 우리나라의 국제적 인지도와 국가브랜드 제고 효과를 가져 왔다고 믿고 싶다.

‘매력국가’ 만드는 데 투자를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국가브랜드가 자주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2000년경부터 국가브랜드라는 용어를 처음 쓰기 시작한 영국의 사이먼 안홀트(Simon Anholt)는 2005년부터 세계 주요 국가들의 국가브랜드 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30위권 밖(2009년 31위)에 머물고 있다. 참고로 2009년에는 미국이 1위(2008년)이고, 프랑스 독일이 뒤를 잇고 있으며 일본은 5위였다. 안홀트 국가브랜드 지수에는 수출 규모, 정부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거버넌스, 문화·스포츠, 국민성, 관광과 이민·투자 환경 등 6가지의 국가 경쟁력 요소가 들어 있다.

선진국들이 국가브랜드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국가브랜드가 가져다주는 막대한 경제적 이득 때문이다. 국가브랜드가 높은 나라의 제품은 세계 소비자들이 높은 값을 지불하며 사더라도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것을 국가브랜드 프리미엄이라 한다. 그 반대 현상은 국가브랜드 디스카운트다. 이탈리아 중소기업이 만들어내는 각종 제품이 ‘Made in Italy’라는 국가브랜드 때문에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좋은 사례다.

우리의 예를 보자. 최근 삼성 LG의 전자 제품, 현대 기아 자동차가 세계 최고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해당 기업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한 결과이며 국가브랜드 효과의 덕을 본 것은 아니다. 최고의 기술로 최고의 상품을 개발해 놓고도 브랜드가 없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지금도 자사 브랜드보다 국가브랜드를 가지고 세계 시장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가 하루 빨리 제고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국가브랜드가 소프트 파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은 개인과 마찬가지로 자국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좋은 이미지를 지니면서 소위 매력 국가가 되고 싶어 한다. 하버드대학의 저명한 국제 정치학자인 조셉 나이 교수는 이것을 국가의 현대적인 국력이라고 규정하고 전통적인 국력인 하드 파워에 비교되는 소프트 파워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따라서 국가브랜드가 높은 나라들은 대부분 소프트 파워 강국들이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은 물론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이미지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 외교 전담기구를 설치하여 적극적으로 국가이미지와 브랜드를 관리해 나가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힘 합쳐야

우리나라도 88올림픽 이후 구축된 국제적 인지도와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991년 말 공공문화 외교기구인 한국국제교류재단을 설립하여 국제교류 사업과 해외 대학에서의 한국학 보급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설치하여 국가브랜드를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빛나는 활약상은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제고에 큰 보탬이 된 것은 틀림없으나 위에서 언급한 대로 국가브랜드에는 더 중요한 요소들이 많으므로 이의 제고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체계적이고도 꾸준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임성준 한국외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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