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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미역 향기는 해풍에 날리고

[계절의 발견] 미역 향기는 해풍에 날리고 기사의 사진

바다에 미풍이 불었다. 미역이 익는다. 미역은 해풍과 육풍을 번갈아 맞으며 미끈한 피부를 만든다. 파도의 일렁임, 물결의 속삭임을 들으며 부드러운 향기를 머금는다. 바닷속 물고기의 합창과 은은한 해조음이 가닥가닥 스며든다.

미역은 양산의 기장이 으뜸이다. 거칠고 빠른 물살 덕이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의 물살은 바다 속 영양 염류를 수면위로 밀어 올리면서 미역을 살찌운다. 아래 물과 윗물이 왕성하게 뒤바뀌면서 미역 특유의 끈적한 알긴산을 만들어 낸다. 파랑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쫀득해진다.

미역은 초봄이 제철이다. 해변의 아낙이 어장에서 한겨울을 보낸 미역을 채취해 곱게 말린다. 산모가 먹는 음식이기에 미역을 돌보는 손길이 더욱 정성스럽다. 미역은 그렇게 역사 이래 민족의 밥상에 올랐다. 어머니와 아이는 미역을 통해 긴 인연을 이어간다. 생일상의 미역은 몸과 시간을 연결하는 생명의 탯줄이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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