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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식물 이야기] 진달래꽃, 봄향기 입안 가득

[고규홍의 식물 이야기] 진달래꽃, 봄향기 입안 가득 기사의 사진

개나리꽃 따라 진달래도 피었다. 진달래는 우리의 봄 풍경을 상징하는 꽃으로, 예로부터 우리네 살림살이와 친근하게 살아왔다. 두견주, 화전처럼 진달래꽃을 이용한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진달래꽃을 이용한 민속놀이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진달래를 소재로 한 시와 노래도 많다. 민족의 한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기에 진달래만큼 알맞춤한 꽃도 없지 싶다.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사랑받은 나무일 수밖에 없다. 마을 안 집집의 울타리마다 개나리꽃이 노랗게 피어나면 먼 산에서는 연분홍 진달래꽃이 점점이 피어난다.

궁핍했던 시절, 진달래꽃은 초여름에 피는 하얀 찔레꽃과 함께 아이들에게 훌륭한 간식거리였다. 연분홍 빛깔의 봄빛을 입안 한가득 담기에 진달래꽃보다 좋은 꽃이 없었다. 진달래꽃과 비슷한 모양으로 피어나는 철쭉꽃은 독이 있어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진달래꽃을 ‘참꽃’, 철쭉꽃은 ‘개꽃’이라고 했다.

먹지는 못하지만 초록의 잎이 나온 뒤에 꽃이 피는 철쭉은 진달래보다 화려하고 풍요로운 인상을 갖췄다. 진달래꽃은 잎 나기 전에 가지에 듬성듬성 피어나기 때문에 모든 꽃봉오리가 피어나도 그리 풍성하거나 화려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우리네 심성을 닮은 순박한 모습이다. 조경용 나무로 철쭉이 사랑받는 건 당연한 노릇이다.

그러나 진달래의 순박함은 우리의 민족 정서를 닮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에 꼽힌다. 최근에는 도심에서도 진달래를 심심찮게 키우는 모양이다. 까다로운 점은 진달래가 다른 식물들처럼 햇살 좋은 남쪽에서 자라기 어렵다는 것이다. 산에서도 남쪽보다는 북쪽 사면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연분홍 빛깔이 봄 햇살처럼 따스하고 화사한 느낌을 주는 꽃이지만 진달래는 그늘을 좋아하는 음지식물이어서다.

진달래는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기 때문에 그늘진 곳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곳에서라면 진달래의 얕은 뿌리가 쉽게 말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원에서 진달래를 키우려면 북쪽을 택하거나 남쪽이라 해도 돌이나 다른 조형물에 의해 그늘이 드는 곳이어야 한다.

순박하고 따스해 보이는 진달래의 속내에 차고 강인한 생명력을 담은 것까지 꼭 우리네 성정(性情)을 빼닮은 천생 ‘우리의 꽃’이지 싶다.

천리포수목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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